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부동산 투자 리스크…증권사, 해외부동산 투자 절반은 오피스

박채영 기자 2023. 7. 2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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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 경향신문 자료사진

멀티에셋자산운용이 조성해 홍콩의 오피스 빌딩에 투자했던 펀드 자산 대부분이 상각 처리된 것을 계기로 해외 부동산 투자 부실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오피스 공실률이 높아지고 경기부진까지 더해지며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가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2010년대 후반부터 해외 부동산 투자가 증가한 것을 감안할 때 올해 하반기부터 해외 부동산 투자 부실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해외 부동산 펀드 순자산총액은 75조9819억원이다. 한국에서 해외 부동산 투자가 확대된 것은 저금리가 한창이던 2016년~2017년부터다. 2014년 말 7조원대에 불과했던 해외부동산 펀드 순자산규모는 2016년 말 20조원을 넘었고, 2017년에는 30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었다.

금융투자협회

저금리 시절에 해외 부동산은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기대해볼 수 있는 대안으로 인식됐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해외 대체투자 자산에 본격적으로 투자를 늘린 시점은 2017년부터”라며 “저금리 기조와 맞물려 중수익-중위험 상품에 관심이 높아졌던 시기”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해외 부동산이 기대만큼 수익을 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코로나19와 경기부진 등을 겪으며 수익성이 급감했고, 일부 부동산은 부실화됐다. 올해 하반기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해외 부동산 펀드 중에는 부실 부동산에 투자한 상품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펀드 만기는 대체로 5년으로 대출 만기와 일치한다”며 “최근 해외 오피스의 공실이 증가하며 가치 하락이 이어지고, 대주단이 자본을 추가로 납입하지 않으면 현지 은행들이 리파이낸싱을 거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성을 보고 오피스 건물을 집중투자한 것도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재택근무가 확산되고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오피스 공실률이 급등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26개 주요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 규모는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15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오피스 건물에 대한 투자가 7조7500억원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외 숙박시설(17%·2조6350억원), 주거용(12%·1조8600억원), 물류(7%·1조850억원) 등의 순으로 비중이 컸다. 국가별로는 미국(47%·7조2850억원)과 유럽(26%·4조300억원)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최근 부실 우려가 불거진 해외 부동사 투자도 주로 오피스에 투자한 건들이었다. 미래에셋계열 멀티에셋자산운용은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GFGC)에 투자했던 2800억원 규모 펀드 자산의 약 90%를 최근 상각 처리하기로 했다. 이지스자산운용도 독일 트리아논 오피스 건물에 투자했던 펀드의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건물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신용평가 자료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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