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에서 우로…스페인 국민들, 성급한 개혁·경기둔화에 정권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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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 1975년 프란시스코 프랑코 이후 약 50년 만에 처음으로 극우 정당이 정권에 참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날 총선 개표 결과 집권 사회노동당이 참패한 가운데 중도 우파 국민당(PP)과 극우 성향의 복스(Vox)당이 연정을 꾸리기 위해 협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만일 국민당-복스당 연정이 탄생할 경우 스페인의 반(反) 이민주의자 노선을 따르는 한편 기후 정책은 후퇴할 것이 확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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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 이민주의·기후·여성권 정부 탄생 가능성"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스페인에서 1975년 프란시스코 프랑코 이후 약 50년 만에 처음으로 극우 정당이 정권에 참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날 총선 개표 결과 집권 사회노동당이 참패한 가운데 중도 우파 국민당(PP)과 극우 성향의 복스(Vox)당이 연정을 꾸리기 위해 협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CNN과 AFP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23일(현지시간) 치러진 스페인 총선에서 제1야당인 중도 우파 국민당(PP)이 136석으로 승리했고 집권 여당인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노동당(PSOE)이 122석으로 뒤따랐다. 극우 성향의 복스(Vox)는 33석을, 15개 좌파 정당 연합인 수마르(Sumar)는 31석으로 뒤따랐다.
문제는 이번 총선 결과 350석으로 구성된 스페인 하원에서 과반(176석)을 확보한 정당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불거지고 있다.
선두를 달린 국민당으로서는 부담을 감수하면서라도 정부 구성을 위해 이민자·여성 혐오로 악명이 높은 복스와 결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만일 국민당-복스당 연정이 탄생할 경우 스페인의 반(反) 이민주의자 노선을 따르는 한편 기후 정책은 후퇴할 것이 확실시된다.
스페인 국민들도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국민당이 승리할 것이란 각종 여론조사가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들 기관은 국민당이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복스당과 손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렇다면 스페인 국민들은 왜 4년 만에 정권 교체를 결심한 걸까.
◇ '중도 좌파' 산체스, 조기 총선 승부수
스페인 사회의 우경화 추세는 5월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이미 확인됐다.
앞서 사회노동당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맛봤는데, 당시 국민당은 사회노동당을 제치고 관할 지역구를 5개에서 11개로 늘린 반면 사회노동당은 9개에서 2개로 쪼그라 들었다.
이에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당초 12월 정기 총선까지 정부를 유지하기로 했던 방침을 뒤집고 '조기 총선'이란 도박에 승부를 걸었다. 시간이 거듭할수록 우파 진영에 지지가 실릴 것이란 판단이었다.
산체스는 집권 기간 여성권을 향상 시키는 정책과 안락사 법안 등 진보 의제를 추진하는데 힘을 쏟았다. 그러나 개혁의 속도가 너무 빠른 나머지 일부 지역에서 반발을 부추겼다.
사회적으로는 고용이 증가하고 인플레이션이 감소하는 등 지표가 건전해 보였지만,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5.5%에서 올해 1.5%로 하향 전망(국제통화기금, IMF) 인데다 인플레이션 역시 유로존 평균(4.1%)을 상회하는 4.6% 수준이다.
◇ 중도 우파 국민당, 극우 복스와 손잡나?
그러나 우파 연정 협상이 단기간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복스가 연정에 참여하게 된다면 극단주의적 성향을 어느 정도 버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과연 복스가 이를 수용할지가 관건이다.
현재로서 복스는 이민자와 양성평등주의자, 카탈루냐와 바스크 분리주의자들을 적대하며 이를 지지하는 군소정당과는 정부를 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만일 연정이 구성되지 못할 경우 의회는 중단되고 재선거가 치러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19년. 당시 집권 사회노동당은 두차례(4월·11월) 선거에서 승리했지만, 6개간의 대화 끝에 포데모스와 소수정부를 출범해 정치적 혼란을 초래했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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