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사랑하게 됐다" 韓영화계 '보호자' 정우성 감독 합격 신고식(종합)
조연경 기자 2023. 7. 24. 14:47
'내달 15일 개봉' 영화 '보호자' 24일 제작보고회
정우성 감독 데뷔…김남길 박성웅 김준한 박유나 등 의기투합
아는 맛에 신선함을 더했다. 진정성 더한 긴장감이 신뢰를 부른다. 한국 영화계 '보호자'들이 선보이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로 막바지 여름 시장을 노린다.
내달 15일 개봉하는 영화 '보호자(정우성 감독)'가 오랜 기다림 끝, 24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제작보고회를 갖고 본격적인 개봉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보호자'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 배우 정우성의 첫 장편 영화 연출 데뷔작이자 김남길 박성웅 김준한 박유나 등 배우들이 의기투합해 제작 단계부터 업계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2년 연속 연초 소개되는 올해의 개봉 라인업에 올랐지만 해외 영화제 투어를 먼저 진행했을 만큼 한국 개봉까지 시일이 걸린 작품이다. 그 시간을 오롯이, 온전히 감내해야 했을 정우성 감독의 심경은 감히 예측도 불가 하다. 관객은 작품으로 평가하겠지만, 이 날 배우들이 먼저 만나 '감독 정우성'에 대한 반응은 숨 막힐 정도의 디테일 장인이었다고. 배우로서도 작품에 대한 책임감을 최우선에 두고 움직였던 정우성이 연출자로 내비칠 책임감은 두 번 말해 입 아프다.
이 날 행사 내내 긴장되는 마음을 쉽게 감추지도 못한 정우성은 "실감이 안 난다"고 운을 뗀 후 "'아, 오늘 제작보고회 하지. 잘하면 되지' 하는 마음으로 왔는데, 막상 현장에서 대면하니까 '진짜 하는구나' 싶어 떨리기도 하고 어떤 영화로 비춰질지 막연한 두려움도 있다. 만감이 교차한다"며 "나에게는 '어떤 영화'라고 단순하게 대답할 수 없는 작품이 '보호자'다.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서 이 작품을 대할 때는 어떤 시선으로 다가가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이 컸던 영화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액션 영화를 찾고 있었던 정우성에게 '보호자'는 최초 출연을 목적으로 제의 받은 작품이었다. 하지만 당시 '보호자'로 입봉을 준비 중이었던 감독이 개인 사정으로 하차하면서 그 자리는 정우성이 꿰차게 됐다. "프로젝트로 인해 이미 비워 놨던 시간이라 '그럼 내가 연출을 한 번 해볼까?' 말했더니 프로듀서가 기다렸다는 듯 '네 선배님' 하더라"고 회상한 정우성은 "익숙한 스토리 안에서 '내 색깔을 넣을 수 있는 큰 도전의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덧붙였다.
정우성 감독의 의미 있는 도전을 김남길 박성웅 김준한 박유나가 함께 했다. 김남길과 박성웅은 정우성과 남다른 친분을 자랑하는 관계이기도 하지만 정우성 감독은 캐스팅 과정에서 친분을 최대한 배제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시나리오를 보낼 때도 본인이 먼저 연락을 하는 것이 맞는지 아닌지까지 고민했다고 하니, 그 조심스러움이 얼마나 컸을 지 짐작 가능하다. "'형이 뭐 하는데 도와줘야지' 하면 온전한 의기투합은 없다"는 정우성 감독의 최종 캐스팅의 결정적 사유는 단연 캐릭터와의 조화였다.
정우성 감독은 "김남길은 나와 작품에서 만난 적은 한 번도 없다. 제 앞에서 하는 익살스러운 행위, 표현 방식들이 굉장히 사랑스러운데, 그 모습이 '보호자'에서 내가 연기한 답답하고 어둡고 무거운 수혁의 대척점에 있는 우진의 분위기였다"고 단언했고, "박성웅은 사실 사심으로 행보가 좌지우지되는 의리파다. '절대 그 마음으로 이 작품에 들어오면 안 된다'고 했지만 워낙 호탕한 배우라, 내가 그 접근을 넘어서기 위한 감독으로서 퍼포먼스를 입증하기 위한 부담을 갖고 촬영했다"고 밝혔다.
