체포동의안 `기명투표` 꺼낸 이재명… 비명계 "부결 압박 꼼수"

김세희 2023. 7. 2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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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사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방식에 대해 기명투표 방식을 들고 나왔다.

무기명에서 기명방식으로 바꾸자는 당 혁신위원회의 안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다.

비명계 한 초선 의원은 "인사와 관련된 투표는 무기명이 원칙이고 역사적으로도 계속 지켜진 사안"이라며 "체포동의안 부결을 압박하기 위한 꼼수 아닌가"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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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혁신위 제안에 적극 호응
공천 의식해 소신 투표 힘들어져
강성 지지층 공격도 부담 작용
 
비명 "인사 관련은 무기명 원칙
당 혁신과 무슨 상관 있나" 반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사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방식에 대해 기명투표 방식을 들고 나왔다. 무기명에서 기명방식으로 바꾸자는 당 혁신위원회의 안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다. 검찰이 8월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나온 입장이다.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지만, 비명(비이재명)계의 소신투표를 위축시켜 또 다시 부결을 유도하려는 정치적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일각에선 투명성을 강조하는 실명 투표를 통해 '방탄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끊어내려는 전략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 회의 후 혁신위의 불체포특권 방식 변경 제안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입법 사안인데 조기에 기명 투표를 선언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임정치라는 측면에서 투표 결과에 대해서 책임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당 혁신위가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기명 전환'을 혁신안으로 내세운 지 사흘 만이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21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표결정보 공개는 체포동의안 처리에 대한 국회의원의 책임을 무겁게 할 수 있으며, 국민의 알 권리 보장 차원에서 공개돼야 하는 정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영국·일본·독일 등 해외 주요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기명 표결로 처리하고 있으며 우리 국회에서도 기명 표결 법안이 수차례 발의됐다"며 "민주당이 주도해 21대 (국회) 임기 내에 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위의 제안대로 국회법이 개정되면 비명계 의원들이 체포동의안에 대해 소신 투표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비명계 의원들이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의 융단 폭격과 공천 탈락 가능성을 우려해 찬성표를 던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개투표로 이탈표를 막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비명계 한 초선 의원은 "인사와 관련된 투표는 무기명이 원칙이고 역사적으로도 계속 지켜진 사안"이라며 "체포동의안 부결을 압박하기 위한 꼼수 아닌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도대체 혁신위가 안건으로 제시한 체포동의안 기명 표결이 민주당의 혁신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전문가들도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불체포 특권과 같은 제도적 사안을 책임정치하고 연결시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며 "정치제도는 각 국가가 처한 환경과 지나 온 역사적 배경을 통해 형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혁신위를 겨냥해 "다른나라의 제도와 상황을 따라가는 게 혁신이고 선진화가 아니다"라며 "한국 정치에선 무기명이 적합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총선을 앞두고 중도층 표심을 흡수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수박깨기'라는 일각의 해석에 동의하진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신 교수는 "총선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방탄 '이미지로 중도층을 끌어들이긴 힘들다"면서 "이 대표가 방탄 이미지를 깨기 위해 '우리가 이 정도까지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비명계에서도 기명투표로 전환한다고 폭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진 않을 것"이라며 "자신들이 '도 아니면 모' 방식의 싸움을 할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을 알고 있는데다, 무엇보다 이들에게도 총선승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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