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커 못 찾은 맨유 "주급 구조 깨기 어렵다"...PL 최고 공격수 놓친다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해리 케인(29) 영입에서 확실하게 발을 뺄 전망이다.
영국 언론 '더 타임즈'는 24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케인 영입에 관심을 표명했지만 주급 구조를 깨뜨려야 하는 문제로 빠지게 됐다"고 전했다.
케인이 이적 시장의 매물로 나왔다. 앞서 '텔레그래프'는 "토트넘의 조 루이스 구단주가 다니엘 레비 회장에게 이번 이적 시장에서 케인 거취를 결정하라고 주문했다"면서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 올여름 매각하라는 이야기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토트넘과 케인의 계약은 내년 여름인 2024년 6월 말에 만료된다. 이제 남은 기간이 1년에 불과해 토트넘은 계약 연장이 시급한 상황이다. 토트넘은 당연히 케인의 잔류를 바라고 있다. 케인이 재계약에 응하기만 하면 토트넘은 주급 40만 파운드(약 6억 6,234만 원)를 보장해 줄 수 있다고까지 말한 상태다. 이럴 경우 케인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고 연봉자 반열에 오를 수 있다.
돈이라면 토트넘과 서명하는 것도 하나의 답이다. 충분한 보상이 될 만한 수치다. 그런데 케인은 뚜렷한 답을 하지 않고 있다. 토트넘 유스 출신으로 1군에서만 13년을 뛴 케인은 435경기서 280골을 넣은 간판 스타다. 충성심도 상당해 지금까지 토트넘만 생각하고 뛰었다. 늘 이적에 선을 그어오다 2년 전에야 조금은 지쳤는지 이적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그만큼 케인은 토트넘을 통해 세계 최고의 공격수 타이틀은 얻었지만, 선수에게 가장 중요할 수 있는 트로피는 아직도 손에 넣지 못했다. 오랜 기간 토트넘에서 숱한 도전을 했지만 무관 탈출이 이어진 만큼 이제는 다른 곳에서 커리어를 생각할 때가 됐다고 판단한 모습이다. 그래서 케인은 우승이 가능한 곳으로 이적을 원한다.
케인이 토트넘과 재계약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올여름 상당한 이적설이 일었다. 2022-23시즌이 끝나기 전부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강력하게 케인 영입을 희망했다. 올해 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가 떠난 뒤에 정통 스트라이커가 없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 케인이 매물로 나오면 그보다 좋은 카드는 없다. 그러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토트넘이 담을 세우고 협상조차 하지 않으려는 태도에 한 걸음 물러났다.
그런데 루이스 구단주의 으름장으로 케인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케인이 계속 재계약을 거부하면 토트넘 입장에서는 이적밖에 방법이 없다. 그래선지 물러났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다시 케인 영입에 참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러'에 따르면 토트넘이 케인을 팔기로 할 경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주급 체계도 깨고 영입에 달려들 전망이다. 마커스 래시포드보다 더 높은 연봉을 줄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케인에게서 멀어진 뒤 아직 스트라이커 영입을 하지 못했다. 빅터 오시멘(나폴리)과 라스무스 회이룬(아탈란타)을 대안으로 삼았지만 이렇다할 진전은 없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케인에게서 눈을 떼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더 타임즈는 케인에게 들어갈 막대한 주급을 고려할 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영입하기 어렵다고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한동안 선수들에게 연봉을 퍼주는 곳이었지만 에릭 텐 하흐 감독이 부임하고 체질 개선을 하고 있다. 이전 최고 주급자였던 다비드 데 헤아가 떠나면서 안정감을 찾으려는 상황이라 케인 영입으로 다시 체계를 무너뜨리는 걸 우려하는 모습이다.
결국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른 뮌헨밖에 선택지가 남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바이에른 뮌헨도 지난해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바르셀로나로 떠나면서 최전방에 공백이 생겼다. 분데스리가는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노리는 바이에른 뮌헨이라 정상급 공격수 보강이 필수다.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에도 더할 나위 없는 카드다.
토트넘이 케인을 팔기로 한다면 바이에른 뮌헨이 주도권을 잡을 게 당연하다. 토트넘은 가급적 같은 프리미어리그 클럽으로 케인을 보내고 싶어하지 않는다. 바이에른 뮌헨이라면 충분한 이적료에 부메랑도 맞지 않을 것이기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먼저 OK 사인을 받아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케인도 프리미어리그 최다골 경신을 위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을 원했으나 토마스 투헬 감독을 만난 후에는 바이에른 뮌헨에 마음을 열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아주 적극적이다. 벌써 세 차례나 공식 제안을 했다. 이달 들어 처음 6,000만 유로(약 856억 원)를 제시했던 바이에른 뮌헨은 7,000만 유로(약 998억 원)도 거부당하자 세 번째 오퍼를 날릴 참이다. 이제는 토트넘이 받아들일 수 있다고 알려진 최소 금액인 1억 유로(약 1,426억 원)를 맞춰 협상을 하자고 나섰다.
이제 레비 회장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구단주의 요구도 있기에 지금처럼 케인 협상 문을 무작정 닫아놓을 수 없게 됐다. 케인 이적은 없다고 반복해서 답할 수도 없는 노릇이 됐다. 토트넘의 태도가 달라지면서 케인 이적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계속 거절당하던 바이에른 뮌헨은 협상 시작가라도 알자고 말해왔던 만큼 토트넘이 마음을 열면 언제든 협상에 매진할 각오다.
시간이 끌릴수록 마음이 급해지는 건 토트넘이다. 프리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시기다. 가뜩이나 태국 방콕에 캠프를 차렸다가 폭우가 쏟아져 레스터 시티와 친선 경기도 무산됐다. 제대로 된 훈련 준비가 안 되는 상황에서 케인 거취로 분위기까지 산만해지고 있어 빠른 해결을 바라는 모습이다.
토트넘의 프리시즌 분위기를 전한 '더 부트룸'은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케인 상황에 좌절하고 있다. 가능한 빨리 상황이 정리되길 바라고 있다"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계속해서 케인 질문을 받는 것에 지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독일의 한 기자가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에 케인 이름을 새기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기자회견에 참석해 큰 논란을 빚었다. 이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금 행동이 재미있나? 이것 때문에 참 먼 길을 왔다. 고맙다"라고 비꼬았다. 이어 "상대가 가짜 유니폼을 만들고 싶어하는 만큼 토트넘이 큰 입지인 것 같다"라고 대응했다.
토트넘도 해당 기자의 취재를 불허하며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그만큼 케인 분위기로 어수선한 시간이 길어질수록 손해를 보는 쪽이 토트넘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라 거취 결정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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