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체가 돈 되는 시대…콘텐츠 IP로 영역 확장하는 산돌
크리에이터 콘텐츠 플랫폼 산돌이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확장 전략을 도모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폰트 IP에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을 출시하고, 폰트 플랫폼 서비스를 개시하는 방식이다.
산돌은 최근 Y2K 열풍에 힘입은 콘텐츠 IP 활용의 일환으로 17년 전 인기를 끌었던 산돌 픽셀 폰트를 재해석한 ‘SD 픽셀’ 시리즈 10종을 선보였다.
Y2K는 연도를 뜻하는 단어 ‘Year’과 숫자 ‘2’, 1000을 의미하는 말 ‘Kilo’의 앞글자를 따 만들어진 용어다.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 시기의 세기말 생활 양식을 가리킨다.
산돌의 ‘SD 픽셀’ 시리즈는 2000년대 초반에 웹폰트 형태로 처음 공개된 폰트 상품이다. 2006년 싸이월드에서 폰트 판매 서비스를 시작하며 ‘개성 표현 수단’으로 이용되는 등 높은 인기를 끌었다.
산돌 관계자는 “산돌이 보유한 폰트 IP의 새로운 가치 창출을 고민하던 중 뉴트로 트렌드에 맞게 픽셀 폰트를 선보였다”고 했다.
◆2000년대 PC 대중화와 함께 폰트 사용도 진화
초기 폰트는 현재의 ‘콘텐츠 IP’ 활용 양상과는 달리 내용을 옮기는 수단에 불과했다. 국내에서 자국 기술로 처음 한글 폰트를 선보인 시기는 1984년이다. 시초는 ‘산돌 타이포그라픽스’다.
2000년대 초반 PC가 대중화되면서 학교, 회사의 고정된 PC에 기본 폰트 이외의 다양한 폰트를 설치해 사용하는 시기가 시작됐다. 이후부터 폰트는 패키지·광고·포스터·도로 표지판 및 각종 인쇄물 등에 사용됐다.
폰트는 점차 싸이월드, 네이트온 등 초기 SNS의 등장과 더불어 디지털 공간에 개인의 감정을 표현하고 즐기는 수단으로 사용됐다. 싸이월드에서는 느낌별·용도별로 개성있는 폰트를 사용하는 것이 유행이 됐다.
2010년에 접어들며 인터넷 통신의 발달과 무료 서체의 배포가 활발해졌다. 다운로드 후 설치하는 폰트 사용 방식이 보편화된 것이다.
여러 기업들이 전용 서체를 무료로 배포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다운로드 방식의 폰트 사용 일반화에 일조한 셈이다. 배달의 민족 ‘배민체’, 현대카드 ‘유앤아이뉴’ 등이 대표적이다.
◆모바일 시대에 더 중요한 핵심 콘텐츠 소프트웨어
모바일 사용과 클라우드 환경이 일상화되며 폰트도 개별 설치가 아닌 플랫폼 서비스 형태로 변화한 지 오래다. 산돌은 이에 맞춘 폰트 플랫폼 서비스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2014년 산돌은 클라우드 방식의 폰트 플랫폼 ‘산돌구름’ 서비스를 개시했다. 폰트 파일을 하나하나 설치하거나 삭제하는 과정 없이도 클라우드에서 스트리밍하는 방식으로 폰트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결제 방식도 패키지 구매가 아닌 월별 구독 모델로 전환했다.
산돌은 2018년에는 개방형 폰트 플랫폼 서비스로 비즈니스를 확대했다. 2020년에는 산돌구름 서비스를 모바일에서 활용하도록 모바일 플랫폼을 출시했다. 지난해 8월 카카오톡이 iOS 시스템 폰트 외 다른 폰트를 사용 가능한 환경을 열며 누적회원 수는 100만명을 돌파했다.
폰트 산업의 활성화로 산돌의 실적도 우상향하는 추세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산돌의 매출액은 175억원, 영업이익은 8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실적은 2020년 99억원, 2021년 112억원에 이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영업이익 역시 2020년 35억원, 2021년 45억원에 이어 급상승하는 분위기다.
◆폰트 사용 범위·영역, 앞으로의 확장과 전망은
최근 우리 생활 속에서 폰트는 ‘활자’의 영역을 넘어선 지 오래다. 디지털 콘텐츠 및 커뮤니케이션의 수요와 공급이 급격히 확장하며 폰트를 사용하는 환경도 늘고 있다.
새로운 디지털 환경 속 폰트의 사용 빈도는 증가할 뿐 아니라 다양해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범주가 영상 자막이나 웹툰과 같이 이미지와 영상, 음악 등으로 광범위하게 넓어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웹툰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폰트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작품의 일부분을 이룰 뿐 아니라 번역을 완성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여서다. 예컨대 대사의 분위기에 따라 폰트 사용을 달리하면, 스토리를 보다 극적으로 돋보이게 하는 효과를 줄 수 있다.
산돌은 ‘산돌구름 웹폰트’를 선보이며 최적화된 폰트 파일을 생성해 사용자의 웹 브라우저가 원하는 폰트로 구현되게 하는 웹폰트 기술을 개발했다. 지난해 3월 국내 특허 등록을, 올해 3월에 특허협력조약(PCT) 등록을 완료했다.
산돌 관계자는 “앞으로 산돌은 이용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IP 개발 및 확장 등을 통해 더 나은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
▶ 클래식과 미술의 모든 것 '아르떼'에서 확인하세요
▶ 한국경제신문과 WSJ, 모바일한경으로 보세요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마흔 넘은 부장이 팀 막내"…간판기업 삼성전자에 무슨 일이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 "우리 애 졸업 때까지 결혼하지 마세요"…교사 울리는 갑질
- "쏘렌토, 아직 멀었다"…700만대 팔린 '기아 효자 車' [노정동의 오늘의 차]
- "한국 가면 꼭 해야"…외국인 관광객들 필수코스 된 이것
- "한국에선 실패자" 멕시코 간 20대女…인플루언서 된 사연
- [단독] 이병헌, 옥수동 빌딩 240억 매입…월 임대료만 8500만원
- 은지원 "법적으로 '돌싱' 아닌 '싱글'" 폭탄 고백
- 故 채수근 상병 동료들, 휴가 통제 당했나…해병대 "사실무근"
- 손석구 "'가짜 연기' 발언 반성, 남명렬과 손편지 주고받아"
- "아무도 죽이고 싶지 않다"…전사한 러시아 군인의 일기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