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에 수주실적 주춤했던 현대건설… 2분기 ‘해외수주 잭팟’으로 기사회생
국내 주택시장에서 고전… 상반기 누적 9조3030억원
6조5000억원 규모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 수주가 ‘효자노릇’
지난 1분기 부진한 수주 실적을 보이며 주춤했던 현대건설이 2분기에 잇따라 ‘초대형 수주’ 계약을 체결하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상반기 종료를 불과 며칠 앞두고 체결한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Amiral) 프로젝트 등 해외 수주가 2분기 수주 실적을 이끈 것이다.
24일 현대건설이 발표한 상반기 연결 기준 신규 수주액은 20조72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지난 1분기 현대건설의 신규수주액은 5조9367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9430억원) 대비 33.6%가량 감소했다. 현대건설의 분기별 신규수주액은 지난해 2분기부터 꾸준히 감소해왔다. 결국 지난 1분기에는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직전 4개년도 1분기 평균 신규수주액인 7조9168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건설경기 악화로 인한 주택 시장 불경기가 문제였다. 올해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용 인상 등의 이유로 원가율이 1년 사이에 2.5% 늘어나면서 국내 주택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국내 주택 분양이 주춤하면서 현대건설은 상반기 3857가구만 분양해 올해 가이던스(실적 전망치)의 12%에 머물렀다.
현대건설은 지난 1분기와 2분기 국내 시장에서 각각 5조4420여억원, 3조8600여억원의 수주고를 올리는데 그쳤다. 상반기에 기록한 누적 9조3030억원은 전년 동기(17조9150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금액이다.
현대건설의 상반기 수주 실적을 방어한 것은 해외 수주였다. 지난 1분기에 4940억원에 그쳤던 현대건설의 해외수주액은 올해 2분기에 10조9300억원으로 폭등하며 전년 동기(2조170억원) 대비 441.9% 증가한 수주고를 올렸다. 이에 힘입어 상반기 현대건설은 해외 수주액은 11조424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3조1020억원)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사우디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가 해외 수주 실적을 견인했다. 현대건설은 상반기가 끝나기 불과 1주일가량 앞둔 지난 6월 24일에 아람코와 계약서에 서명하는데 성공했다.
아미랄 프로젝트는 사우디 국영 석유·천연가스 기업 아람코가 사우디 동부 쥬베일 지역 내 추진하는 사우디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사업이다. 규모는 한화 약 6조50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현대건설의 매출액 대비 30.86%, 국내 건설사가 해외 사장에서 수주한 프로젝트 중 역대 7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하반기에도 현대건설의 해외 시장 수주 전망은 밝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대건설은 사우디 가스프로젝트 3개에 대해 수주를 추진하고 있을 만큼 사우디가 주요 텃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3분기에 공개될 20억달러 규모의 사우디 자프라 2패키지 공사 입찰 결과를 시작으로, 사우디 사파니아CPF, 사우디 파드힐리도 수주에 나설 계획이다.
사업비만 5000억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거는 기대감도 크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삼성물산과 손잡고 30억달러 규모의 네옴시티 터널 3개 패키지에 입찰했다. 양 사는 네옴시티 더라인 터널 공사도 수주한 바 있어,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중동 뿐만 아니라 현대건설은 지난 14일 우크라이나 키이우 보르시필 국제항공사와 공항확장공사에 대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등 지속적으로 해외 수주를 이어나가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미국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고, 유럽에서도 금리 인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경기 침체를 경계해야 한다”며 “최근 사우디 등 중동 지역으로 시장이 집중돼 당장 위협이 되는 요소는 피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아시아, 유럽, 중동 등 다양한 시장에 진출해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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