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동성·범행 후 태연함… "신림동 칼부림, 정유정과 판박이"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정유정(왼쪽)과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조모(오른쪽)씨.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서울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조모(33) 씨와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정유정(23)과 닮았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 씨와 정유정의 범행이 동년배 동성 타깃, 과잉 살상, 범행 후 태연성 등에서 유사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우선 승 연구위원은 두 사건 모두 동년배 동성을 타깃으로 한 점에 주목했다.

앞서 정유정은 지난 5월 26일 부산 금정구에서 20대 여성에게 자녀의 과외 교사를 구한다고 접근, 피해 여성의 집을 찾아가 살해했다.

정 씨는 경찰 조사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고 싶은데 혼자 죽기는 너무 억울해 같이 죽을 사람을 찾아왔다"고 진술했다.

이와 유사하게 지난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상가 골목에서 행인 4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한 조 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고 분노에 가득 차 범행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승 연구위원은 "조 씨도 정 씨처럼 개인적인 분노, 자기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열등, 시기, 질투가 만든 범죄였다"며 "조 씨 역시 정 씨처럼 불우한 처지를 비관해 동년배 동성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과잉 살상이라는 공통점에 대해서는 "정 씨는 흉기를 준비해서 굉장히 과잉 살상했다"며 "조 씨도 똑같다. 의도적으로 피해자가 사망토록 마지막 공격까지 했다"고 말했다.

정 씨는 피해 여성에게 10분간 111차례 흉기를 휘두른 뒤 시신까지 훼손했다. 조 씨도 저항하는 피해자의 몸에 수 차례 흉기를 휘둘렀다.

범행 후 태연함도 비슷하다는 주장이다.

승 연구위원은 "조 씨와 정 씨 둘 다 너무나 태연했다"며 "정 씨는 (범행 후) 캐리어를 들고 탁탁 (태연하게) 걸어가는 등 소스라치게 소름끼치는 모습이었고 이번도 똑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씨가 온몸에 피가 묻어 있음에도 경찰이 왔을 때 그 자리에 딱 앉아서 '내가 이런 행동 했다'고 순순히 잡혔다"며 "잡을 테면 잡아 봐라는 식"이라고 분석했다.

조 씨는 범행 후 뒷짐을 지고 태연하게 거리를 걷는 모습이 현장 CCTV에 잡힌 바 있다.

승 연구위원은 "취재진에게 또박또박 이야기하고 국민에게 자기의 억울한 점을 한숨까지 쉬면서 얘기했다"며 "이 역시 닮은 꼴"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