김준한이 정우성의 눈에 들어왔던 작품은 '박열'. 이후 '지푸라기를 잡고 싶은 짐승들'을 함께 하며 더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가 됐다. 그 인연이 '보호자'까지 이어진 셈. 오디션으로 합류하게 된 박유나는 오디션장을 들어선 순간부터 정우성 감독에게 진아로 보였다. 정우성 감독은 "'저 친구가 오디션에 관심이 있나?' 싶을 정도로 무덤덤했던 느낌과 유나 씨의 성향, 말투, 보이스톤 등 비춰지는 모습들이 딱 진아였다"고 흡족함을 표했다.
◆ "더 사랑하게 됐다" 배우들이 경험한 '감독 정우성'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 정우성의 감독 출격은 함께 해야 하는 후배 배우들에게는 단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부담보다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는 것이 함정. 정우성과 막역한 사이로 유명한 김남길도 "처음엔 좀 부담스러웠다"며 "현장에 대해, 배우에 대해 너무 많이, 잘 알고 계시는 감독님 아닌가. '쉽게 쉽게 못 가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만 개인적으로 사랑하는 선배이기도 하고, 선배님의 작품을 보면서 배우의 꿈을 키우기도 해 감독님으로 만난다는 것이 '숨 막히겠다'는 걱정 외 작품을 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고 정리했다.
정우성 감독이 진두지휘한 현장에 대해서는 "실제로 쉴 틈이 없었고 도망갈 구석도 없었다"며 "배우 입장에서 감독은 두 부류다. 배우의 연기 호흡을 명확하게 알고 있는 감독님, 미쟝센 중 하나로 생각하는 감독님. 어렸을 땐 '배우 호흡은 배우가 제일 잘 알아'라는 생각으로 감독님 디렉팅에 괜히 반항을 하기도 했는데, 정우성 감독님은 기본적으로 그럴 수 없는 감독님이었다. '이거 같아요' 하면 시키는대로 했다. 배우 호흡을 너무 잘 알아 무서웠던 부분이 있다. 디렉션이 명쾌했다"고 전했다.
몸을 사리지 않는 행동과, 위로가 된 한 마디까지 김남길은 사랑하는 정우성을 더 많이 사랑하게 됐다고. "나도 몸을 안 사리는 배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데 (정우성은) 비빌 데가 아니더라. ;이런 것까지?' 싶을 때가 많았다. 괜히 시키는 대로 한 것이 아니다. '보호자' 현장을 경험하고 다른 작품을 할 때 제작진이 '괜찮다'고 해도 '아니야. 우성이 형은 직접 해! 나도 내가 하겠어!' 따라 하기도 했는데 결코 쉽지 않았다. 나를 불사르게 하면서 겸손해지게도 만드는 현장이었다"고 리스펙했다.
또 "크고 작은 영화들을 해왔지만 그 동안 연출하는 분들에게 듣지 못했던 이야기도 우성 감독님을 통해서는 들을 수 있었다. 그 말을 해준 분이 우성이 형과 굉장히 유명한 카메라 감독님 딱 두 분이다. 자세히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편안해져도 된다'는 내용이었고 '현장에서 나를 이해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배우로서 위로 받을 수 있는 이야기를 해주셔서 좋은 감정들이 더 깊어졌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성웅은 "이정재, 정우성 선배들을 보면 '저 분들은 20대 때부터 어떻게 지금까지 이 위치를 유지하고 버틸 수 있을까' 늘 궁금하고 존경스러웠다. 그리고 이번에 감독으로 만나면서 '진정한 갑을 관계구나' 생각했다. 내 손발을 다 묶어 놓고 '박 배우님 이거 하지 마세요. 저거 하지 마세요' 하더라. 꽁꽁 묶인 상태에서 연기를 하다가 마지막 테이크 때는 또 '마음대로 해보세요'라고 했다. 그럼 난 '어차피 안 쓰실 거잖아요'라고 받아쳤다"고 폭로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흥미롭게 털어놓은 에피소드는 단연 정우성 감독의 '디테일한 디렉팅'을 어필하기 위함이었다. 박성웅은 "'정말 디테일이 살아있는 감독님이구나' 확실히 느꼈고, 처음 응국 캐릭터를 잡을 때 감독님께서 잡아 줬던 것들이 도움 됐다"고 고마워했다.
