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에 정리! 알쏭달쏭 경제용어] ESG 채권발행, 목적과 자금 사용처 따져봐야죠

2023. 7. 2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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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한국거래소가 지난 12일 국내 최초로 지속가능연계채권(SLB·Sustainability Linked Bond)을 상장했다. 발행 규모는 총 2200억원으로 1년6개월물 800억원, 2년물 700억원, 3년물 600억원, 4년물 100억원으로 구성됐다.

SLB는 'ESG 채권'의 일종으로 발행 회사가 사전에 정한 ESG 관련 목표의 달성 여부에 따라 이자율과 만기 상환금액 등이 달라진다.

발행사가 사전에 지속가능한 성과 목표(SPT·Sustainability Performance Target)를 설정하면 채권 발행이 가능한데,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투자자에게 일정한 프리미엄을 제공하게 된다. 예를 들어 발행사가 목표로 세운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달성하지 못하면 채권 이자율이 오르는 방식이다. 채권 발행 전에 ESG 관련 목표를 정해두는 만큼 채권 발행과 연계된 기대 효과가 명확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SLB 발행사인 현대캐피탈은 '친환경차 할부 비중 확대'를 SPT로 정했다. 만기일의 전년도 말까지 SPT를 달성하지 못하면 채권 발행 금액의 0.02%에 채권 만기를 곱해 채권자에게 지급하는 프리미엄을 산정하고 지급해야 한다.

한편 ESG 채권이란 환경, 책임, 투명경영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투자를 목적으로 발행되는 채권이다. ESG 채권에는 크게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 지속가능연계채권이 있다. SLB를 제외한 ESG 채권은 녹색분류체계와 같은 ESG에 부합하는 적격 프로젝트가 있어야 한다. 또 발행 자금의 목적을 명확히 하기 위해 사용처를 사전에 검토하는 인증 과정을 거친다.

ESG 채권은 발행 자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면 '그린워싱(Green Washing)' 이슈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그린워싱은 기업이 구체적인 친환경 사업을 하고 있지 않지만, 친환경 사업을 하고 있는 것처럼 홍보하면서 소비자를 속이는 행위다.

반면 SLB는 ESG 관련 특정 사업 부문으로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 증가'처럼 ESG 목표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타 ESG 채권과 차이가 있다. 또 자금 사용처를 엄격히 제한하지 않아 전반적인 기업 활동에 자금을 사용할 수 있으며 발행기관이 사전에 설정한 SPT 진행 상황, 목표 달성 여부 등 사후 보고가 의무화돼 있다. 따라서 그린워싱 의혹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SLB는 ESG 적격 프로젝트가 없어 ESG 채권을 발행하기 힘든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발행 자금 사용의 자유도가 타 ESG 채권보다 높아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마무리 문제

Q. ESG 채권과 SLB에 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을 고르시오.

① SLB는 사전에 지속가능 성과 목표를 설정한다.

② SLB는 ESG 목표 달성을 기반으로 한다.

③ SLB는 목표치 달성에 대한 사후 보고를 선택적으로 할 수 있다.

④ ESG 채권은 그린워싱 의혹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해설)

SLB는 사후 보고 과정을 통해 금리 변경 여부가 결정된다. 정답 ③

[정유빈 경제경영연구소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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