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과 양악이 함께"…모두를 감동시킨 조용경의 '판소리 애국가'
'2023 성남 세계태권도 한마당' 개회식이 열린 지난 21일 오후 성남실내체육관. 모든 조명이 꺼지고 특수전사령부 군악대가 무대에 올랐다. 이윽고 태평소, 나발 등을 들고 태권도복을 입은 국악기 연주자들까지 합세해 애국가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국악 신동 김태연의 목소리가 울리자 장내의 모든 시선이 무대 중앙으로 쏠렸다.
그런 무대를 멀리서 바라보며 역동적으로 지휘를 하는 이가 있었다. 이날 행사의 예술감독을 맡은 조용경 한양대학교 실용음악학과 겸임교수(작곡가, 문화콘텐츠 박사)다. 이날 행사장을 가득 채운 판소리 애국가를 직접 편곡했다. 이번 대회의 모토인 'ICT 태권 성남, 초신성의 빛! 세계 각국의 별들이 모여 거대한 빛을 내뿜다!'도 그의 작품이다. 판소리 애국가는 이 모토를 토대로 재탄생했다.
조 교수는 "세계태권도한마당이라는 축제가 성남에서 열렸기 때문에 전통과 미래가 공존한다는 내용을 담고 싶었다. 그래서 공연자들, 출연진 배치 등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며 "특히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는 것으로 잘 협의된 덕분에 다 같이 화합하는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었다. 우리 민족의 정신을 더욱 잘 보여줄 수 있도록 판소리를 접목시켜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태권도와 애국가, 그리고 판소리는 대한민국 그 자체였다. 여기에 양악을 연주하는 군악대가 반주에 참여하면서 동서양의 조화도 꾀했다. 1절에서는 김태연이 익숙한 서양 멜로디를 국악 발성으로 소화했고, 완전한 소리 버전이 3절에서 이어졌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는 국악과 양악이 함께하는 멋진 엔딩을 장식하려고 노력했다.
노래가 끝나자 관객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곳곳에서 환호도 터져나왔다. 이날 초연된 판소리 애국가는 국악과 양악, 가수 김태연의 소리가 어우러져 벅찬 감동을 선사했다. 덕분에 세계 태권도인들에게 대한민국의 문화와 정신을 알리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 호평이 쏟아지기도 했다.
조 교수는 "그동안 판소리 버전의 애국가들은 많았다. 그럼에도 제가 세계 최초라고 말할 수 있는 건, 국악 악기에 서양악인 군악대, 그리고 제창과 솔로가 어우러지고 융합된 것이기 때문"이라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혹시라도 제 곡을 다른 곳에서 들을 수 있다면 정말 감사할 것 같다. 저작권은 저에게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전 양악과 국악을 섞는 걸 좋아하고, 월드뮤직도 섞어서 작업하는 걸 지향한다"며 "이런 작업들을 앞으로도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장영준 기자 jjuny5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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