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률 올라갈라"…중국 소비둔화에 주요도시 상가 임대료 인하(종합)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올 초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후에도 소비 둔화가 이어지면서 주요 도시의 쇼핑센터와 길거리 점포의 임대료 인하가 이어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 보도했다.
장사가 잘 안돼 점포를 빼거나 줄이려는 업체가 늘어나는 가운데 하반기에 대규모 신규 상가 공급까지 예정돼 있어 임대업자들이 공실률 상승을 막고자 임대료 인하를 제안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중개업체 CBRE에 따르면 중국 '경제 수도' 상하이의 최상급 상가 공실률은 지난달 말 기준 7.6%로, 지난해 12월의 8%와 거의 비슷하다.
상반기 상하이의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23.5% 늘어났지만, 시장 전망치인 30%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상반기 상하이가 두 달간 코로나19로 봉쇄됐던 기저 효과를 고려할 때 소매판매 성장률이 더 높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소비자들이 생각보다 지갑을 열지 않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하반기 상하이에는 약 50만㎡ 규모 최상급 상가가 신규 공급된다. 상반기 신규 공급(5만3천㎡)의 약 10배다.
상하이의 부동산 중개업자 여우량저우는 SCMP에 "일부 소매 브랜드가 매장 수나 규모를 줄여 임대 비용을 절감하려고 하고 있다"며 "상가 임대 시장의 전망이 좋지 않아 일부 임대업자들이 임대료를 인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다른 주요 도시도 사정이 비슷하다.
베이징의 6월 최상급 상가 공실률은 8.1%인데, 하반기 100만㎡ 규모의 신규 상가가 공급될 예정이다. 상반기의 3배 규모다.
6월 최상급 상가 공실률이 각각 9.7%와 4.8%인 광저우와 선전에는 하반기에 각각 26만㎡, 70만㎡ 규모의 신규 상가가 들어설 예정이다.
상가 공간이 늘어나면서 최상급 상권이 아닌 지역은 세입자를 구하는 게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부동산 중개업체 JLL은 전망했다.
중국 당국은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후 연일 소비지출을 독려해왔지만, 소비심리의 회복세는 더디다.
중국은 올해 2분기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6.3%를 기록했다. 지난해 '제로 코로나' 봉쇄에 따른 기저효과로 최소 7% 이상을 기대했던 시장 전망치에 못 미쳤다.
6월 소매 판매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3.1%로 5월(+12.7%)보다 내려간 것은 물론 시장 전망(+3.2%)도 하회했다.
여기에다 6월 16∼24세 청년 실업률은 21.3%로 기존 최고 기록을 또다시 경신했다.
상하이 부동산 중개업체 조인바이의 저우스위는 SCMP에 일부 저성과 브랜드들이 2∼3개월 내 매장을 닫을 것으로 보인다며 "임대업자들이 기존 세입자를 유지하기 위해 임대료를 인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JLL은 경기 둔화에도 스포츠 의류·장비, 화장품, 향수, 신흥 디자이너 패션브랜드, 전기차 등은 최상급 상가를 계속 유지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의 부진은 홍콩 도심 번화가 사무실 임대료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홍콩 A등급 사무실의 임대료는 2019년 정점을 찍었을 때보다 30% 하락했으며 하반기에 추가로 5∼7%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SCMP는 전했다.
이는 중국 기업들이 생각보다 홍콩에 사무실을 많이 내지 않았고, 고금리와 함께 홍콩의 경제 회복도 예상보다 더디면서 금융권을 중심으로 사무 공간의 공급이 수요를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그간 홍콩 사무실 임대 수요를 주도적으로 견인했던 보험 분야에서 A등급 사무실 수요가 회복하지 않으면서 최고 번화가인 센트럴 상업지구의 임대료가 크게 떨어졌다.
JLL의 폴 이언은 "중국 경제 회복이 아직 안정화되지 않으면서 중국 기업들은 우선 자국 내 사업을 해결해야 한다"고 짚었다.
SCMP는 "홍콩이 리오프닝과 함께 국제 금융 허브의 위상을 되찾으려 했지만 기대만큼 많은 기업들이 홍콩으로 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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