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이민 모든 국가에 피해"…伊 총리 이민 관리 방안 제시

이명동 기자 2023. 7. 2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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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우리는 집을 떠나도록 강요받지 않도록 만드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불법 이민자 유입이 모든 국가에 피해를 안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3일(현지 시간) 멜로니 총리는 유럽연합(EU) 등 국제기구, 유럽, 아프리카, 서아시아 등 20여 개국 정상과 수도 로마에서 만나 유럽과 이민자의 출신국·경유국 사이 새롭고, 평등한 관계를 설정하자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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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니 총리 23일 로마서 20여개국 정상회의
미래 협력 강조…"서방, 도움보다는 가르침만"
"협력·지원으로 이민 생각하지 않도록 만들자"
[로마=AP/뉴시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2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 열린 국제개발이민회의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7.24.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우리는 집을 떠나도록 강요받지 않도록 만드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불법 이민자 유입이 모든 국가에 피해를 안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3일(현지 시간) 멜로니 총리는 유럽연합(EU) 등 국제기구, 유럽, 아프리카, 서아시아 등 20여 개국 정상과 수도 로마에서 만나 유럽과 이민자의 출신국·경유국 사이 새롭고, 평등한 관계를 설정하자고 요구했다.

멜로니 총리 "이민 흐름 관리 필요…평등한 관계 설정하자"

[로마=AP/뉴시스] 로마에서 지난 2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 열린 국제개발이민회의에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오른쪽)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2023.07.24.
멜로니 총리는 서방 세계의 오만함이 이민 문제의 해결을 방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래 협력을 위해 ▲불법 이민자를 보내는 범죄 조직에 대한 조치 ▲이민 흐름 관리 ▲난민 지원 ▲난민 발생 국가 지원 등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서방은 걸핏하면 도움을 주기보다는 가르침을 주는 데 더 관심이 있다는 인상을 줬다"라며 "해결책을 향한 진전을 어렵게 만든 것은 아마도 이러한 어려움 때문일 것"이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원조를 제공해 유럽으로 향하는 이주민 유입을 막기 위한 협력을 모색하자는 주장을 한 셈이다.

아울러 "이민자 흐름이 더 잘 관리된다면 합법적인 이민을 위한 더 많은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난민 지위를 신청할 수 있는 많은 사람은 (사실상) 합법적인 입국 수단이 없다"며 "불법적으로 입국한 사람이 (난민) 할당량을 채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어제까지만 해도 우리는 이민은 제한할 수 없고, 권리에 속하며, 국경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심리를 가지고 있었다"면서도 "그것은 나의 접근법이 아니다. 국경은 존재하고, 이민은 관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이민권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시대에 우리는 집을 떠나도록 강요받지 않으며, 가족을 떠나 새 삶을 찾도록 강요받지 않을 권리에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럽서 자금 지원 줄지어…"아프리카인 유럽 진출 막는다" 비판도

[로마=AP/뉴시스] 카이스 사이에드 튀니지 대통령(왼쪽부터),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2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 열린 국제개발이민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3.07.24.

멜로니 총리는 난민 문제에서 이탈리아가 강력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이번 회의를 요청했다.

이민 문제는 이탈리아에서 민감하게 작용한다. 지중해를 통해 이탈리아로 매일 수백 명의 인파가 도착하기 때문이다. 특히 튀니지에서 150㎞면 이탈리아 시칠리아에 닿는다.

게다가 지난해 10월 극우 정당 '이탈리아 형제당' 소속으로 집권한 멜로니는 극우 지대에서 중요한 이민 문제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멜로니 총리는 참가국 정상이 회의의 구체적이고 목표 지향적인 접근을 환영했다고 전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가 빈곤 등으로 이민이 속출하는 국가에는 경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기금 1억 유로(약 1427억원)를 약속했다고 언급했다.

인권 단체는 이번 회의를 두고 아프리카인이 유럽에 진출하지 못하도록 아프리카에 책임을 떠넘기는 반이민 정책에 해당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EU는 튀니지에 지난 16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하면서 지원에 나섰다. EU는 튀니지 경제를 돕기 위해 10억 유로(약 1조4273억원) 자금과 해상 수색·구조, 국경 통제 등을 위해 1억 유로를 약속했다.

카이스 사이에드 튀니지 대통령은 자국이 유럽으로 향하는 불법 이민 관문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튀니지가 무법자의 회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다만 그는 이민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고, 빈국의 번영과 희망을 만들기 위해 새 글로벌 금융기관 설립을 요구했다.

국제이민기구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중해에서 이민자 1900명 이상이 죽거나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2014년부터 10년 동안 사망·실종자는 모두 2만7675명으로 집계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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