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소포’ 정체는? 중국서 대만 경유해 보낸 ‘브러싱 스캠’으로 추정
우편물을 악용한 테러가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다행히 현재까지 수거된 소포에서 위험 물질은 검출되지 않았다. 경찰청에 따르면 7월 20일부터 24일 오전 5시까지 전국에서 "주문하지 않았거나 내용물을 알 수 없는 소포를 발견했다"면서 접수된 신고는 총 2141건이었다. 문제가 된 국제우편물은 노란색이나 검은색 우편 봉투에 'CHUNGHWA POST(중화우정)', 발신지로 'PO Box 100561-003777, Taipei Taiwan(대만 타이베이)' 등이 적힌 것들이다. 경찰은 이중 오인 신고로 드러난 1462건을 제외한 소포 679개를 조사 중이다.
현재까지 위험물질 검출 안 돼
2020년 7월 미국, 캐나다 등 국가에서도 절체불명의 외국산 소포들이 잇달아 발견됐다가 브러싱 스캠으로 밝혀져 시민들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당시 중국, 대만 주소가 발송지로 적힌 소포에는 식물 씨앗이 담겨 있었다. 이를 두고 생물테러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미국 당국 조사 결과 위험 물질은 검출되지 않았고, 단순 브러싱 스캠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때 북미 지역에서 발견된 우편물의 대만 경유 주소는 최근 국내에서 발견된 소포의 것과 같았다.
외교부, 中 당국에 사실관계 확인 요청
논란이 확산되자 대만 당국은 문제가 된 소포들이 중국에서 발송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대만 부총리 격인 정원찬(鄭文燦) 행정원 부원장은 7월 22일 대만 형사국의 1차 조사 결과, 문제가 된 소포들이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서 경유 우편 서비스로 대만에 보내졌고 다시 한국으로 발송됐다고 밝혔다. 정 부원장은 "이 사건은 고도의 경각심을 갖고 처리해야 한다"면서 "끝까지 추적 조사해 (국제 우편 시스템에서) 어떤 부분의 검사를 강화해야 하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주한 대만대표부도 같은 취지의 입장을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자체 조사 결과를 한국 경찰 등 유관 기관에 공유한 바 있다. 한편 외교부는 중국에서 최초 발송된 것으로 알려진 국제우편물의 구체적 정체에 대해 "중국 외교부와 관련 당국 및 해당 지방정부를 접촉해 신속한 사실관계 확인 및 설명을 요청했다"고 7월 23일 밝혔다. 중국 측은 한국 정부에 "중국 당국은 개입되지 않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국무총리 소속 대테러센터는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대테러센터가 최근 해외배송 우편물 신고 사건 관련 관계기관 합동으로 테러 혐의점을 분석한 결과 현재까지 테러와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조실은 "테러협박 및 위해 첩보가 입수되지 않았고, 인명피해도 없어 테러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정보·수사당국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등 해외 정보·수사기관과 함께 공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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