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분단이 남긴 근대유산 '용치'를 아시나요…경기도 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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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분단이 남긴 유산 가운데 '용치'(龍齒)라는 시설물이 있다.
경기도와 경기문화재연구원은 정전 70주년을 맞아 용치가 전쟁과 분단이 남긴 군사유산으로서 보존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자 이날부터 '전쟁과 분단이 남긴 유산: 용치 사진전'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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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전쟁과 분단이 남긴 유산 가운데 '용치'(龍齒)라는 시설물이 있다.
용의 이빨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적군 전차 침입을 방어할 목적으로 접경지 하천이나 개활지, 얕은 능선에 설치된 대전차장애물이다.
우리나라에는 1968년 1·21사태(김신조 침투사건)를 계기로 1970년대 주로 설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전쟁 후 다시 전쟁이 일어날 것에 대비해 설치된 구조물이지만 다행히 단 한 번도 실전에 사용되지는 않았다.
용치는 경기도와 강원도, 서해안 접경지역에 주로 설치됐지만 한동안 작전상 보안이 필요한 군사시설로 취급됐고 지금도 여전히 군 보안시설로 통제되고 있다.
하지만 도심에 있는 것은 흉물스럽다는 민원으로, 하천에 있는 것은 수해의 원인이 된다는 이유로 대전차 방호벽과 함께 지속해서 철거되고 있다.
현대전에서도 용치가 사용되는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에 설치한 용치는 러시아 방어선의 상징으로 관심을 끌기도 했다.
24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재연구원이 조사한 결과, 도내 설치됐던 용치 54개 중 22개는 철거되고 현재 파주 21개, 연천 4개, 고양·의정부·포천 각 2개, 양주 1개 등 6개 시군에 32개가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에 남아있는 전쟁과 분단의 흔적을 조사하고 기록하기 위해 비지정 근대문화유산 중 전쟁·분단 관련 유산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것이다.
조사 결과, 용치는 평면·단면 형태에 따라 8개 유형으로 구분되는데, 군락의 규모는 짧게는 7m부터 길게는 1.3㎞에 이른다.
임진강, 공릉천, 문산천, 중랑천, 영평천 등 북부지역 주요 하천과 임진강 본류와 지류가 합류되는 구간에 주로 설치됐다.
연천 한탄강변 용치의 경우 현존 구조물 중 가장 규모가 커 보존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고, 포천 영평천·추동천 합류 지점에 설치된 용치의 경우 수해 우려로 철거될 예정이다.
연구원은 "용치는 한국전쟁과 분단의 상징물로 재해석돼야 하며, 그 희소성과 규모로 볼 때 군사유산 중에서 문화유산적 가치가 높다"면서 "이제는 군사적 목적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한국의 분단 상황을 보여주는 특수성을 지닌 근대문화유산으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지자체별로 활용 방안도 추진 중이다.
고양시는 올해 3월 덕양구 덕은동 고양대덕생태공원에 용치 공원을 만들었다. 전차 방해물인 용치를 일부 활용해 휴게 공간과 사색 쉼터, 물놀이터, 징검다리 등을 조성한 것이다.
경기도와 경기문화재연구원은 정전 70주년을 맞아 용치가 전쟁과 분단이 남긴 군사유산으로서 보존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자 이날부터 '전쟁과 분단이 남긴 유산: 용치 사진전'을 시작했다.
순회 전시 일정은 수원 경기도청(7.24~8.4), 서울 전쟁기념관(8.8~20), 파주 한반도생태평화종합관광센터(9.2~15), 도라전망대(10.3~12.31) 순이다.
도는 내년에 비지정 근대문화유산 중 38선 경계석, 방공호 등 또 다른 전쟁·분단 관련 유산도 실태 조사할 계획이다.
kt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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