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털어낸 규모만 1.3조원...5대 은행, '부랴부랴' 부실채권 줄이기

이승연 2023. 7. 2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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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건전성 우려에 은행들이 매·상각하는 부실 채권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올 상반기 매각 또는 상각한 부실 채권은 총 2조213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매각은 은행이 보유하던 부실 채권을 유동화회사 등에 팔아 채권자의 권리를 양도한 형태를, 상각은 채무자의 상환 능력이 없거나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손실 처리한 형태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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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2.2조원 부실 채권 매·상각
지난해 1년 동안 털어낸 것과 비슷
연체율, NPL 비율 등 높아지지만
장부상 수치일뿐 실제 회복 아냐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지속되는 건전성 우려에 은행들이 매·상각하는 부실 채권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미 5대 시중은행이 올 상반기 내다 판 규모만 지난해 연간 수준에 육박한다. 주요 건전성 지표인 연체율,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등에 수치가 반영되기 전 부실 채권을 장부에서 지워버리는 것이다. 다만 이를 통해 '명목상' 수치는 낮아졌지만 은행 건전성 및 수익성이 실질적으로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적발표 앞두고 1.3조원 매·상각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올 상반기 매각 또는 상각한 부실 채권은 총 2조213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은행은 3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 가운데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하는 경우 이를 매·상각 처리한다. 매각은 은행이 보유하던 부실 채권을 유동화회사 등에 팔아 채권자의 권리를 양도한 형태를, 상각은 채무자의 상환 능력이 없거나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손실 처리한 형태를 의미한다.

지난해 상반기 9907억원이었던 것에 비해 약 2.23배 상당이 올 상반기 중 매·상각 처리된 셈이다. 지난해 연간 규모(2조2713억원)과 비슷하다. 특히 지난 1·4분기(8570억원) 대비 2·4분기(1조3560억원) 규모가 58% 늘었다.

이는 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건전성 지표를 지표 낮추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분기 중 채권을 매·상각하면 기말 집계에 반영되지 않아 '착시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들은 NPL 비율 등을 집계하기 전에 주기적으로 매각 및 상각을 통해 부실 채권을 정리한다. 실제 올 2·4분기 털어낸 매·상각 규모 가운데 약 93%(1조2646억원)가 분기 말인 지난 6월 매·상각된 규모다.

건전성 회복 '착시' 조심해야

이에 따라 은행권 건전성 지표는 점차 회복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말 5대 시중은행 연체율은 평균 0.29%로 전월(0.33%) 대비 0.04%p 하락했다. 같은 기간 NPL 비율도 0.30%에서 0.25%로 0.05%p 줄었다. 가계대출(0.21%→0.20%)보다도 기업대출(0.37%→0.28%)에서 수치 회복세가 더 두드러졌다.

다만 실제 은행권 건전성이 회복세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당장 장부상에서는 부실 채권을 지워버릴 수 있지만 은행의 실질적인 건전성 관리 능력을 측정하려면 종합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부실 채권이 많을수록 충당금을 더 많이 쌓아야 해 총자산이 줄고 수익성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해 6월 말 5대 시중은행의 평균 연체율과 NPL 비율은 각각 0.17%와 0.22%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종료된 이후가 관건"이라며 "건전성 관리에 초점 맞추는 하반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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