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범인, 14번 소년부 송치 교화 효과 없었다"…숨어있는 시한폭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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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림역 인근에서 30대 조모씨가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을 다치게 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른바 '묻지마 범죄'에 대한 사회적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시절부터 문제를 일으킨 이들이 성장한 뒤 은둔형 외톨이가 돼 흉악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많은 만큼 이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신림역 사건 같은 무차별 범죄가 등장한 데 사회 구조적 문제가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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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림역 인근에서 30대 조모씨가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을 다치게 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른바 '묻지마 범죄'에 대한 사회적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시절부터 문제를 일으킨 이들이 성장한 뒤 은둔형 외톨이가 돼 흉악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많은 만큼 이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7분쯤 신림역 4번 출구 인근에서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다른 남성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조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고 분노에 가득 차 범행을 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그는 폭행 등 전과 3범으로 학창 시절 14차례 소년부에 송치된 전력이 있다.
전문가들은 조씨가 △남성들만 노린 점 △일면식 없는 사람을 살해한 점 △자기 정당화를 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식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보통 이런 무차별 살해는 여성이나 노약자들이 타깃이 되곤 하는데 이번 사건은 동성 남성을 대상으로 했다"며 "진화심리학적으로는 이런 경우 자기보다 우월한 남성에 대해 열등의식, 상대적 박탈감이 분노로 표출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곽대경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조씨는 자기 행동을 합리화하기 위해 평소 얼마나 고생하면서 힘들게 살아왔는지 등을 이야기한다"며 "세상엔 더 힘든 조건에서 사는 사람도 많지만 이렇게까지 사람을 흉기로 찌르며 세상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진 않는다. 통상적인 시각에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주목할 지점"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신림역 사건 같은 무차별 범죄가 등장한 데 사회 구조적 문제가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공 교수는 "근본적으로는 사회적 불평등, 차별적 구조, 희망 없는 청년 계층의 문제점들이 구조적 원인으로 보인다"며 "조씨가 어렸을 때 소년부에 14번 송치됐을 때도 그때 주어진 교화 프로그램이 사실상 효과가 없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곽 교수 역시 "이런 범죄 유형의 피의자들은 대부분 사회적 외톨이인 경우가 많다"며 "그동안 사회에 대한 분노를 자기 머릿속에 혼자 쌓아두다가 일시에 한꺼번에 폭발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묻지마 범죄는 사전에 예측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사건이 터지고 난 뒤에 내용을 평가하다 보니 예방책 마련이 쉽지 않다. 경찰청 역시 지난해 묻지마 범죄를 '이상 동기 범죄'로 보고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으나 아직 뚜렷한 기준, 통계, 예방책 등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곽 교수는 "우리 사회에는 은둔형 외톨이나 돌발적 행동을 할 수 있는 시한폭탄들이 곳곳에 숨어있다"며 "이런 사람들을 조기에 파악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기관끼리 협력 체계를 구성하는 등 사회 안전망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상균 백석대학교 경찰학과 교수(전 한국범죄심리학회장)는 "소년 범죄자들을 형사사법 시스템 내에서 어떻게 관리하고 케어하고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성장시킬지 고민해야 한다"며 "너무 처벌 중심적인 것도 문제가 되기에 교화 측면에서도 개선할 것은 없는지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오는 26일 조씨에 대한 신상공개정보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신상 공개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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