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 칼부림범, 스무살 땐 주점서 소주병 폭행

법원, ‘뉘우친다’며 집행유예

‘신림동 칼부림 사건’ 피의자 조모(33)씨가 과거 주점에서 손님과 시비가 붙었다가 소주병을 휘둘러 상해를 입힌 혐의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24일 파악됐다. 조씨가 20세 때 저지른 범행인데, 뉘우치고 피해자들과 합의했다는 점이 참작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에서 행인을 상대로 무차별 흉기를 휘두른 조모씨가 23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는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노진영 판사는 2010년 8월 20일 폭력행위처벌법상 상해와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조씨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당시 사건 판결문을 보면, 조씨는 그해 1월 25일 관악구의 한 주점에서 손님 A씨의 발을 밟았다가 말다툼을 했다. 조씨는 마침 주점을 찾았던 다른 손님 B씨와도 시비가 붙었다. 조씨는 B씨를 A씨의 일행으로 착각한 것이다.

B씨와 함께 주점에 왔던 C씨가 조씨에게 무슨 이유로 시비가 붙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조씨는 “말 싸가지 없게 하네”라며 탁자에 놓여 있던 소주병으로 C씨의 머리를 때렸다.

조씨는 이런 상황을 제지하고 나선 주점 종업원을 향해서도 깨진 소주병을 휘둘렀다. 또 다른 종업원을 향해서는 500cc 맥주잔으로 배를 때리기도 했다. 머리를 맞은 C씨는 뇌진탕(전치 2주)이 왔고, 깨진 소주병을 피하지 못한 종업원은 오른쪽 팔이 5cm 찢어졌다.

노 판사는 징역1년을 선고하면서도 “피고인이 뉘우치고 피해자들과 원만히 합의한 점을 참작했다”며 판사 재량으로 피고인의 형량을 깎아줄 수 있는 작량감경(酌量減輕)으로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조씨와 검찰이 항소하지 않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조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 7분쯤 관악구 지하철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에서 일면식이 없던 남성 4명을 연달아 찌르고 그중 20대 남성 1명을 숨지게 했다.

조씨는 23일 구속됐다. 조씨는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며 “너무 힘들어서 범행을 저질렀다”며 “저는 그냥 쓸모없는 사람이다. 죄송하다”고 했다. 경찰은 조씨의 얼굴 사진을 비롯한 신상 정보 공개 여부를 오는 26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