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넘버 카드'가 뭐길래…지지율 추락 기시다, 중의원 해산 쉽지 않다

권진영 기자 2023. 7. 2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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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이 연일 하락했다는 여론조사가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여·야할 것 없이 "마이넘버 카드 문제 대응으로 불만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니치신문이 22~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도 지지율은 28%로 전달 대비 5%p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요미우리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가 마이넘버 카드 문제 대응에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는지 묻는 말에 국민 10명 중 8명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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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오류 제때 수습 못해 2개월 만에 지지율 20%p↓
자민당 안에서조차 중의원 "해산 못 할 것" 쓴소리
6월 13일 일본 도쿄 총리실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언론의 질문에 이마에 손을 짚고 있다. 2023.06.13/ ⓒ 로이터=뉴스1 ⓒ News1 윤주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최근 일본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이 연일 하락했다는 여론조사가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여·야할 것 없이 "마이넘버 카드 문제 대응으로 불만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니혼테레비(닛테레)에 따르면 전날 발표된 요미우리와 NNN의 공동 조사에서 집계된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취임 이래 최저인 35%를 기록했다. 주요 7개국(G7) 히로시마 정상회의 직후에는 56%까지 치솟았던 지지율이 약 2개월 만에 20%포인트(p)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마이니치신문이 22~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도 지지율은 28%로 전달 대비 5%p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보다 앞서 발표된 FNN·산케이, 아사히, 니혼게이자이(닛케이) 등의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은 일제히 하향곡선을 그렸다.

◇기시다의 아픈 손가락이 된 '마이넘버 카드'

일본에서 주민등록증 역할을 하는 '마이넘버 카드' 관련 홍보물 갈무리. (출처 : 일본 내각부 누리집) 2021.06/

언론사 및 여야는 공통으로 정부가 '마이넘버 카드 문제' 대응에 미흡했던 점이 지지율 하락의 최대 요인이라고 봤다.

마이넘버 카드는 일본의 주민등록증에 해당하는데, 정부가 이것을 디지털화하는 과정에서 개인 정보가 타인에게 노출되고 섞이는 등 행정 오류가 속출했다.

요미우리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가 마이넘버 카드 문제 대응에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는지 묻는 말에 국민 10명 중 8명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렇게 생각한다"는 이는 단 12%였다.

6월에 이어 지난 21일 기시다 총리가 "국민을 불안하게 했다. 행정 수장으로서 정말 죄송하다"며 거듭 사과했지만 민심을 달래기엔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는 "활력 있는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디지털화를 진행해야만 한다"며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부양 세력 약해진 기시다, 측근마저 "지금은 참아야 할 때"

또다른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한 자민당 의원은 닛테레에 "결단하지 않는 자세"를 꼽았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6월쯤부터 본격적으로 중의원을 해산하고 조기 총선거를 여는 안을 저울질 해 왔다.

중의원 해산은 총리의 고유 권한으로, 법적으로 조건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주로 집권 여당이 정권 운영이나 총리에게 가장 유리한 시점에 쓸 수 있는 비장의 카드다. 일정 지지율이 확보된다면 재선으로 국정에 추진력을 더하기 위해 해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지지율이 점점 떨어지며 정권을 부양할 동력마저 떨어지고 있는 지금, 자민당 내에서는 올가을쯤으로 전망된 중의원 "해산 같은 건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쓴소리 마저 나온다.

차라리 당 총재선이 열리는 2024년 9월에 해산하자는 방안도 부상 중이라고 닛케이는 보도했다. 총재선에 주목이 집중되는 시기이므로 당세가 덩달아 올라가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6월 13일 일본 도쿄 총리 집무실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기자회견을 마치고 떠나고 있다. 2023.06.13/ ⓒ 로이터=뉴스1 ⓒ News1 윤주영 기자

아울러 자민당의 핵심 지지자들이 많은 보수층을 중심으로 LGBT(성 소수자) 이해 증진법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도 지지율 하락의 요인으로 꼽힌다. 기시다 총리는 "지속 가능하며 서로 다양성을 인정하는 포용적 사회를 목표로 하겠다"며 LGBT 이해 증진법을 추진해 왔다.

이 밖에도 정부의 저출생 및 고물가 대응 정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는 여론이 각각 66%, 79%로 집계돼 내정 전반에 대한 싸늘한 국민 여론이 드러났다.

총리 주변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다. (지금은) 참아야 할 때"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여름 기시다 내각은 3대 대형 과제를 앞두고 있다. △다음 달 초 '마이넘버 카드 총점검' △8월 중으로 예견되는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8월 말~9월 중순쯤 진행할 자민당 임원 인사 및 개각 등이다.

닛테레는 "정책과제 하나하나에서 성과를 거둬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험난한 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논평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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