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 건강의 창, 잇몸[지정현의 치아 건강이 100세 건강]
눈은 ‘건강의 창’이라고 합니다. 잇몸도 마찬가지입니다. 갑자기 잇몸이 안 좋아졌다고 느끼고 오는 환자에게 저는 “요즘 많이 힘드신가요?”라고 질문하곤 합니다. 스트레스가 심하고 전신건강이 나빠지면 잇몸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거꾸로 잇몸에 염증이 심하면 전신건강도 나빠집니다.
잇몸에 염증이 심한 산모는 잇몸이 건강한 산모에 비해서 저체중아 출산과 조산의 위험이 최대 7배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또 잇몸병이 심한 사람이 정상인에 비해서 당뇨병에 걸릴 위험은 6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뇌졸중도 2.8배 위험도가 높습니다. 혈관성치매 1.7배, 류머티스 관절염은 1.17배가량 잇몸병이 심한 사람이 더 잘 걸립니다. 심근경색의 발병률은 3.8배 증가한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빠진 치아가 있는 성인의 경우 빠진 치아가 없는 성인에 비해 암 발생 위험이 12% 높게 나타난다는 논문도 발표됐습니다.
몸에 들어가는 것 대부분이 입을 거칩니다. 그런데 첫 관문인 입안이 치주염으로 세균이 득실거리면 그 세균과 세균에서 만들어진 독소가 온몸으로 퍼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소화기를 거치는 것보다 입 주변의 풍부한 혈관을 거쳐 온몸으로 세균과 세균의 독소가 퍼져나가는 것이 더 큽니다.
잇몸질환을 일으키는 세균은 혈액을 응고시키는 혈소판에 직접 달라붙어서 혈소판끼리 응집시켜 혈전을 만듭니다. 또한 염증이 있으니까 백혈구 수가 많아지고 많아진 백혈구가 전신의 혈관으로 들어가서 말초혈관을 막고 염증물질을 분비케 하여 피가 끈끈해지고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습니다. 또한 혈관은 동맥경화를 막기 위해 질산을 만들어서 혈관을 확장하는데, 치주염을 일으키는 세균에 노출되면 질산이 생성되는 것을 방해합니다. 혈관의 보호기전을 방해하는 것입니다.
결국 잇몸 염증이 심한 사람은 그 원인균이 혈관과 혈액에 작용해서 피를 끈끈하게 만들고 응고시켜서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심장으로 원활하게 혈액공급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이러니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의 발생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저체중아 출산과 조산의 위험은 정상인에 비해 잇몸 염증이 심한 산모에게서 7배나 높게 나타납니다. 잇몸병의 원인균이 혈관을 타고 자궁으로 들어가서 염증을 일으키게 되면 염증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이 만들어지고, 이것은 강력한 자궁수축제로 작용합니다. 이렇게 자궁수축이 일어나면 조산을 하게 되고, 저체중아가 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잇몸염증이 심한 사람에게서 당뇨병의 발생률은 정상인에 비해 6배나 높습니다. 당뇨환자의 경우 만성적인 혈관 손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잇몸의 혈류가 감소하게 돼 잇몸 염증이 심하고 잇몸뼈가 녹아서 내려 앉게 됩니다. 이런 사례는 당뇨병이 잇몸 염증을 심하게 하는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사래가 잘 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입으로 넘어가야 할 것들이 기도로 넘어가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이때 구강위생이 불량해서 세균이 많다면 폐렴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치태의 세균을 배양하면 그 안에 호흡기질환을 일으키는 세균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잇몸 치료를 통해서 폐렴의 발병률을 40% 정도 감소시켰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구강 위생이 불량해서 잇몸 염증이 심해지면 그 원인인 유해세균들이 약해진 잇몸벽을 뚫고 쉽게 혈류를 타고 들어가서 혈관질환을 일으키고, 각 장기에 들어가서 각종 질환을 심하게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전신 건강이 안 좋으면 잇몸의 면역력이 약해져서 염증이 더 심해지기도 합니다. 따로 볼 수 없는 이유입니다.
건강을 위해서 운동을 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찾는 것처럼, 평소에 구강 위생에 신경을 쓰고 정기적으로 치과에 가서 검진을 받고 치석 제거와 잇몸 치료를 하면서 구강 건강을 지키는 것이 곧 ‘건강의 관문’을 지키는 일입니다.
■지정현은 누구?
지정현은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치의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의 외래교수로 재임하고 있으며,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죽전 스마트치과에서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죽전 스마트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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