정우성의 러브콜을 받은 김준한은 '비트'부터 바라만 봤던 대선배의 부름이 믿기지 않았다고. "오랜 시간 선배님을 사모했다"며 김남길과 정우성을 두고 둘만의 사랑 싸움 아닌 싸움을 한 김준한은 "나 역시 감독님을 더 사랑하게 됐다. 남길이 형이랑 '누가 정우성을 더 사랑하나' 계속 대결하고 있다. 형은 우성 선배를 두고 '내 남자'라고 하는데, 나도 '내 남자이고 싶은' 마음이 있다. 감독님으로서 연기자 선배님으로서 존경심도 커졌고, 동생처럼 아껴주시는 것들이 많아 배우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든든한 형을 얻은 것 같은 느낌'이라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고 고백했다.
박유나는 "오디션장에서 감독님을 처음 뵀을 땐 무서웠다. 키도 엄청 크고 압도당하는 느낌이 있었다. 나름 긴장을 많이 했다. 그래도 '액션 영화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는데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엄마와 부둥켜 안고 춤췄던 기억이 난다"며 "현장에서는 아무래도 신인이다 보니까 여러가지 어려움들이 있었는데 감독님과 함께 하면서 무료 연기 레슨을 받은 느낌이었다.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의 기회를 주셔서 감사했다"고 인사했다.
"저 설레는 감정들을 오래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특유의 너스레를 떤 정우성은 "함께한 배우들에게 좋은 추억의 현장을 남겨주기 위해서는 그에 대한 책임감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영화의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관객 평가와 별개로, 적어도 만듦새에 있어서는 이 작품과 캐릭터를 선택한 배우들에게 어느 정도의 만족도는 꼭 선사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건 절대적으로 내 책임이다. 그 책임감에 대한 무게와, 어쩌면 오만할 수 있는 자신감이 나에게는 현장을 더 가치 있고 소중한 장소로 만드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나와 함께하는 현장에서는 무조건 즐거웠으면 좋겠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마음이다"고 진솔한 속내를 드러냈다.
◆ 변신 또 변신 '캐릭터의 힘'
이번 작품에서 정우성은 연출 뿐만 아니라 주연 배우로도 원맨쇼 활약을 펼친다. 평범한 삶을 살고 싶다는 꿈을 가진 남자 수혁은 조직의 보스를 죽이고 수감된 지 10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와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게 되고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겠다고 결심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수혁이 몸담았던 조직에서는 그의 삶을 철저히 망가뜨리려 하고, 이 과정을 정우성이 직접 연출하고 연기해 관객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어느 때보다 차갑고 묵직한 정우성을 만날 수 있다.
정우성은 "단순히 배우 입장에서 수혁을 표현했다면 그럴싸한 액션과 통쾌함을 우선적으로 추구했을텐데, 감독으로서는 수혁의 딜레마가 더 눈에 들어왔다. 폭력이 가장 자연스러웠던 사람인데 10년이 지나 그렇게 익숙했던 폭력의 행위, 단어 자체가 부자연스러운 상태에 놓였을 때, 자신의 모든 삶을 후회하고 반성하는 상황에 놓였을 때 '어떤 행위가 이뤄질까'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고 고심의 흔적을 내비쳤다.
