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하’는 무슨, 달걀·두부 빼고 "다 올라'.. 생색내기에, 가계 허리 ‘휘청’
원재료 가격 안정세.. 출고가 지속 상승
가격 담합 업체 등 인상.. 아이스크림 등
소비자 체감 높여야 “반성·사과·인하”
주요 생필품 가격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달걀과 두부를 빼고는 내린 품목을 찾을 수 없습니다.
최근 생활필수품의 주요 원재료 가격의 하락과 정부의 압박에 따른 기업들의 제품 가격 인하가 이어지고 있지만 생색내기에 그친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사실상 주력 제품은 제외한 가격 인하나 인상 가격의 절반 수준에 미치는 가격 인하 만을 단행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적어도 원재료 하락 폭만큼은 가격 인하가 이어져야 하고, 고물가 시기 원재료 비용 부담을 떠안았던 소비자 체감이 가능할 만큼 인기 제품들을 인하 품목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업의 자발적인 가격 인상 철회와 가격 인하, 나아가 정부 차원이 적극적인 기업 행위에 대한 감시감독도 요구됩니다.
오늘(24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이하 협의회)에 따르면 올 2분기 생활필수품 39개 가운데 달걀과 두부를 제외한 37개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협의회 물가감시센터를 살펴보면 마요네즈 (500g 기준) 가격이 30.5% 뛰면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맛살(300g) 26.7%, 케첩(500g) 22.8%, 어묵(300g) 22.0%, 아이스크림(160mL) 19.2% 등이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가격이 상승한 37개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10.2%를 기록했습니다.
마요네즈와 케첩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건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제조·유통사에서 출고가를 각각 20.2%, 14.9% 인상한게 주요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같은 업계 가격 인상 추이가 소비자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분석입니다.
관련해 업체 측에선 대두, 원유, 계란 등 원재료와 토마토 페이스트 수입 가격이 올라 출고가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내놓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6월에도 케첩 등 가격 인상이 단행되면서 3분기에도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덧붙여 마요네즈와 케찹이 포함된 드레싱의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6월 113.8에서 올해 6월 150.7로 32.4%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소비자 밥상 물가뿐만 아니라, 소스류을 사용하는 외식 물가에도 영향을 미쳐 소비자 부담이 심화됐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올 1분기 대비 가격 변동을 보면 32개 품목이 증가했고 6개 품목이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1개 품목은 가격 변동이 없었습니다.
가격 상승률 상위 5개 품목은 분유(12.6%), 아이스크림(8.9%), 맛살(4.9%), 달걀(4.4%), 케첩(3.8%)이었다.
가격이 오른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2.1%를 보였습니다.
분유의 경우, 국내 분유 시장 점유율 1위인 N사 제품들의 납품가 인상이 소비자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달걀은 2021년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 이후 가격이 전년 대비 57.2% 상승했고, 달걀 가격 우려 속에 2022년 가격이 하락하는 듯 했지만 올 1분기 다시 4.4% 올라 AI 이전 가격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으로 분석했습니다.
특히 여름 성수기를 맞아 아이스크림 가격도 상승세로 나타났습니다.
관련해 소비자협의회 측은 “지난해 4년간 가격 담합이 적발된 후에 소비자에게 반성과 사과를 해야 할 빙과 업체들은 반성은 커녕 가격 인상을 짧은 주기로 단행하는 등 ‘적반하장’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실제 아이스크림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동월 대비 올 6월 9.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합에 따른 소비자 권익과 후생 침해, 부당 이익에 대해서 소비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나아가 부당 이익을 환원하는 차원에서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 철회와 가격 인하를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기업들은 생색내기 수준의 가격 인하나 가격 담합 후에도 반성의 기미 없이 짧은 기간 내 가격 인상을 지속 단행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은 원재료 하락 폭만큼의 가격 인하 결정을 비롯해 인기 제품들의 가격 인하 품목 포함, 나아가 가격 인상 철회와 가격 인하 발표해야 한다. 정부 역시 기업의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감시 감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서울시 25개 구와 경기도 10개 지역 등 모두 420개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했습니다.
보다 자세한 가격 변동 내용은 소비자물가정보서비스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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