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웠던 송교창, 아쉬운 빅윙들의 빈자리

김종수 2023. 7. 2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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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의 플레이는 크게 장점에 특화된 유형과 공수겸장으로 나뉜다. 둘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위력이 달라질수있는데 고점은 전자, 안정감은 후자에 더 점수를 줄 수 있겠다.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일본과의 KB국민은행 2023 남자농구 국가대표 평가전을 1승 1패로 마무리지었다.


넉넉하게 낙승했던 1차전과 달리 2차전에서는 이런저런 문제점을 많이 노출했다. 하지만 평가전의 이유는 승패보다는 전력 점검차원이 크다. 문정현, 박지훈, 양재민, 이우석 등 대학선수및 평소 대표팀과 인연이 적었던 선수들까지 고르게 기용하며 다양한 전술을 시험해 본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앞서 언급한 장점 특화형으로는 전성현(32‧188.6cm)과 문성곤(30195.6cm)이 있다. 이른바 다재다능과는 거리가 있지만 자신의 특기가 확실한지라 그들이 있고없고에 따라 소속팀은 물론 대표팀 전력에도 변화가 생긴다. 어떤 면에서는 그만큼 대체불가한 유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일본과의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던 1차전에서 문성곤의 활약은 대단했다. 득점은 없었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폭넓은 활동량을 앞세워 수비와 궂은 일에서 공헌했고 리바운드도 9개나 잡아냈다. 공격 리바운드만 5개였다. 추일승 감독 또한 문성곤의 경기 영향력을 잘 알고 있던지라 22분이라는 적지않은 출장시간을 부여하는 모습이었다.


전성현의 활약도 상당했다. 17분 59초를 뛰며 14득점(3점슛 4개), 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지난시즌 중반이후 건강 문제 등으로 컨디션이 좋지않았으나 1차전에서의 활약을 통해 좋았을때의 감각을 되찾았음을 입증했다. 슛거리 및 타이밍 등에서 군더더기없는 모습을 보여줬으며 관심을 모았던 토미나가 게이세이(22‧189㎝)와의 한일 슈터대결에서도 판정승을 거뒀다.


문성곤과 전성현은 함께 뛸 때 시너지가 상당한 조합이다. 문성곤은 수비, 전성현은 공격(특히 외곽슛)에 특화된 선수들인지라 상대적으로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장점은 더욱 살릴 수 있다. 1차전 당시 하윤기가 일본팀 골밑을 압도하면서 차세대 간판 빅맨으로서의 존재감을 톡톡히 보인 가운데 문성곤이 전방위로 수비 공헌도를 가져가자 대표팀 디펜스는 경기내내 특유의 견고함을 잃지않았다.

 


수비가 안정되면 공격수들은 반갑다. 부담을 덜고 더욱 자신있게 장점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2차전에서는 반대의 상황이 벌어졌다. 문성곤이 불과 4분 24초밖에 소화하지못하는 가운데 전성현 또한 10분 56초동안 3득점(3점슛 1개)에 그쳤다. 문성곤이 없자 대표팀의 수비 조직력은 급격하게 흔들렸고 허훈 또한 수비 부담감 등으로 인해 컨디션이 떨어지며 5득점 4어시스트에 그쳤다.


앞서도 언급했다시피 문성곤과 전성현같은 선수들은 서로가 실과 바늘같은 존재다. 수비가 잘되지않으면 공격 특화선수는 다른 쪽에서 부담이 가중된다. 반대로 자신의 부족한 공격력을 커버해줄 선수가 없으면 아무리 수비가 좋아도 오랜시간 코트에 서기 쉽지않다. 때문에 이런 조합이 원활하게 돌아가지않는 경우에는 공수겸장 플레이어가 필요한데 아쉽게도 상당수가 이번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다.


이번 대표팀에서 가장 안정적인 공수겸장 스윙맨으로는 송교창(27‧201.3cm)을 첫손에 들수 있다. 송교창은 내외곽을 넘나드는 공격력에 더해 수비시에도 넓은 영역을 커버하며 상무입대 이전보다 기량이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모습이다. 일본과의 2차례 경기에서 허훈, 이승현 등과 함께 높은 출전시간을 가져가며 대표팀의 핵심임을 입증했다.


2차전 당시 대표팀은 송교창이 코트에 나서지 않을 때 경기력이 뚝 떨어지는 모습을 반복했다. 수비와 공격 양쪽에서 그만큼의 공헌도를 가져갈 포워드 자원이 없었던 이유가 크다. 때문에 팬들 사이에서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이번에 출전하지못한 다수의 장신 스윙맨들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많았다.


호주 일라와라 호크스의 이현중(23‧202cm)과 곤자가 대학교의 여준석(21‧203cm)은 그렇다치더라도 팀 플레이 조각으로 최고의 가치를 인정받는 안영준(28‧194.1cm), 리바운드 참가 능력이 발군인 양홍석(26‧195cm), 공수겸장에 더해 리딩능력까지 겸비한 포인트 포워드 최준용(29‧200.2cm)등의 공백은 분명 컸다.


이들이 있었다면 원활한 로테이션을 통해 공수에서 좀더 안정감을 가져가는 것을 비롯 전략‧전술 또한 다양하게 펼쳐나갔을 것이 분명하다. 빠진 선수들의 영향력, 보강해야할 부분, 전략의 다변화 문제 등 이번 2번의 한일전은 많은 쪽으로 대표팀에게 숙제를 남겨준 친선경기였다는 평가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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