때문에 액션도 '딜레마의 정당성'을 보여주기 위한 도구가 돼야 했다. 정우성은 "나의 아이를 찾기 위한 아버지의 분노로만 표현할 수 만은 없었다. 딸을 찾기 위한 아빠의 무절제 폭력이 아니라 '그런 상황에 놓인 성난 황소의 몸부림처럼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배우로서) 감독님의 디렉션이 뭔가 명확한 듯 하지만 막연하더라. 그걸 찾아 헤매기 바빴다"고 한 편의 모노드라마를 보는 듯한 자문자답을 이어 눈길을 끌었다.
수혁의 뒤를 쫓는 해결사 우진은 김남길이 맡아 과감한 연기 도전에 나선다. 순수함과 잔혹함이 공존하는 독특한 매력의 우진은 성공률 100%의 해결이자 일명 세탁기로, 조직의 2인자 성준(김준한)의 의뢰를 받고 수혁을 뒤따른다. 우진의 파트너이자 사제 폭탄 전문가 진아는 박유나가 분해 무자비하면서도 쿨한 매력을 선보인다. 바이크를 몰며 사제 폭탄을 제조하고 복잡한 건 딱 싫지만 자신보다 오빠 같은 우진을 보호하며 신선한 케미스트리를 전한다.
예고편 등 선 콘텐트 공개 후 '잘생긴 도른자 찰떡이다' '개짖는 소리 듣고 영화 보고 싶어진 적은 처음이다' 등 호평의 중심에 선 김남길은 "캐릭터를 봤을 때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로 묘사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감독님도 그런 쪽으로 제안을 주셨다. '전형적인 인물에서 벗어나서 다른 인물로 표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네가 제격이다' 해서 참여하게 됐다"고 명확한 참여 이유를 공개했다.
더불어 "사이코, 소시오패스 등에 보편적으로 내리는 정의 안에 캐릭터를 두지 않길 바랐다"는 김남길은 "종잡을 수 없고 천진난만한 순수함이 불러 일으키는 잔혹함을 표현하려고 했다. 내가 평소 우성이 형에게만 보여주는 스탠스가 있는데, 그걸 많이 살려 연기했고 '컷' '오케이' 보다 감독님이 웃는 사인으로 '됐어'라는 확답을 받았다"고 뿌듯해 했다. 박성웅은 "이번에 연기 안 하지 않았냐"고 거들어 현장을 또 한 번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장발의 헤어스타일과 거친 수염, 단정한 수트와 대조되는 파격적인 비주얼부터 화제를 모은 박성웅은 수혁이 몸담았던 조직 보스 응국 역을 맡아 특유의 카리스마로 극에 무게를 더한다. 김준한은 열등감에 시달리는 조직의 2인자 성준 역으로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꾀한다. 수혁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다는 콤플렉스와 불안에 사로잡혀 있는 성준은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세탁기로 불리는 우진과 진아를 고용해 수혁의 목숨을 노린다.
박성웅은 응국에 대해 "원래 보스다. 내가 보스가 되기 위해 수혁이 일을 처리했고 대신 (감방에) 들어간다. 그래서 나는 괜찮았다. 근데 그 사이 2인자가 된 얘(김준한)가 자꾸만 자기가 불안하니까 계속 건드리는 것이다. 응국은 수혁을 옆에 두고 싶었는데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하니까 아쉬워 하면서도 '그냥 보내줄까?' 생각하기도 한다"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박성웅도 장발의 비주얼로 시선을 사로잡은 바. 그간 다양한 빌런 캐릭터로 존재감을 자랑하며 악역전문배우 수식어까지 따낸 박성웅은 신선하고 새로운 빌런 이미지를 위해 장발과 수염 비주얼을 먼저 제안했다. 박성웅은 "감독님께서 '그러세요 해보세요' 했는데 테스트 촬영하는 날 내가 후회했다. 반가발이어서 4시간을 하고 있으니까 머리카락이 너무 아프더라"고 토로했다. 정우성 감독은 "배우가 하고 싶다고 하니까. 감독으로서 응국 캐릭터는 외피보다는 호흡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배우와 일단 타협점을 찾았다. '원하는 룩을 인정하고 현장에서 내가 꽁꽁 묶어야지' 했다"고 비하인드를 꺼냈다.
