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 심각한 웹툰작가…제작 10배 빠른 '생성 AI' 해결사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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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인기 만화 '헌터X헌터' 작가인 토가시 요시히로의 별명은 '일해라 토가시'로 통한다. 전 세계에 광범위한 독자층을 보유하고 있지만 잦은 장기 휴재로 인해 팬들이 "제발 만화를 그려달라"며 이 같은 별명을 붙였다.
사실 장기 휴재 배경에는 안타까운 이유가 있다. 오랫동안 그를 괴롭힌 요통 때문이다. 한때는 화장실도 혼자 가지 못할 만큼 상황이 안 좋았다고 한다. 토가시는 자신의 출세작인 '유유백서'를 연재할 때부터 극심한 요통에 시달렸다.
토가시 외에도 과로와 병마에 시달리는 만화가·웹툰 작가가 한둘이 아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지난 3월 발표한 웹툰 작가 노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작가들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9.9시간, 마감 전날에는 11.8시간으로 나타났다.
'건강 문제가 있지만 참고 일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40.7%에 달했다. 우울증(28.7%)과 불면증(28.2%)을 경험한 작가들도 상당수였다. 과로를 하니 자연스레 병을 얻기 쉬워지고 작품 활동마저 중단하게 되는 사례가 많다.
정승환 라이언로켓 대표는 "우리는 처음부터 생성 AI만 해온 회사다. 창업 당시에는 음성 생성 기술을 개발했고 그 이후 이미지와 영상 생성 등 하나씩 기술을 확보하며 제품화를 시켰다"고 했다.
라이언로켓은 △실제 사용자 얼굴을 기반으로 나만의 가상 얼굴을 만들고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 '베리미' △사진 속 인물을 여러 버전의 아바타로 만드는 플랫폼 '미버스' △가상인간으로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온에어 스튜디오'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다.
지금은 프롬프트(명령어) 입력을 통해 이미지를 생성하는 AI 플랫폼 '포킷(pokeit)'과 함께 웹툰 제작 지원 솔루션의 사업화에 역량을 쏟고 있다.
정승환 대표는 "웹툰 한 편을 소비하는 시간은 약 3분에 불과하지만 작가가 만들 때는 150시간이 걸린다. 주 1회 연재 일정을 맞추기 위해 엄청난 시간을 쏟아붓고 있다"며 "과도한 업무 환경 때문에 성공한 작가 중에도 뇌출혈로 돌아가신 경우가 있다"고 했다.
현재 네이버웹툰·카카오페이지에서 △꿈에서 자유로 △최강부캐 △뉴비가 너무 강함 등 다양한 웹툰·웹소설의 지식재산권(IP)을 기획·제작·유통하고 있다. 크릭앤리버엔터테인먼트는 웹툰과 웹소설 표지 제작에 라이언로켓의 생성 AI 기술을 적용한다.
라이언로켓은 자체 개발한 배경 생성, 펜 터치, 채색 등이 가능한 이미지 생성 AI 기술과 함께 특정 캐릭터를 고정하는 딥러닝 기술을 제공한다. 기존 웹소설 표지 및 웹툰을 제작하던 방식보다 10배 이상 효율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라이언로켓은 재담미디어가 추진 중인 '이현세AI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오는 12월 AI로 제작한 이현세 작가의 작품 '카론의 새벽'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에서 현역 만화가가 AI와 협업을 공식적으로 시도하는 것은 이번 프로젝트가 첫 사례다.
정 대표는 "고통의 크기가 크다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성도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적극적인 업계가 웹툰 쪽이었다"며 "내부 프로세스를 바꿔도 괜찮으니 꼭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있어 충분한 기회가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포킷은 국내를 넘어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등 전 세계 57개국에 진출했다. 현재까지 누적 이미지는 350만장 이상 생성했으며,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도 10만명을 넘어섰다. 라이언로켓은 포킷의 서유럽 진출도 본격 추진 중이다.
정 대표는 "현재 글로벌 창작자를 중심으로 포킷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고 있다. 서유럽과 북미 중심으로 글로벌 매출을 견인하겠다"며 "생성 AI를 통해 전 세계 누구나 창의성과 잠재력을 무한히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라이언로켓은 성장성을 인정받아 KB금융그룹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KB스타터스'에 선정됐다. KB스타터스는 KB금융그룹 산하 스타트업 지원 기관 'KB이노베이션허브'에서 혁신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우수 스타트업을 발굴해 육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KB스타터스 스타트업은 △KB금융 계열사와 협업 △내·외부 전문가 경영컨설팅 △투자유치 △해외 진출 △채용 지원 등 성장 단계별로 스케일업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약 1058㎡(320평) 규모의 스타트업 전용 공간 입주도 가능하다.
정 대표는 AI가 이미지를 넘어 비디오, 3차원(3D)을 생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초거대 생성 AI 모델을 파인튜닝(미세조정)하며 각각의 산업에 맞는 기술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정 대표는 "비전은 매우 분명하다. 새로운 차원의 몰입감으로 일상을 즐겁게 만드는 것"이라며 "생성 AI를 통해 생산성을 혁신하고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겠다. 사람들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 일상의 행복을 높이는 것이 회사의 목표이자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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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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