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난 실패자”…멕시코 간 청년, 남미 휩쓴 스타로 인생역전

한국사회에 염증을 느끼고 멕시코로 건너간 여성이 5년도 채 되지 않아 팔로워 2460만명을 거느리는 인플루언서가 됐다. 김수진씨 페이스북 계정

"한국사회에서 나는 실패자였다".  

한국사회에 염증을 느끼고 멕시코로 건너간 여성이 5년도 채 되지 않아 팔로워 2460만명을 거느리는 인플루언서가 됐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멕시코의 틱톡 스타로 성장한 김수진씨(32)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현재 수도 멕시코시티에 거주하는 김씨는 '친구 아미가(Chinguamiga)'라는 닉네임으로 틱톡과 유튜브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아미가(Amiga)는 친구를 뜻하는 스페인어 ‘아미고(Amigo)’의 여성형 명사다. 틱톡 팔로워는 2460만명, 유튜브 구독자는 830만명이다.

서울에서 자란 김씨는 "한국에서 살 때 극심한 번아웃을 겪었다"며 "좋은 직장에 들어가지 못해서, 또 나이가 찼는데 가정을 이루지 않아서 나는 실패자나 다름 없었다"고 회고했다. NYT는 “한국은 과열 경쟁사회로 성공한 삶을 매우 좁게 정의하고 있다”며 “젊은 여성들의 경우, 채용기회가 감소하고 있는 데다 극심한 노동환경과 성차별, 높은 미적 기준 등에 직면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랬던 김씨가 멕시코로 건너간 때는 2018년이다.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를 마친 뒤 남미대륙을 여행한 것을 계기로 멕시코를 정착지로 선택한 것이다. 김씨는 “다시는 옛날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며 "한국의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가는 스트레스에서 탈출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멕시코에 있는 한국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중 코로나19가 유행했던 2020년 유튜브를 시작했다. 현지인을 상대로 3분 분량의 한국어 강좌를 올린 것. 처음엔 눈에 띄는 반응은 없었지만 온라인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에 한국 문화에 대한 짧은 소개 영상을 시작으로 ‘입질’이 오기 시작했다. 하루 만에 조회수 5000회를 기록했다. 이후 드라마·K팝·패션·문화 등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콘텐츠를 만들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한국어 강좌도 열성 수강생 76명이 동시 접속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김씨는 이외에도 온라인에서 한국 화장품 스토어를 운영하는 등 활동반경을 넓혀나가고 있다.  김씨는 “중남미 문화를 만끽하고 있다”면서 "너무나 소중해서 한시라도 낭비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시내 cine@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