응국의 '얘'를 담당한 김준한은 "말씀처럼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해서 모두의 상황을 힘들게 몰고 간다. 수혁이 감옥에 가 있는 10년 동안 2인자 돼 있는 인물인데, 언제 내 자리를 빼앗길지 모르는 불안함 속에서 불안함에 시달리는 인물이다"고 말해 임팩트 있는 캐릭터를 가늠케 했다.
세간의 화제를 모은 박성웅의 '바밤바 삼행시' 시발점도 다름 아닌 '보호자' 현장이었다. 박성웅의 삼행시에 더 즐겁게 촬영을 할 수 있었다는 정우성의 말에 박성웅은 즉석에서 "'보'호해야 할 것 들이 많은 시기다. '호'우로 인한 비 피해 조심하시고, '자'신감 잃지 마시고 정우성 감독의 첫 장편 영화 '보호자' 보시고 바밤바 드셔라"라며 '보호자' 삼행시를 지어 박수 받았다.
여기에 더해 박성웅은 8월 15일 광복절 개봉하는 '보호자'를 보호하며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남다른 날 아닌가. 외화가 많이 개봉할 것 같은데 그 중심에 ('보호자'로) 태극기를 딱 꽂았으면 좋겠다"고 희망했고, 김남길은 "다른 영화보다 조금 더 떨리고, 많은 긍정적인 것들을 봐주셨으면 하는 영화다. 쉽게 볼 수 없었던 캐릭터 무비인 만큼 캐릭터 보는 재미가 많은 영화라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정우성 감독은 해외 영화제를 다니면서도 한국 관객들과 만날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는 진심으로 개봉에 대한 남다른 소회를 표했다. "선물 받을 사람은 따로 있는데 그걸 들고 계속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기분이었다. 해외에서 좋은 반응, 여러가지 반응들을 받을 때마다 '빨리 한국 관객 분들에게 보여주고 싶은데' 생각이 들면서 이상한, 외로움의 감정을 느끼는 시간이 보냈다. '매를 맞아도 한국 관객들에게 먼저 맞고 싶다'는 마음으로 다녔다." 돌고 돌아 만나게 될 국내 관객들에게 정우성 감독의 첫 발걸음은 응원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정우성 감독 데뷔…김남길 박성웅 김준한 박유나 등 의기투합
아는 맛에 신선함을 더했다. 진정성 더한 긴장감이 신뢰를 부른다. 한국 영화계 '보호자'들이 선보이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로 막바지 여름 시장을 노린다.
내달 15일 개봉하는 영화 '보호자(정우성 감독)'가 오랜 기다림 끝, 24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제작보고회를 갖고 본격적인 개봉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보호자'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 배우 정우성의 첫 장편 영화 연출 데뷔작이자 김남길 박성웅 김준한 박유나 등 배우들이 의기투합해 제작 단계부터 업계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2년 연속 연초 소개되는 올해의 개봉 라인업에 올랐지만 해외 영화제 투어를 먼저 진행했을 만큼 한국 개봉까지 시일이 걸린 작품이다. 그 시간을 오롯이, 온전히 감내해야 했을 정우성 감독의 심경은 감히 예측도 불가 하다. 관객은 작품으로 평가하겠지만, 이 날 배우들이 먼저 만나 '감독 정우성'에 대한 반응은 숨 막힐 정도의 디테일 장인이었다고. 배우로서도 작품에 대한 책임감을 최우선에 두고 움직였던 정우성이 연출자로 내비칠 책임감은 두 번 말해 입 아프다.
