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강속구, 더 발전할테지만..." 슈어저의 뼈있는 조언, 콧수염 '탈삼진王'은 알아들을까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양 리그 MVP를 향해 질주 중인 가운데 투수 부문서는 영건 파이어볼러가 놀라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아쿠나 주니어의 동료인 우완 스펜서 스트라이더다.
스트라이더는 올시즌 최고 100.5마일, 평균 97.2마일에 이르는 강속구를 주무기로 40%에 육박하는 비율로 타자들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있다. 직구 평균구속은 지난해 98.2마일에서 1마일이 줄었지만, 제구와 경기 운영은 오히려 안정적이라는 분석이다.
24일(한국시각) 현재 탈삼진 부문서 스트라이더는 189개로 압도적인 1위다. 2위 토론토 블루제이스 케빈 가우스먼(162개)보다 27개를 더 잡았다. 20번 선발등판해 116⅔이닝을 던져 11승3패, 평균자책점 3.78, WHIP 1.09, 피안타율 0.211을 마크 중이다.
지난 2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6이닝 동안 4안타 4실점하면서도 삼진 13개를 잡아내며 최근 3경기 연속 10개 이상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올시즌 두 자릿수(double-digit) 탈삼진 경기는 8번이다.
476명의 타자를 상대했으니 탈삼진 비율(strikeout rate)이 39.71%에 이르고, 9이닝 평균 탈삼진(SO/9)은 14.58개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한 시즌 SO/9 최고 기록은 팀당 60게임 단축시즌이었던 2020년 셰인 비버가 마크한 14.20이다. 정상 시즌 기준으로는 2019년 게릿 콜이 기록한 13.82다. 스트라이더가 SO/9의 새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스트라이더는 지난해 131⅔이닝 동안 202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시즌 200탈삼진 고지에 역대 가장 빠른 페이스인 130이닝 만에 도달했다. 2001년 랜디 존슨의 130⅔이닝을 경신한 것이다.
아울러 4년 만에 300탈삼진 투수 탄생도 기대된다. 스트라이더는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면 312탈삼진을 기록할 수 있다. 2019년 휴스턴 애스트로스 원투 펀치였던 콜과 저스틴 벌랜더(326개)가 가장 최근 300탈삼진를 기록했다.
스트라이더를 눈여겨 봐온 현역 레전드 투수가 진심어린 조언을 건네 눈길을 끈다. 맥스 슈어저다.
슈어저는 최근 팬그래프스와 인터뷰에서 "그는 엄청난 강속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발전하고 있다. 내가 애리조나에서 루키 시즌을 보내고 있을 때 (선배인)플래시 고든이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넌 에이스로 빅리그에 온 게 아니야. 페드로 마르티네스, 로저 클레멘스도 빅리그에 데뷔할 때 5이닝 투수였어. 50~60개 던지면 지쳤지. 그리고 나서 던지는 법을 알게 된거야. 전 타선에 걸쳐 타자들을 어떻게 여러 번 아웃시키는지'. 이 수준을 꾸준하게 유지하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플래시 고든은 1988~2009년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138승, 158세이브를 거둔 우완투수로 슈어저가 2009년 애리조나에서 루키 시즌을 보낼 당시 은퇴를 앞두고 있었다. 꾸준하게 던지는 법을 알아야 진정한 대투수가 된다는 걸 고든으로부터 처음 들었다는 얘기다.
꾸준함으로 치면 슈어저만한 투수는 없다. 올해 39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90마일대 중반의 빠른 공을 던지며 에이스로 군림하고 있다. 통산 209승, 3307탈삼진,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 중이다.
슈어저는 "내가 오래전에 들은 그 조언에 따르면, 스펜서는 계속해서 발전할 것이라고 본다. 자신의 경기에 새로운 것들을 추가하면서 더 잘 던지고 더 많은 타자들을 삼진으로 잡고 있다. 건강만 보장된다면 많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슈어저는 "야구에서 가장 부정적인 측면은 많은 투수들이 부상을 입는다는 점이다. 많은 이유들이 있고, 그것을 설명하려면 3시간도 부족하지만, 선발투수는 더 높은 비율로 다친다"면서 "내 견해를 말하자면 투수들은 얼마나 세게 던질 수 있는지, 어떤 변화구를 던질 수 있는지를 보려할 뿐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그건 그렇고, 다치면 다친 것'이라는 태도, 그게 문제"라고 했다. 부상 예방과 관리에 소홀하다는 뜻이다.
스트라이더가 새겨 들어야 할 조언이 아닐 수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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