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올리브영 공정위에 신고…화장품으로 옮겨붙은 ‘햇반전쟁’

쿠팡은 헬스앤뷰티(H&B) 국내 1위 업체인 CJ올리브영이 쿠팡의 뷰티 시장 진출을 막기 위해 쿠팡에 제품을 공급하려는 업체의 납품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거나 불이익을 줬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고 오늘(24일) 밝혔습니다.

쿠팡은 신고서에서 “2019년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뷰티업체들이 올리브영으로부터 다양하게 압박을 받아 쿠팡과의 거래를 포기했다”라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납품업자가 다른 유통업체와 거래하는 것을 방해하는 ‘배타적 거래 강요 행위’로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소지가 크다”라고 했습니다.

올리브영은 H&B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한 업체로 지난해 매출은 2조 7천억 원이 넘습니다. 다만, 대면 시장의 지배력과 달리 온라인 부문이 약해 최근 몇년간 ‘오늘드림’ 등으로 온라인 매출 비중을 늘려왔습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 납품 계획을 알린 화장품 업체가 올리브영으로부터 거래 중단, 거래 품목 축소 등의 통보를 받은 사례는 물론 올리브영이 직접 ‘쿠팡 납품 금지 제품군’을 지정해 납품 승인을 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올리브영은 “타 채널에 협력사 입점을 제한한 사실이 없다. 신고내용을 확인하는 대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올리브영은 납품업체에 GS리테일의 ‘랄라블라’, 롯데쇼핑이 운영하던 ‘롭스’ 등 H&B 경쟁업체에 대한 납품을 방해한 혐의로 공정위 심의를 받고 있습니다.

랄라블라는 올리브영의 독주 속에 실적 부진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해 11월 H&B 시장에서 철수했고, 롭스도 100여 개에 이르던 독립 점포를 모두 정리하고 현재는 롯데마트 내에 ‘숍인숍’ 형태의 12개 매장만 운영 중입니다.

공정위 심사관은 올리브영이 독점적 지위를 남용(공정거래법 위반)했다고 판단해 제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전원회의에 상정한 상태입니다.

공정위는 하반기 중으로 전원회의를 열어 법 위반 여부와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한편, 유통업계에서는 쿠팡의 이번 신고가 두 회사의 ‘햇반 전쟁’의 연장선 위에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말 CJ제일제당은 햇반, 비비고 등 주요 제품에 대한 쿠팡의 납품가 인하 요구를 거절했고, 쿠팡은 이에 주요 제품 발주를 중단한 상태입니다.

두 회사는 협상에 나섰지만,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달 쿠팡은 “독점 식품기업의 제품이 쿠팡에서 사라지면서 중소·중견 기업 제품 판매량이 급증했다”라고 자료를 내기도 했고, 이에 CJ제일제당은 쿠팡의 경쟁업체인 신세계그룹과 협력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올리브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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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수 기자 (ms@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