이 날 행사 내내 긴장되는 마음을 쉽게 감추지도 못한 정우성은 "실감이 안 난다"고 운을 뗀 후 "'아, 오늘 제작보고회 하지. 잘하면 되지' 하는 마음으로 왔는데, 막상 현장에서 대면하니까 '진짜 하는구나' 싶어 떨리기도 하고 어떤 영화로 비춰질지 막연한 두려움도 있다. 만감이 교차한다"며 "나에게는 '어떤 영화'라고 단순하게 대답할 수 없는 작품이 '보호자'다.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서 이 작품을 대할 때는 어떤 시선으로 다가가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이 컸던 영화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액션 영화를 찾고 있었던 정우성에게 '보호자'는 최초 출연을 목적으로 제의 받은 작품이었다. 하지만 당시 '보호자'로 입봉을 준비 중이었던 감독이 개인 사정으로 하차하면서 그 자리는 정우성이 꿰차게 됐다. "프로젝트로 인해 이미 비워 놨던 시간이라 '그럼 내가 연출을 한 번 해볼까?' 말했더니 프로듀서가 기다렸다는 듯 '네 선배님' 하더라"고 회상한 정우성은 "익숙한 스토리 안에서 '내 색깔을 넣을 수 있는 큰 도전의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덧붙였다.
정우성 감독의 의미 있는 도전을 김남길 박성웅 김준한 박유나가 함께 했다. 김남길과 박성웅은 정우성과 남다른 친분을 자랑하는 관계이기도 하지만 정우성 감독은 캐스팅 과정에서 친분을 최대한 배제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시나리오를 보낼 때도 본인이 먼저 연락을 하는 것이 맞는지 아닌지까지 고민했다고 하니, 그 조심스러움이 얼마나 컸을 지 짐작 가능하다. "'형이 뭐 하는데 도와줘야지' 하면 온전한 의기투합은 없다"는 정우성 감독의 최종 캐스팅의 결정적 사유는 단연 캐릭터와의 조화였다.
정우성 감독은 "김남길은 나와 작품에서 만난 적은 한 번도 없다. 제 앞에서 하는 익살스러운 행위, 표현 방식들이 굉장히 사랑스러운데, 그 모습이 '보호자'에서 내가 연기한 답답하고 어둡고 무거운 수혁의 대척점에 있는 우진의 분위기였다"고 단언했고, "박성웅은 사실 사심으로 행보가 좌지우지되는 의리파다. '절대 그 마음으로 이 작품에 들어오면 안 된다'고 했지만 워낙 호탕한 배우라, 내가 그 접근을 넘어서기 위한 감독으로서 퍼포먼스를 입증하기 위한 부담을 갖고 촬영했다"고 밝혔다.
김준한이 정우성의 눈에 들어왔던 작품은 '박열'. 이후 '지푸라기를 잡고 싶은 짐승들'을 함께 하며 더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가 됐다. 그 인연이 '보호자'까지 이어진 셈. 오디션으로 합류하게 된 박유나는 오디션장을 들어선 순간부터 정우성 감독에게 진아로 보였다. 정우성 감독은 "'저 친구가 오디션에 관심이 있나?' 싶을 정도로 무덤덤했던 느낌과 유나 씨의 성향, 말투, 보이스톤 등 비춰지는 모습들이 딱 진아였다"고 흡족함을 표했다.
◆ "더 사랑하게 됐다" 배우들이 경험한 '감독 정우성'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 정우성의 감독 출격은 함께 해야 하는 후배 배우들에게는 단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부담보다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는 것이 함정. 정우성과 막역한 사이로 유명한 김남길도 "처음엔 좀 부담스러웠다"며 "현장에 대해, 배우에 대해 너무 많이, 잘 알고 계시는 감독님 아닌가. '쉽게 쉽게 못 가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만 개인적으로 사랑하는 선배이기도 하고, 선배님의 작품을 보면서 배우의 꿈을 키우기도 해 감독님으로 만난다는 것이 '숨 막히겠다'는 걱정 외 작품을 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고 정리했다.
