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난민보호소에 '복면 공격'…유럽 내 반난민 정서 확산
스페인 조기 총선서 우파 정당 제1당 올라…극우정당 복스 연정 참여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유럽 내 불법 이민자에 대한 반대 기류가 심상치 않다.
독일에선 난민보호소가 공격당해 부상자가 발생했고, 이탈리아에선 불법 이주민을 통제하기 위한 국제회의가 열렸다.
조기 총선을 치른 스페인에선 우파 야당이 비록 과반 득표는 하지 못했지만 제1당에 오르면서 유럽 내 '우파 대세' 대열에 합류했다.
23일(현지시간) 독일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이날 작센주 동부 제프니츠의 난민보호소에 복면을 쓴 남성 4명이 들이닥쳐 거주자들을 공격했다.
이들은 그 과정에서 외국인 혐오 구호를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공격으로 18세 아프가니스탄 남성 한 명이 다쳐 현장에서 치료받았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경찰은 현장에서 달아난 이들을 찾기 위해 주변 지역을 수색했지만 신병 확보엔 실패했다.
경찰은 이들을 체포하는 대로 상해, 언어폭력, 주거 침입 혐의로 조사할 계획이다.
독일 내 반(反)난민 정서는 정치 지형에서도 드러난다.
유럽에서 난민을 가장 많이 받아들인 독일에선 최근 반난민, 반이슬람을 내건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인기가 만만치 않다.
이날 독일 빌트암존탁이 여론조사기관 인사에 의뢰해 '이번 주말이 총선이라면 어떤 정당을 지지하겠느냐'고 조사한 결과 22%가 AfD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3년 창당 이래 최고치로, 지지율 1위(26%)를 차지한 중도 보수 성향의 야당 연합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을 불과 4%포인트 차이로 턱밑 추격한 것이다.
이탈리아에선 이날 불법 이주민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한 국제회의도 열렸다.
로마의 외무부 청사에서 열린 회의에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 대표를 비롯해 아프리카, 중동, 남유럽 등 20여개국의 지도자와 고위 당국자가 참석했다.
극우 정당 출신인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회의에서 "불법 이주민 유입으로 인해 지중해의 모든 국가가 피해를 보고 있다"며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경찰과 정보기관이 더 많이 협력하고, 이주민 밀입국에 사용되는 선박을 통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아프리카 북부 해안선을 마주한 지리적 특성 때문에 유럽행 불법 이주민 유입이 많은 국가 중 하나다. 올해 들어 이탈리아에 도착한 이주민은 8만3천명 이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만4천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튀니지와의 협정이 모범이 되기를 바란다"며 "역내 다른 국가들과의 파트너십을 위한 청사진"이라고 말했다.
튀니지는 이탈리아 남부와 가까워 불법 이민선을 타고 유럽으로 가려는 아프리카 이민자들이 출발지로 삼는 곳이다. EU와 튀니지는 불법 이민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괄적 파트너십 패키지'를 체결해 EU가 튀니지에 현금을 지원하고 그 대가로 튀니지는 불법 이민자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서아프리카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스페인 역시 경제 위기와 난민 유입이 급증하면서 우파 정당의 세가 확대하고 있다.
지난 5월 지방선거에서 제1야당인 중도우파 국민당(PP)과 극우 야당 복스(Vox) 연합이 집권당인 사회노동당(PSOE·사회당)을 꺾고 승리했고, 이날 치러진 조기 총선에서도 국민당이 비록 과반 획득엔 실패했지만 하원 전체 350석 중 136석으로 가장 많은 의석을 확보했다.
'불법 이민자 전원 추방'을 내걸어 온 극우정당 복스도 33석을 확보해 향후 국민당과 함께 각종 이슈에서 공동 전선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정에 참여할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황이다.
유럽 내 반난민 정서가 확산함과 동시에 국가 간 이해관계도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달 말 열린 EU 정상회의에선 회원국 인구 및 국내총생산(GDP) 규모에 따라 난민 신청자를 일정 비율에 따라 의무적으로 나눠 수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신(新)이민·난민 협정'에 대한 공동성명 채택이 무산되기도 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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