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재난관리, 디지털 전환에 답이 있다
['CEO 칼럼'은 IT 보안 법률 핀테크 금융 제조업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의 CEO가 매월 1회, 각 업계와 기업 이야기 등 전문가의 경험과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칼럼입니다.]
지난 주 집중 폭우로 오송 지하도 참사를 비롯 많은 재난 사고와 50여명의 인명피해가 있었다. 인재이든 천재이든 재난관리는 못하는 것인가 안하는 것인가. 외람되지만 결론적으로는 안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싶다. 해결 방안이 있기 때문이다.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각종 재난 사고의 유형을 보면 답이 나온다.
세월호 등 각종 선박사고, 이태원 등 밀집 사고, 울진 등 대형 산불의 사고 유형과 대처에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잘 잘못을 떠나 대형 재난 사고는 누구도 예측하기도 감당하기도 어렵다. 인간 감지 능력의 한계이기도 하다.
해결책으로 오래 전부터 디지털전환과 AI가 거론되고 있었고 기술적으로는 어렵지 않으며 가능성 또한 매우 높다. 해결하고자 하는 관심과 의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지니 안하는 쪽에 무게를 둔 것이다.
대형 재난 사고에 어김없이 따르는 여야간 정쟁, 부처간 책임 공방의 한계를 못 벗어나 사고는 지속, 반복될 수 밖에 없다. 모든 재난의 핵심은 골든 타임이다. 하지만 우리 재난대응 매뉴얼에 골든 타임이라는 용어 자체가 없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촌각의 문제이기에 사고 별로 시간에 대한 규정을 정하기도 어렵고 책임의 문제가 따르기 때문이다. 불문율처럼 서로가 거론하기 조차 꺼려한다. 하지만 골든 타임을 빼고는 마땅한 해결방안이 없는 것이 사실이기에 디지털전환과 AI 등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IT기술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하고 의외로 간단하게 해결될 수 있다. 모든 것은 관심과 의지의 문제일 뿐이다.
기술적 측면으로만 보면 센서, 이미지 분석, 통신 등 몇가지 기본 기술만 가지고도 이러한 재난은 초보적 수준에서도 어렵지 않게 해결될 수 있고 재발방지가 가능하나 책임 공방에 너무 매몰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따른다. 선박 사고의 경우 출항 전 평형수 센서, 전복 위험시 기울기 센서, 위치 센서 등 재난 관련 정보를 근해 해경에 적시 전달만 해도 골든 타임을 줄일 수 있다.
산불 발생시 감지카메라를 산림 면적 비례해 매트릭스 배열로 연기 이미지 분석으로 초기 대응에 의한 골든 타임을 줄여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이태원 사고의 경우도 방범 카메라 등을 활용해 밀집도 분석에 의한 실시간 대응 등 기술적으로는 어렵지 않고 디지털전환에 의한 AI 수준까지 높이면 사람에 의존하는 인재와 부처간 업무 협조 과실에 의한 책임 공방의 굴레에서 하루 빨리 벗어날 수 있다.
재난 대응에 마냥 비관적인 결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 위기 초기에 공공데이터와 첨단 기술을 총동원해 신속히 마스크대란을 극복한 NIA(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사례와 2013년 7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시아나 항공기 착륙 사고 시 300명을 신속히 탈출시킨 다섯 승무원들의 90초간 기적 등은 기념비적인 재난대응 사례이다.
골든타임에 대한 관련자의 책임한계를 최소화하고 최선을 다했을 때 포상으로 적극 장려하는 정책전환이 필요하다. 최선을 다했는가가 중요하다. 과실에 대한 책임을 강하게 할수록 골든타임은 멀어지고 재난사고 해결방안은 겉돌 수 밖에 없다.
국가재난 총괄본부장인 김성호 차관의 2년전 언론 기고에 디지털전환을 기반으로 하는 위기관리 매뉴얼에 대해 명확한 정의를 발표했으며 더 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조속히 실행되기를 바란다.
요지를 정리하면 "재난에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첫째, 기존의 관행과 경험으로 대응하던 방식에서, 정확한 상황파악과 신속한 상황보고 및 전파 체계를 기초로 한 체계적 대응시스템이 필요하며 해결방안은 혁신적인 디지털 전환이다. 둘째, 디지털화된 위기관리 매뉴얼은 단순한 문서의 전자화가 아닌, 재난상황에서 실제로 현장에서 작동하게 하는 사람 중심의 서비스여야 하며 사람이 쉽게 사용할 수 있고 선제적,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동적이며 실시간 상황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셋째,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과학적 재난관리 체계를 만들어 가고 관련 부처, 자치단체 등과 유기적 협력을 강화하겠다"이다.
이 과제 수행을 위한 최적의 방안으로 제로트러스트 아키텍처 적용을 적극 제안한다. 제로트러스트는 사이버보안에 적용되는 최상의 보안 개념이고 아키텍처는 디지털전환 시 안전과 안보에도 공유할 수 있는 구조이다. 하나의 아키텍처로 일석삼조 효과를 얻을 수 있어 비용을 최소화하고 골든타임 기반 실시간, 최상의 재난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어 대형재난사고 선진화를 위해 국가차원에서 신속하고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다행인 것은 지난 주 과기부에서 제로트러스트 가이드를 발표해 기술 표준의 틀을 제정했으며 국정원에서 정책관련 후속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디지털플랫폼정부에서 신보안체계로 적극 추진 중에 있어 다양한 활용이 기대가 된다. 제로트러스트 아키텍처가 사이버보안에만 국한되지 않고 재난관리에도 적극 검토되어 더 이상 참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재난관리는 우리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이다. IT 강국인 우리가 디지털전환에 의한 최첨단의 선제적 대응체계를 갖추면 신산업 일자리 창출은 물론 동남아를 비롯한 글로벌 진출도 충분히 가능하다.
디지털전환의 성공은 강력한 사이버보안, 안전(재난관리)과 안보의 기반 위에 가능하며 기술적 준비는 잘 되어 있다. 신속한 정책결정과 강력한 추진으로 사고재발 방지와 사이버 G2 국가 건설을 앞당갈 수 있기 바란다. /글 엠엘소프트 대표 이무성
이무성 (주)엠엘소프트 대표/ CEO
1995년 6월 스타트업 벤처 엠엘소프트(구 미디어랜드)를 설립 이래 28년 째 한 분야만 집중해오고 있다. 단말기(endpoint)와 관련된 솔루션 사이버 보안 전문 기업인이다. 현재 국내 대표 금융사 및 공기업, 대기업, 정부부처, 군 등 보안이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 엠엘소프트 보안 솔루션이 운영되고 있다. 현재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KACI, 회장 윤동식) 클라우드 보안분과 위원장, 한국제로트러스트협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허남이 기자 nyhe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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