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톡] 코로나19 증가세…'등급 하향' 막판 변수되나

송연순 기자 2023. 7. 2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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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평균 확진자 수 4만 명대 증가
독감유행 이어져 '멀티데믹' 우려도
의료계 "감염병 감시체계 강화해야"
정부는 이르면 다음달 2급인 코로나19 법정 감염병 등급을 독감·수족구와 같은 4급으로 하향 조정할 예정이다. 격리 병동 간호사들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다음 달 '코로나19 위기단계 조정 로드맵' 2단계를 시행할 예정이다. 현재 2급인 코로나19 법정 감염병 등급을 두 단계 하향해 4급 감염병으로 조정한다는 것이다.

김염병 등급을 4급으로 조정하게 되면 코로나는 완전히 독감처럼 취급되면서 '엔데믹(endemic·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에 더 가까워지게 된다. 일부 남아있던 병원을 포함한 모든 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고, 보건소의 선별진료소 운영도 종료된다. 그동안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의 확진자에게 주는 생활지원비와 유급 휴가비 지원도 사라진다.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한차례 더 완화돼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최근 3주 연속 증가해 하루 평균 4만 명대로 올라서는 등 재유행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이례적으로 독감과 감기까지 유행하는 '멀티데믹(Multi-demic·호흡기 감염병의 동시유행)'이 이어지면서 섣부른 조치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코로나19 위기단계 2단계, 무엇이 달라지나

코로나19는 현재 결핵·홍역·콜레라·장티푸스·A형 간염·한센병 등과 함께 2급 감염병에 속해 있다. 코로나19 위기단계 조정 로드맵 2단계 시행에 따라 등급이 4급으로 낮춰지면 인플루엔자·급성호흡기감염증·수족구병 등과 같은 감염병으로 취급된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과 입소형 감염취약시설 등 일부 시설에서 의무로 남아있던 마스크 착용도 권고로 전환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된다. 감시체계도 전수감시에서 양성자 중심의 표본감시로 전환되고 확진자 수 집계도 중단된다. 양성자 감시체계는 코로나19 환자의 개별정보를 수집한 뒤 특정산식을 활용해 전체 환자 수를 추계하는 방식이다.

또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의 확진자에게 주는 생활지원비, 코로나19로 격리·입원한 근로자에게 유급휴가를 제공한 기업에 주는 유급 휴가비 지급도 중단된다. 검사비와 치료비는 대부분 건강보험 자부담으로 전환되지만, 인공호흡기나 인공심폐장치(에크모·ECMO), 고유량 산소요법, 지속적신대체요법(CRRT) 등 고액의 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에 대한 지원은 당분간 계속된다. 먹는 치료제와 예방접종 지원과 확진자에 대한 '5일 격리 권고' 등은 이전대로 유지된다.

정부는 앞서 지난 3월 완전한 일상회복으로 가기 위한 3단계 로드맵을 발표하고, 1단계와 2단계 일부를 합한 방역 조치를 지난달 1일 시행했다. 다음 달 2단계가 시행되면 남은 방역 완화 조치는 '완전한 엔데믹'을 뜻하는 3단계만 남게 된다. 질병청은 내년 4월을 3단계 조정 시점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주 대비 약 40% 증가.

코로나19 일평균 확진자 수는 6월 다섯째 주부터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4주 연속 늘고 있다.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8-24일 하루 신규확진자 수는 4만 1995명→ 4만 7029명→ 4만 861명→ 4만 904명→ 4만 2500명→ 4만 1590명→ 1만 6784명이었다. 일평균 3만 8809명으로, 직전 1주일간(2만 7955명)과 비교해 38.83% 증가했다. 하루 확진자가 4만 명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 1월 17일(4만 169명) 이후 6개월여 만이다. 이날 0시 기준 누적 확진자 수는 3288만 3134명이다. 최근 일주일간 일평균 위중증 환자 수는 151명으로 직전주(127명)보다 24명 많다. 사망자 수는 57명(일평균 8명)으로 직전 주 48명보다 9명 늘었다. 누적 사망자 수는 3만 5216명, 치명률은 0.11%다.

확진자 수가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지난달 1일 격리 의무가 권고로 바뀌고 대부분의 시설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는 등 방역이 느슨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야외 활동과 이동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기존에 접종한 코로나 백신 면역력이 떨어진 데다 새로운 코로나 변이가 유행하고 있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 백신 접종 면역력이 빠르면 6개월 후 효력이 사라지는 데다 현재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인 XBB와 그 하위변이들이 기존 백신 회피력이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 독감 유행주의보 10개월 넘게 유지

올 10-11월 겨울철 유행이 본격 시작되기 전에 확진자 수가 현재 두 배 수준인 최대 6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욱이 늦어도 초여름이면 사그라들던 독감 유행이 7월을 넘어서까지 이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16일 발령된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도 10개월 넘게 유지되고 있다. 독감 표본감시체계가 구축된 2000년 이후로 역대 가장 길다.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전년과 달리 한여름까지 독감·감기가 유행하고 있다. 특히 초·중·고등학생에 해당되는 연령대의 유행이 두드러졌다.

질병관리청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이달 9-15일 인플루엔자 의심환자 수는 외래환자 1000명당 16.9명으로 직전 주(16.3명)보다 0.3명 증가했다. 질병청은 전국 196개 의원급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가운데 38도 이상 발열과 기침 또는 인후통 증상이 있는 환자 비율로 인플루엔자 유행 규모를 조사한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재유행과 함께 9-10월 날씨가 쌀쌀해지고 '3 밀'(밀집·밀폐·밀접) 활동이 늘어나면 코로나와 독감 환자가 함께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의료계에선 다음 달로 예정된 코로나19 위기단계 조정을 앞두고 감염병 감시 체계를 한층 가다듬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2단계 시행을 연기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며 "이전에 하루 10만 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도 일상적인 의료시스템 내에서 대응 가능하다는 판단에서 방역조치를 완화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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