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갓탤' 우승 6·25 용사 부산에서 아리랑 부른다

김성훈 기자(kokkiri@mk.co.kr) 2023. 7. 2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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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참전용사 콜린 새커리 씨
19세에 6·25 참전하고
89세에 英 경연프로 우승
정전 70주년 무대 오르기로
전우 4명 부산에서 잠들어
"그들 위해 노래 부르겠다"

6·25전쟁 참전용사이자 영국의 대표적 경연 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 우승자인 콜린 새커리 씨(93·사진)가 한국에서 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 무대에 올라 '아리랑'을 부른다.

24일 국가보훈부는 새커리 씨가 유엔참전용사 재방한 행사에 초청돼 부산에서 개최되는 정전협정 70주년 행사에서 '아리랑'을 부른다고 밝혔다.

그는 15세에 영국 군에 입대해 19세 때 6·25전쟁 출전 명령을 받았다. 갓 결혼한 아내를 남겨두고 1950년 9월 제45야전포병연대 소속 포병으로 참전한 새커리 씨는 327고지 전투 등에서 중공군과 치열하게 싸웠다.

새커리 씨는 함께 참전한 전우 6명 가운데 4명을 잃고 1952년 고국으로 돌아갔다. 낯선 나라 한국을 지키려고 목숨을 바친 전우 4명은 현재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돼 있다.

그는 '아리랑' 공연에 대해 "영국에서 배를 타고 처음 한국 땅을 밟은 곳이 부산이었는데, 당시 전장에서 부르던 노래가 '아리랑'이었다"면서 "전우들과 무슨 의미인지도 모른 채 기회가 될 때마다 함께 불러 이제는 한국을 떠올릴 때마다 '아리랑'이 생각난다"고 감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너무 아픈 기억이 많은 한국이지만 아직도 우리를 기억해 감사를 전하는 한국에 다시 오게 돼 기쁘고, 유엔기념공원에 잠든 전우들을 위해 '아리랑'을 부르겠다"고 말했다.

새커리 씨는 2019년 89세 나이에 역대 최고령 참가자로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 출연했고, 우승하면서 상금으로 25만파운드(약 4억1400만원)를 받았다. 당시 결승전 시청률이 40%를 찍으면서 아흔 살을 바라보는 나이에 영국의 국민적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유엔참전용사 재방한 행사 둘째 날인 26일 유엔 참전국 정부 대표단, 주한 참전국 대사 등 3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는 '유엔참전용사 감사 만찬' 무대에 선다.

이어 27일에는 6·25 참전 유공자, 학생, 시민 등 4000여 명이 자리해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리는 '정전협정 70주년 및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식'에서 '아리랑'을 부른다. 28일에는 영국대사관이 주최하는 '참전용사 초청 리셉션'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새커리 씨는 지난 2월 런던 첼시왕립보훈병원을 방문한 박민식 보훈부 장관을 만나 즉석에서 '아리랑'을 불러 화제를 모았다. 이에 박 장관은 "한국에 초청할 테니 올해 정전 70주년 기념식에서 '아리랑'을 불러달라"고 요청했고, 새커리 씨가 이를 수락해 공연이 성사됐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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