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은혜 처음 받아"…다친 미혼모 울린 청주 택시기사

김미루 기자 2023. 7. 2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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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님, 행여 제가 살면서 기사님께 받은 은혜를 갚을 방법이 없다면 꼭 그보다 더한 행복한 일이 생기기를 기도드릴게요. 너무도 감사했습니다."

지난 21일 오전 9시20분쯤 충북 청주에서 막 돌이 지난 아기 엄마 A씨가 아기 정기검진차 병원에 가던 길이었다.

A씨에 따르면 택시기사는 다친 아기 엄마를 보자마자 "목적지보다는 가까운 병원 응급실에 가야 할 것 같다"며 갓길에 차를 세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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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오전 9시20분쯤 충북 청주에서 막 돌이 지난 아기 엄마 A씨가 정기검진차 병원에 가던 길 넘어져 상처를 입었다. 이를 본 택시기사가 택시비를 사양하며 응급실 접수까지 도왔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기사님, 행여 제가 살면서 기사님께 받은 은혜를 갚을 방법이 없다면 꼭 그보다 더한 행복한 일이 생기기를 기도드릴게요. 너무도 감사했습니다."

지난 21일 오전 9시20분쯤 충북 청주에서 막 돌이 지난 아기 엄마 A씨가 아기 정기검진차 병원에 가던 길이었다. 택시를 호출하고 부랴부랴 계단을 내려가던 길에 아기 엄마는 발을 헛디뎠다고 한다. 아이는 다행히 다친 데 없이 무사했지만 A씨 다리에는 살이 뜯겨 피가 철철 나고 있었다. 놀란 아이를 달래고 주저앉기도 잠시, 집 앞에 택시가 도착했다.

다친 다리를 끌고 탄 택시에서 만난 기사는 "20년 전 일찍이 돌아가신 아버지 같았다"고 한다. 자신을 미혼모라고 밝힌 A씨는 이 같은 사연을 같은 날 오후 5시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전하며 "감사한 기사님께 은혜를 갚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싶어서 글을 올린다"고 했다.

A씨에 따르면 택시기사는 다친 아기 엄마를 보자마자 "목적지보다는 가까운 병원 응급실에 가야 할 것 같다"며 갓길에 차를 세웠다고 한다. 그러더니 차에서 내려 트렁크에 있던 휴지를 다급히 꺼내와 피가 나는 곳에 지혈하라며 A씨에게 건넸다. 그제야 놀라고 아파 울음이 터졌다고.

종합병원 응급실로 향하는 내내 택시기사는 "어떻게 된 것이냐" "아이는 괜찮은 거냐" 물으며 "괜찮다" "괜찮다" 다독였다고 한다. 또 응급실에 "아이와 둘이 가서 되겠느냐"며 "연락할 보호자가 있냐"고 물었다.

A씨가 "저는 미혼모여서 아무도 없어요"라고 하자 택시기사는 사정을 더는 묻지 않고 다시 A씨를 다독였다고. 이후 응급실 앞에 도착해서는 "택시비가 문제가 아니다"라며 황급히 내려 A씨를 부축한 뒤 내원해 접수까지 함께 해줬다고 한다.

이에 A씨가 "기사님 전화번호라도 알려달라. 택시비도 안 받으셨지 않냐"고 하자 택시기사는 "얼른 치료받으라"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는 게 A씨 설명이다.

병원에서도 응급실 직원들이 아기를 번갈아 가며 안아줬고 A씨는 국소마취 후 상처 부위를 봉합한 뒤 깁스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A씨는 치료를 받고 집에 돌아가 먼저 기사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그는 "입원을 할 수 있는 처지가 못 돼 응급처치 후 집으로 돌아왔고 기사님께 감사 인사라도 하고 싶은 마음에 택시호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전화를 드렸다"며 "기사님은 '괜찮냐' '치료는 잘 받았냐' 걱정부터 해주셨고 전 눈물이 계속 났다"고 썼다.

이어 "20년 전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아버지 같은 기사님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 말문이 막혔다"며 "은혜를 갚을 수 있게 해달라고 재차 말씀드렸지만 계속 거절하시는 바람에 소용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해당 택시호출 애플리케이션 원칙상 발신자와 기사의 번호 표시를 제한하고 있어 "배려와 은혜를 어떻게 갚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제가 살면서 이렇게 큰 은혜를 처음 받아봐서, 제 감사한 마음이 꼭 좀 전달 됐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A씨가 갈무리해 올린 택시 이용 상세를 보면 택시 운행 시간은 지난 21일 오전 9시22분부터 9시27분이다. 차량 등록지는 충북, 차종은 그랜저로 추정된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택시기사님도 아이 엄마도 좋다. 약한 자를 배려하고 돕고 또 그 도움을 잊지 않고 은혜 갚으려는 사람들" "이런 분들 때문에 아직 살기 좋은 세상이다. 어서 쾌차하시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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