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부, 백선엽 안장 기록서 '친일행위자' 삭제…광복회 반발(종합)

김승욱 2023. 7. 2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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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부가 고(故) 백선엽 장군의 국립현충원 안장 기록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라는 문구를 삭제하자 광복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국가보훈부는 24일 "국립대전현충원 홈페이지 '안장자검색 및 온라인참배'란에 게재된 백선엽 장군의 '친일반민족행위자' 문구가 법적 근거 없이 기재된 것을 확인하고 법적 검토를 거쳐 해당 내용을 삭제하기로 최종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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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부 "법적 근거 없이 기재…삭제하기로 결정"…광복회 "원상 복구해야"
모습 드러낸 백선엽 장군 동상 2023년 7월 5일 오후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 기념관에서 열린 고 백선엽 장군의 동상 제막식에서 박민식 보훈부 장관, 백선엽 장군의 장녀 백남희 여사,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종섭 국방부 장관,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등 내빈들이 제막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국가보훈부가 고(故) 백선엽 장군의 국립현충원 안장 기록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라는 문구를 삭제하자 광복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국가보훈부는 24일 "국립대전현충원 홈페이지 '안장자검색 및 온라인참배'란에 게재된 백선엽 장군의 '친일반민족행위자' 문구가 법적 근거 없이 기재된 것을 확인하고 법적 검토를 거쳐 해당 내용을 삭제하기로 최종결정했다"고 밝혔다.

전날까지 국립대전현충원 홈페이지에서 백 장군의 안장 기록을 검색하면 비고란에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2009년)'이라는 문구가 기재돼 있었으나, 지금은 해당 문구를 찾아볼 수 없다.

보훈부는 "게재 경위 등을 검토한 결과 백 장군은 '장성급 장교'로서 국립묘지법에 따라 적법하게 국립현충원에 안장됐음에도, 어떠한 법적 근거도 없이 안장 자격이 된 공적과 관계없는 문구를 기재하는 것은 국립묘지 설치 목적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안장자검색 및 온라인참배란은 사이버참배 서비스 등을 제공해 안장자 명예를 선양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하는 것인데, 이와 반대로 오히려 명예를 훼손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봤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다른 안장자는 범죄경력 등 안장자격과 관련 없는 정보는 기재하지 않는다는 점, 유족의 명예훼손 여지가 있음에도 유족의 의견을 청취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당 내용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보훈부는 덧붙였다.

앞서 국가보훈처(보훈부 전신) 백 장군이 국립 대전현충원에 안장된 다음 날인 2020년 7월 16일 '친일반민족행위자'라는 문구를 현충원 홈페이지 안장기록에 명시했다.

백 장군 유족은 지난 2월 해당 문구 적시가 국립묘지법에 위배되고 사자 및 유족에 대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보훈부에 삭제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친일반민족행위자 문구 사라진 백선엽 장군의 안장기록 [국립대전현충원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현충원 안장자 중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라고 표기된 인물은 백 장군을 포함해 신태영 전 국방부 장관, 신현준 전 해병대 사령관, 이응준 전 체신부 장관 등 12명이었다.

보훈부는 백 장군을 제외한 나머지 11명에 대해서는 가족의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친일행위자 문구가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보훈부 관계자는 "가족의 요청이 있을 경우 나머지 11분도 백 장군의 경우와 동일한 절차를 통해 친일행위자 문구 삭제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보훈부가 백 장군의 안장 기록에서 '친일행위자' 문구를 삭제하자,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 단체인 광복회가 "성급한 판단"이라며 원상복구를 촉구하고 나섰다.

광복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보훈부가 법적·절차적 논의, 그리고 국민적 공감대 없이 일방적으로 삭제한 것은 국민 분열을 야기할 수 있는 성급한 판단"이라며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하며 원상복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보훈부가 많은 우선순위 속의 일들은 제쳐두고 유사한 논란을 빚고 있는 다른 국가유공 호국 인사들에 대해서도 아무런 언급 없이, 유독 백선엽 1인에 대해서만 집착하는 것도 의도적이며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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