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 박정민 "뱃사람처럼 보이려 10kg 벌크업…하염없이 먹어"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배우 박정민이 '밀수'의 뒷이야기를 터놨다.
24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영화 '밀수'로 돌아온 박정민과 만났다.
영화 '베테랑', '모가디슈' 류승완 감독이 2년 만에 내놓는 신작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밀수품을 건져 올리는 밀수로 생계를 이어가던 해녀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이다.
박정민은 해녀 춘자(김혜수)와 진숙(염정아) 밑에서 밀수를 배우다 야망을 갖게되는 장도리 역이다. 그저 시키는 대로 움직여오던 미숙의 장도리는 춘자의 부재로 밀수 판에 빈틈이 벌어지자 인생을 바꿔보겠다는 장대한 포부를 안고 빠르게 변모한다.
영화 '파수꾼'에서 출발해 '동주', '그것만이 내 세상',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로 예측불가한 변신을 거듭해온 박정민은 이번 '밀수'에서 다시금 한계를 깬다. 마냥 서투르기만 한 장도리가 악독한 '밀수왕' 권 상사(조인성)와 손잡게 되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그려내 당위성을 부여한다.
얼마 전 시사회로 '밀수'를 접했다는 박정민은 "긴장의 연속이었다. 제가 나온 영화를 못 본다.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하다 끝났다"고 극도의 설렘을 드러냈다.
류 감독과는 단편 '유령'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이다.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류 감독에게 "입덕했다"는 박정민은 "계속 영화를 찾아봤다. 류 감독의 영화에 나오는 대사가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굉장히 열정적이시다. 일할 때 뭐 하나 놓치지 않으려 내내 집중해 있는 걸 보면 기분이 좋다. 류 감독께서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면서 촬영하는데 배우들에게도 귀감이 됐다. 영화에 나오는 에너지의 원천이 아닐까"라고 봤다.
박정민은 '단단한 뱃사람처럼 보였으면 한다'는 류승완 감독의 바람에 체중 10kg을 찌웠다. "운동을 하면서 벌크업을 해야 했다. 살이 많이 쪘다. 류 감독께서 메리야스 입고 있는 모습에 반했다. '운동하지 말고 그대로 가는 건 어떻냐'고 해서 '감사하다'고 했다"며 "하염없이 먹었다"고 웃은 박정민이었다.
허술하고 빈틈이 숱한 장도리는 점차 무자비하게 바뀌어간다. 박정민은 장도리를 "길들여지지 않은 작은 개"라 표현하면서 "개가 짖는 느낌인 거다. 무서우면 짖잖냐. 때리려고 하면 피하면서도 계속 으르렁거린다"라고 부연했다.
또 박정민은 장도리가 "근본이 없다. 어려서부터 떠돌아다니면서 정체성이 만들어지기 전에 어른이 되어버렸다. 상황에 맞게 살아남는 법을 터득했다. 그러다보니 유혹에도 쉽게 넘어간다. 줏대가 없다"고 전했다.
다방 마담 옥분 역의 배우 고민시와 미묘한 관계를 보여주는 장도리이지만 박정민은 "러브 라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장도리가 상황에 맞춰 마음을 준다고 생각했다"는 생각을 꺼내놨다.
"현장에서 고민시가 되게 부러웠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박정민은 "뭘 하면 류 감독께서 다 '오케이', '고민시 천재'라고 했다. 전 '조금 더 해보자' 하면서 계속 더했다. 스태프들도 민시가 하면 빨리 끝나니까 좋아했다"고 해 웃음을 안겼다.
대선배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과 가깝게 합 맞춘 박정민은 "정아 선배 눈을 볼 때랑 혜수 선배 눈을 볼 때 느낌이 달랐다. 진숙을 바라봤을 땐 감정적으로 조금 흔들리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춘자를 바라보면서는 계속 머리를 돌린다"라며 "인성이 형이랑 연기하는 건 정말 편했다. 배려심이 남다르다. 연기가 좀 안 돼서 한 번 더 가면 배우 입장에서 미안하잖냐"라며 "그런데 더 해볼 수 있게 도와주신다. '매너남'이다. 멋있는 형"이라고 격찬했다.
끝으로 박정민은 '밀수'의 극장 관람을 당부했다. "극장에서 보니 지상과 해저의 대비되는 화면과 소리가 확연히 느껴지더라. 영화는 하나의 체험이라 생각한다. 극장에서 보면 체험이란 말이 조금 더 공감되지 않을까"라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밀수'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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