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정밀 3D 카메라, 첨단 로봇…산업현장 자동화 앞당긴다
클레 '코픽3D'
0.1㎜ 단위까지 제품 상태 파악
자동차 제조 공정에 이미 사용
투닛, AI 활용한 웹툰
미리 만들어 놓은 캐릭터 활용
스토리만 있어도 웹툰 제작
지오로봇 '모듈형 로봇'
블록처럼 여러 로봇 조합
다양한 크기·무게의 물건 옮겨
첨단 3D(3차원) 카메라로 제조업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AI)으로 웹툰 제작 지원, 사람과 협업할 수 있는 첨단 이동 로봇. 지난 20일 열린 제36회 AI 미래포럼 스타트업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한 국내 유망 AI 스타트업의 제품과 서비스들이다. 한국경제 AI미래포럼(AIFF)과 KB인베스트먼트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해당 업체와 투자자를 이어주기 위해 마련됐다.
○클레, AI 기반 3D 카메라로 제조업 혁신
“최근 제조업 현장에서 인력 구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로봇을 이용한 공장 자동화는 작업의 정밀도 때문에 한계가 있었죠. 초정밀 3D 카메라 머신비전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3D 비전 카메라 솔루션을 개발한 클레의 이진한 대표는 “자동차 제조업은 공정의 정밀함 때문에 로봇 등의 자동화 비율이 5% 미만”이라며 “클레의 3D 카메라 솔루션으로 공장 자동화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클레는 AI 기반 3D 머신비전 카메라와 솔루션을 개발한 테크 스타트업이다. 한양대에서 로봇과 AI를 연구한 관련 전문가들이 2021년에 설립했다. 이 대표는 “클레의 머신비전 카메라 ‘코픽3D’는 짧은 시간에 0.1㎜ 단위까지 제품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픽3D는 제품의 상태를 찍어 정밀하게 분석한다.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현대자동차의 제조 공정에서는 자동차의 앞뒤 유리를 부착하는 데 클레의 기술이 사용된다. 이 대표는 “이전의 자동차 제조 자동 공정에서는 로봇이 자동차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해 유리를 그냥 자동차 위에 얹고 사람이 부착했는데 클레의 기술을 통해서는 로봇이 유리를 자동차에 정확하게 설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클레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10월 퓨처플레이, 신한캐피탈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이 대표는 “우선 자동차 제조 공장에 클레의 기술 도입을 확대하고 메타버스 관련 서비스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닛, “AI로 웹툰 제작 효율성 높인다”
“최근 웹툰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지만 웹툰 공급은 부족합니다. 웹툰을 그리는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AI를 활용하면 웹툰 제작 생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비주얼 콘텐츠 제작 플랫폼업체 투닛의 김정대 대표는 “지난 100년 동안 만화 제작은 직접 그리는 방식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며 “최근 생성형 AI 기술 발달로 웹툰 제작에서 혁신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2021년 1월 설립된 투닛은 스토리만 있어도 웹툰을 만들 수 있는 웹툰 제작과 유통 플랫폼을 개발했다. 설립한 지 7개월 만에 벤처캐피털(VC) 스프링캠프와 이노베이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김 대표는 “AI 기술을 활용해 그림을 그리는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고 있지만 사용자의 명령을 잘못 이해하는 사례가 많다”며 “투닛에서는 미리 만들어 놓은 집, 캐릭터 등을 활용해 쉽게 웹툰을 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투닛은 별도의 소프트웨어 설치 없이 웹 브라우저에서 바로 사용이 가능해 편의성과 접근성도 높다. 그림체도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변환이 가능하다. 김 대표는 “3D 기반 웹툰 제작 방식으로 다양한 연출을 시도할 수 있다”며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 때처럼 카메라의 각도와 조명도 조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용자가 연출한 장면을 2D 이미지로 변환하고 말풍선, 각종 효과 등을 더해 스토리보드에 적용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앞으로 웹툰 스토리도 AI가 분석해 자동으로 3D 방식으로 연출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할 예정”이라며 “미국, 일본, 프랑스 등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오로봇, 첨단 로봇으로 산업 혁신
“개인 맞춤용 제품 생산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공장에서는 유연한 생산 라인이 필요해졌습니다. 공장에서 인간과 협업하고 움직일 수 있는 로봇을 선호하게 됐죠. 지오로봇이 모듈형 이동 로봇을 만든 이유입니다.”
로봇 스타트업 지오로봇의 강태훈 대표는 “지오로봇의 모듈형 로봇은 레고 블록처럼 여러 로봇을 조합해 다양한 크기와 무게의 물건도 옮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오로봇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의 교내 창업기업이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의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선정됐다.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는 10대 신산업분야의 기술 기반 스타트업을 정부가 선정해 향후 5년 동안 민관 합동으로 2조원 이상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오로봇은 향후 3년간 최대 6억원의 사업화 자금, 기업 수요에 따른 5억원의 연구개발(R&D) 자금 등 최대 11억원의 정부 지원금을 받는다. 지오로봇은 지난해 중기부의 민간투자 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에 선정되기도 했다. 강 대표는 20여 년 동안 다양한 로봇 연구와 관련 실용화 기술을 개발한 로봇 전문가다.
지오로봇은 다양한 로봇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강 대표는 “라인 추종 주행, 승강기 탑승, 고중량 물류 이송, 랜드마크 프리 주행, 자율주행, 이동식 협동로봇 등을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봇 관련 핵심 기술은 모두 자체 개발했다. 최근에는 다양한 기업과 사업 실증(POC)을 추진 중이다. 건설 현장에서는 바닥 설치 및 자재 운반, 물류창고에서는 택배 하역 업무가 가능하다. 지오로봇은 공항청사 청소, 병원 의료 폐기물 처리 등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오로봇은 지난달 계명대 동산의료원과 물류 자동화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로봇의 병동 침구류 이송과 수술 도구 이송 업무를 시작으로 병동 전체의 물류 처리로 적용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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