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계랑 사진 찍으려고” 50도 폭염에 의외의 관광 명소 된 ‘이곳’

박선민 기자 2023. 7. 2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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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밸리에 비치된 온도계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관광객. 온도계 속 섭씨 온도가 56도를 표시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세계 곳곳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덥다는 이유로 도리어 ‘관광 명소’가 된 곳이 있다. 바로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데스밸리다. 데스밸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데, 관광객들이 이곳에 설치된 온도계와 함께 인증 사진을 남기기 위해 몰리고 있다고 한다.

23일(현지 시각) 미 국립공원관리소(NPS)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에 걸쳐있는 협곡 데스밸리 국립공원은 올여름 기온이 50도를 넘나들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54.4도를 기록했는데, 이는 종전 최고 기록인 1913년 56.67도를 위협하는 수준이다. 이에 관광객 중 온열질환자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주에만 각각 65세와 71세인 고령자가 폭염으로 숨졌다.

그런데도 데스밸리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곳에 설치된 온도계와 사진을 찍기 위해서다. 가디언은 22일 데스밸리 주요 지점마다 ‘사람 잡는 더위’(Heat kills!) 등의 경고문이 붙어있지만 이달 들어서도 관광객이 계속 찾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50도가 넘는 숫자가 적힌 온도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관광객 사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온을 경고하고 있는 데스밸리의 표지판. /로이터 연합뉴스
데스밸리에 비치된 온도계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관광객. /AP 연합뉴스
데스밸리에 비치된 온도계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관광객. /AFP 연합뉴스

데스밸리 인근 술집의 한 종업원은 “올여름 초 사람이 많이 안 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이곳 기온이 급상승하면서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일손이 바빠졌다”며 “무슨 이유인지 사람들은 이곳 무더위를 체험하고 싶어 하지만, 폭염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

데스밸리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방문 시 50도에 달하는 고온을 염두에 두고, 여분의 물을 준비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또 햇볕이 세지는 시각인 오전 10시 이후로는 하이킹을 금지하고 있다. 데스밸리 측은 “온열질환은 몸이 제대로 식지 못해 발생한다”며 “이런 일이 발생하면 체온이 상승하여 뇌 손상을 일으키거나 중요한 장기를 손상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충분한 양의 물과 염분 있는 과자, 밝은색의 헐렁한 옷 등을 챙길 것을 요구했다. 또 자외선 차단제를 충분히 바르고 그늘에서 휴식을 자주 취하라고 했다.

애비 와인스 데스밸리 대변인은 “1년 중 가장 더운 계절에 지구상에서 가장 뜨거운 장소를 경험하는 것이 잘못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원래 데스밸리에는 3, 4, 7, 8월에 관광객이 많이 몰린다”며 “물론 단순히 더위를 체험하기 위해 오는 사람도 있지만, 몇 달 전 휴가를 계획 해 어쩔 수 없이 방문하는 이들도 있다”고 했다. 이어 “매우 더울 때는 구조대조차 위험에 처해 구조가 불가능할 수 있다”며 “더위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방문 시 안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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