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작전’ 하정우 “다른 영화와 비교? ‘아이언맨’보단 재밌다” (종합)[DA:인터뷰]
하정우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비공식작전’ 인터뷰를 진행해 기자들과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날 하정우는 오랜만에 영화를 통해 활동을 시작한 것과 관련해 “2020년 ‘클로젯’ 이후로 처음이다. 언제 그랬냐는 듯 일상이 정상화됐다. 제작발표회를 시작으로 어제 무대인사까지, 낯설었다. 이런 일들을 오랫동안 했다는 생각에 낯설다가 기억이 났다. ‘수리남’으로 비슷한 행사를 했었지만, 그건 OTT고 다시 영화로 여름 시즌에 참으로 오랜만이라는 기분인 것 같다. 기억이 새록새록 나기 시작한다는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오랜만에 영화로 돌아온 하정우는 언론시사회를 통해 완성된 ‘비공식작전’을 처음 만났다고. 하정우는 “처음에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실화가 주는 무게감이 있었는지 시나리오 자체가 조금 무겁다는 느낌이 있었다. 또 인물을 설명하고 인물들이 영화의 전사에 깔리는 장면들도 많이 있었다. 편집본을 3번 정도 봤다. 마지막 버전이 나오기 바로 전 버전 등 편집본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의견을 나눴다. 최종본은 언론시사회를 통해 처음 봤다. 그동안 다양한 버전을 봤을 때, 많이 편해지고 심플해졌다. 또렷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하정우는 ‘비공식작전’을 선택함에 있어 김성훈 감독에 대한 신뢰가 크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5년 전 2018년도 추석 때 ‘클로젯’ 촬영을 며칠 앞두고 인사를 나눴다. 그때 대충 (‘비공식작전’) 시나리오를 잘 봤냐고 하더라. 못 봤지만 감독님과 함께 하면 해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김성훈 감독에 대한 신뢰가 가장 크지 않았나 싶다. 그게 ‘터널’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터널’이) 영화적으로 스토리를 쓰기에 원작 소설이 비극적이라 약점이 있었는데, 감독님이 각색을 통해 결말을 바꾸고 작업을 한 걸 보고 충분히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공식작전’도 심플한 라인이다. 심플한 라인이기 때문에 많은 영화적 요소를 넣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라인이 탄탄해서 잠재력이 많은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김성훈 감독이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서 그런 결정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비공식작전’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지만, 한 줄로 설명된 짧은 실화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그 외의 이야기는 모두 창작해야 했다. 이런 부분에서 느꼈을 어려움에 대해 묻자 하정우는 “그래서 어려웠다. 오랜 기간 그거 때문에 어떻게 캐릭터의 톤앤매너를 잡을지 몰랐다. 그 한 문장의 힘이 세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거기 갇히면 우리 영화의 기획 목표인 상업영화로서의 재미와 감동 때문에, 어떻게 그 무게를 어떻게 할지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었다. 김성훈 감독은 그 와중에서도 낭만을 찾으려고 하는 사람이다. 살기 위해서 그런 여유를 가진 거다.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 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조금씩 톤앤매너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리허설을 하면서 그 부담감에서 자유로워졌다. 나를 대입시키면서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런 무게감에서 자유로워졌다”라고 설명했다.
하정우와 주지훈. 신선하다고 표현하기는 어려운, 다른 작품이나 예능프로그램에서 두 사람의 투샷은 이미 대중들에게 익숙하다. 이런 기시감에 대한 고민을 묻자 하정우는 “제일 어려운 부분이다. 그거에 대한 솔루션이 있을까? 싶기도 했다. 늘 고민한다. 어떻게 하면 새로움을 드릴지, 어떻게 하면 기시감을 안 드릴지 고민은 오랫동안 했다. 주지훈 배우와 ‘신과 함께’에서 강렬한 인상을 줘서 뇌리에 박혀있다. 너무나 많이 봐왔고, ‘두발로 티켓팅’이라는 예능도 있었다. 그게 무섭고 두려워서 작품을 주저하고 반대되는 선택을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그건 안고 가야하는 평생의 숙제다.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지는 숙제고, 계속 고민해야하는 부분이다”라고 솔직하게 표현했다.
또 주지훈과의 호흡에 대해 하정우는 “‘신과 함께’ 이후에 시간이 흘렀다. 5년 만에 같이 연기를 했는데, 그 사이에 주지훈은 작품을 많이 했으니까 ‘조금 늘었나?’라는 기대감과 궁금함이 있었다. 첫 촬영이 공항에서 처음 만난 장면이었다. 의상을 입고 걸어오는 모습을 보면서 ‘구력이 쌓였구나’ 싶었다. 지훈이를 40대가 돼서 만났으니까, 그 모습 자체가 인상적이었다. 오랜만에 작업을 하는데, 같이 촬영하던 때가 기억이 나기 시작했다. 리허설을 진행하는데 대사를 맞춰보는 게 없이 그냥 시작하고, 어떤 날은 리허설 없이 첫 테이크를 하기도 했다. 약속을 안 했는데 서로 맞춰나갔다. 놀라웠다. 우리가 호흡이 참 잘 맞는구나 싶은 기억들이 떠올랐다”라고 회상했다.
또 비슷한 이야기를 다룬 ‘교섭’과 ‘모가디슈’와의 비교에 대해서도 하정우는 “각자만의 장점이 있다. ‘아이언맨’과 비교했을 때 우리영화가 더 재밌는 것 같다,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어떤 기준을 두고 얘기하기 어렵다. 그건 개인 취향 차이이기 때문이다”라며 “‘모가디슈’와 ‘교섭’으로 비교하면 실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아이언맨’ ‘미션 임파서블’보다는 재밌다고 할 수 있겠다. 철저한 내 개인 취향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하정우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묻는 질문에 “어느새 해를 기다리는 게 일상이 됐다. 해가 구름에 가려지면 촬영이 스탑됐다. 모든 스태프들이 하늘을 바라보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됐는데, 그 순간이 감동적이었다. 그 장면이 너무나 영화 같았다. 아직도 또렷이 기억하는 인상적인 순간이다”라고 회상했다.
하정우는 ‘로비’로 다시 한번 더 연출로서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하정우는 “더 지루해보이기 전에 새로운 작품을 기획을 해야 하나 싶다. 여러 생각이 든다. 우리는 왜 ‘양들의 침묵’같은 영화가 없을까라는 이야기를 했다. 요새 생각이 많다. ‘로비’를 준비하고 연출하려는 것도, 기존 상업영화 포맷이 아니라 ‘롤러코스터’ 같은 작품을 만들고 도전하고 하는 것이 또 다른 나의 통로일 수 있겠다. 배우로서는 책임져야하고 해야 할 것들이 한정돼있다 라면, 제작과 연출은 조금 더 편해지고 넓어지는 부분들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는 8월 2일 개봉하는 ‘비공식작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하정우 분)’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주지훈 분)’의 버디 액션 영화다.
하정우는 중동과에서 5년째 근무 중인 인물로,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로 향하는 인물 민준을 연기한다. 그는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곳에서 우연히 만난 현지 택시기사 ‘판수’와 함께 다이내믹한 사건들을 헤쳐가며 극강의 버디 케미를 선보일 예정이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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