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하기엔 너무 멀어진 에코프로…“2차전지株 대안 없나요?”

조문희 기자 2023. 7. 2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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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붐’ 타고 ‘제2의 에코프로’ 찾기 열풍
과열에 경고음 쏟아지는데 “더 간다” 반응도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국내 증권시장에서 2차전지 관련주들이 잇따라 초고속 질주하고 있다. 에코프로가 16년 만에 코스닥 황제주에 등극한 데 이어, 2차전지 '테마주'로 묶인 관련주들은 줄줄이 10% 이상 급등세를 보이는 중이다.

시장의 초점은 이같은 2차전지 '붐'에 이제라도 올라타야 하는지, 관망하는 게 나을지 등으로 갈린다. 증권가에선 에코프로 등 특정주에 자본이 과하게 쏠려있다며 경고음을 내고 있지만, 2차전지 과열 양상은 식을 줄 모르는 분위기다.

국내 증권시장에서 2차전지 관련주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 시사저널

에코프로 이어 포스코 그룹주도 '신고가' 행렬

24일 코스피시장에선 포스코 그룹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이날 POSCO홀딩스는 20% 넘게 오른 68만2000원을 터치했고, 포스코퓨처엠도 10% 넘게 오른 55만3000원을 찍었다. 코스피 시총 기준으로는 각각 4위(54조원 대)과 10위(41조원 대)에 단숨에 올랐다. 두 종목은 2차전지 소재 대표주로 꼽힌다. 1년 전 대비 400~500% 상승했다.

포스코 그룹주의 강세는 에코프로의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에코프로는 지난 18일 111만8000원에 장을 마감하면서 코스닥 '황제주(주당 100만원 이상 주식)'에 등극했다. 형제주인 에코프로비엠도 신고가 기록을 새로 쓰며 40만원대를 넘보고 있다. 두 종목의 시가총액은 각각 31조원 39조원 규모로, 코스닥 시총 1‧2위 자리를 겨루고 있다. 주식 시장 돈의 흐름과 투심의 초점이 모두 2차전지주에 쏠리고 있다는 해석이다.

시장에선 '제2의 에코프로'를 찾으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에코프로 주당 가격이 100만원 이상으로 비싸진 데다 PER(주가수익비율)이 80배에 달할 정도로 과열됐다는 점을 고려해, 상대적으로 가치 대비 저평가돼 있는 종목을 찾으려는 움직임이다. POSCO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의 주가 상승세도 그 움직임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온라인상 연관어와 주가 흐름을 보면, 포스코 그룹주 이외에도 코스피에선 SK이노베이션, SK아이테크놀로지,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삼성SDI 등이, 코스닥에선 엘앤에프 등도 에코프로와 함께 거론된다. 이들 종목들 또한 이날 일제히 적게는 3%대, 많게는 10%대의 상승세를 보였다. 2차전지 관련주들의 주가 흐름은 최근 대체적으로 우상향하는 흐름이다.

에코프로가 전 거래일 대비 11.91% 오른 111만8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한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전광판에 에코프로 종가 현황이 표시되고 있다. ⓒ 연합뉴스

"2차전지가 미래" vs "과열 주의"

그렇다면 이 같은 2차전지들의 질주는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2차전지 산업군에 대한 장밋빛 전망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개별 종목은 분명히 과열돼있지만, 국내 배터리 산업의 성장 가능성 자체는 긍정적이란 해석이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2030년 K-배터리 기업의 시가총액이 400조원에 다다를 것이라며 "국내 2차전지 업종의 북미 중심 고성장세가 여전히 견고하며 셀에서 소재로 이어지는 수주가 가속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2차전지주가 바이오주나 IT주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차전지주를 향한 투자자들의 기대만큼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주가가 폭락할 수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셀트리온이다. 셀트리온은 2020년 PER이 100배를 넘을 만큼 과열 양상을 보이다, 현재는 고점 대비 주가가 절반 넘게 떨어진 15만원 안팎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비대면 바람을 타고 크게 성장했던 카카오와 네이버 등 IT 관련주도 실적 악화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지수는 지난 4월 고점을 돌파했지만 '에코프로 3형제'를 제외한 지수는 아직 직전 고점을 넘기지 못했다. 빈익빈 부익부 흐름이 이어져 쏠림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코스닥지수의 12개월 선행 PER이 21배를 넘어선 것은 2000년 IT버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평가가치 기준 역사적 과열권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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