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지·도로 잠기고 학교에 토사 들이닥쳐 아찔…전남 곳곳 ‘폭우 생채기’
전남에 이틀간 최대 200㎜가 넘는 폭우가 내리면서 침수와 붕괴 피해가 잇따랐다. 고립된 일부 주민들은 소방관들에 의해 구조되기도 했다.
24일 전남도재난안전대책본부의 피해 상황 집계를 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폭우로 8개 시·군에서 농경지 1299㏊가 침수됐다. 함평군이 450㏊, 무안 381㏊, 신안 196㏊, 장성 100㏊, 영암 28㏊ 등이다. 무안 현경면에서는 오리 2만1500마리가 폐사했다.
전남에서는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무안 운남 255㎜, 신안 압해도 250.5㎜, 함평 함평읍 244.0㎜, 목포 191.4㎜, 장성 178.3㎜의 누적강수량을 기록했다.
산사태와 침수 우려로 8개 시·군 주민 102명이 대피 중이다. 목포에서는 석현동 일대가 물에 잠겼고 아파트 지하주차장 2곳도 침수됐다. 주택 20곳도 물에 잠겼다. 영암에서도 삼호읍의 한 아파트 상가 10여 동이 물에 잠겼다.
침수된 주택에 고립돼 소방대원에 구조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9시57분쯤 영광군 군남면 양덕마을에 물이 찼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관들은 직접 마을로 걸어 들어가 90대와 80대, 70대 등 고령의 주민 3명을 등에 업어 구조했다.
목포시 대양동에서도 이날 오전 6시쯤 한 단독주택의 방까지 물이 찼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대원들이 침대 위로 대피한 80대 주민을 구조했다.
나주에서는 이날 오전 6시쯤 영산중학교 건물 뒤편 경사지가 붕괴했다. 토사가 학교 행정실 복도 유리창을 뚫고 건물 내부로 유입됐지만 다행히 방학 기간이어서 인명피해는 없었다.
도로 경사면이 붕괴하면서 차량 통행도 곳곳에서 차질을 빚었다. 서해안고속도로 함평분기점 인근에 토사 5㎥가 유출돼 당국이 응급 복구를 진행했다. 나주와 화순, 무안, 함평 등지에서도 일부 도로의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무안군 마동선착장에서는 계류 중이던 선박 7척이 침수되거나 전복돼 해경이 긴급 안전조치를 하기도 했다. 기상청은 25일 낮까지 시간당 30~60㎜의 집중호우가 더 쏟아지는 등 전남에 50~100㎜(많은 곳 15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집중호우를 지켜보면서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며 “돌발성·게릴라성 강우는 앞으로 얼마든지 또 있을 수 있음으로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지시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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