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고급주택 사들이던 中, 이제는 자원부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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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의 고급주택 등에 집중됐던 '차이나머니(거대 중국 자본)'가 아시아와 중동·남미로 옮겨가고 있다.
AEI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대아시아·중동·남미 투자액은 245억 달러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최근 6년간 중국의 동아시아에 대한 투자 비중은 17.8%포인트, 중동·아프리카는 14.7%포인트, 남미는 3.3%포인트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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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공장, 중동·남미 광업 사업에 뭉칫돈
반면 美·유럽 등 서방국가 투자액 급감해
한때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의 고급주택 등에 집중됐던 ‘차이나머니(거대 중국 자본)’가 아시아와 중동·남미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니켈·리튬 등 핵심 광물 보유국에 무역·투자를 급격히 늘리며 자원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는 모습이다. 여기에는 비서구권 지역과의 결속을 강화해 대(對)중국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는 미국과 서방 동맹에 대응하겠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2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용한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최대 투자국은 인도네시아로 나타났다. 전체 해외투자액 295억 달러(약 37조 8280억 원) 중 17%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니켈 매장량이 1위인 나라다. WSJ는 “중국 기업들이 점점 더 많은 돈을 아시아·중동·남미의 광산 및 에너지 부문에 쏟고 있다”며 “이는 중요한 자원에 대한 접근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AEI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대아시아·중동·남미 투자액은 245억 달러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이는 중국 국영 에너지 기업인 중국해양석유(CNOOC)의 19억 달러 규모 브라질 투자 건, 자동차 제조사 그레이트월모터와 BYD의 태국 투자 건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BYD는 이달 브라질 자동차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6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실제로 중국의 해외투자는 2016년 정점(1961억 달러)을 찍은 후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이들 지역에 대한 투자는 오히려 계속 늘고 있다. 최근 6년간 중국의 동아시아에 대한 투자 비중은 17.8%포인트, 중동·아프리카는 14.7%포인트, 남미는 3.3%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서방국가에 대한 투자 규모는 가파르게 축소되고 있다. 같은 기간 중국의 대미·대유럽 투자 비중은 각각 24.8%포인트, 11.8%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중국의 대유럽 직접투자는 88억 달러로 10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요 7개국(G7)에 단행된 중국 투자 건수 역시 120건에서 13건으로 급감했다. 중국의 전체 해외투자에서 절반가량을 차지하던 G7의 비중은 지난해 18%(74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WSJ는 “몇 년 전만 해도 중국 투자자들은 뉴욕의 고급주택과 5성급 호텔, 유럽 부국의 자산을 거액을 주고 사들였다”며 “그러나 미국 주도의 서방과 관계가 악화되며 발을 빼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내수 부양을 위해 해외투자 자체를 줄이는 동시에 자본을 기존의 서구 경제에서 제3의 자원 강국으로 옮기는 작업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 서방국에 대한 자국 기업들의 투자와 인수합병(M&A) 역시 강력히 제재하고 있다. S&P글로벌의 루이스 쿠이즈 수석경제학자는 “전반적으로 중국이 해외 선진국으로 투자를 돌릴 여지가 줄고 있다”며 “중국의 해외투자가 향후 3~5년 내 크게 증가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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