정우성 감독이 진두지휘한 현장에 대해서는 "실제로 쉴 틈이 없었고 도망갈 구석도 없었다"며 "배우 입장에서 감독은 두 부류다. 배우의 연기 호흡을 명확하게 알고 있는 감독님, 미쟝센 중 하나로 생각하는 감독님. 어렸을 땐 '배우 호흡은 배우가 제일 잘 알아'라는 생각으로 감독님 디렉팅에 괜히 반항을 하기도 했는데, 정우성 감독님은 기본적으로 그럴 수 없는 감독님이었다. '이거 같아요' 하면 시키는대로 했다. 배우 호흡을 너무 잘 알아 무서웠던 부분이 있다. 디렉션이 명쾌했다"고 전했다.
몸을 사리지 않는 행동과, 위로가 된 한 마디까지 김남길은 사랑하는 정우성을 더 많이 사랑하게 됐다고. "나도 몸을 안 사리는 배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데 (정우성은) 비빌 데가 아니더라. ;이런 것까지?' 싶을 때가 많았다. 괜히 시키는 대로 한 것이 아니다. '보호자' 현장을 경험하고 다른 작품을 할 때 제작진이 '괜찮다'고 해도 '아니야. 우성이 형은 직접 해! 나도 내가 하겠어!' 따라 하기도 했는데 결코 쉽지 않았다. 나를 불사르게 하면서 겸손해지게도 만드는 현장이었다"고 리스펙했다.
또 "크고 작은 영화들을 해왔지만 그 동안 연출하는 분들에게 듣지 못했던 이야기도 우성 감독님을 통해서는 들을 수 있었다. 그 말을 해준 분이 우성이 형과 굉장히 유명한 카메라 감독님 딱 두 분이다. 자세히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편안해져도 된다'는 내용이었고 '현장에서 나를 이해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배우로서 위로 받을 수 있는 이야기를 해주셔서 좋은 감정들이 더 깊어졌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성웅은 "이정재, 정우성 선배들을 보면 '저 분들은 20대 때부터 어떻게 지금까지 이 위치를 유지하고 버틸 수 있을까' 늘 궁금하고 존경스러웠다. 그리고 이번에 감독으로 만나면서 '진정한 갑을 관계구나' 생각했다. 내 손발을 다 묶어 놓고 '박 배우님 이거 하지 마세요. 저거 하지 마세요' 하더라. 꽁꽁 묶인 상태에서 연기를 하다가 마지막 테이크 때는 또 '마음대로 해보세요'라고 했다. 그럼 난 '어차피 안 쓰실 거잖아요'라고 받아쳤다"고 폭로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흥미롭게 털어놓은 에피소드는 단연 정우성 감독의 '디테일한 디렉팅'을 어필하기 위함이었다. 박성웅은 "'정말 디테일이 살아있는 감독님이구나' 확실히 느꼈고, 처음 응국 캐릭터를 잡을 때 감독님께서 잡아 줬던 것들이 도움 됐다"고 고마워했다.
정우성의 러브콜을 받은 김준한은 '비트'부터 바라만 봤던 대선배의 부름이 믿기지 않았다고. "오랜 시간 선배님을 사모했다"며 김남길과 정우성을 두고 둘만의 사랑 싸움 아닌 싸움을 한 김준한은 "나 역시 감독님을 더 사랑하게 됐다. 남길이 형이랑 '누가 정우성을 더 사랑하나' 계속 대결하고 있다. 형은 우성 선배를 두고 '내 남자'라고 하는데, 나도 '내 남자이고 싶은' 마음이 있다. 감독님으로서 연기자 선배님으로서 존경심도 커졌고, 동생처럼 아껴주시는 것들이 많아 배우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든든한 형을 얻은 것 같은 느낌'이라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고 고백했다.
박유나는 "오디션장에서 감독님을 처음 뵀을 땐 무서웠다. 키도 엄청 크고 압도당하는 느낌이 있었다. 나름 긴장을 많이 했다. 그래도 '액션 영화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는데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엄마와 부둥켜 안고 춤췄던 기억이 난다"며 "현장에서는 아무래도 신인이다 보니까 여러가지 어려움들이 있었는데 감독님과 함께 하면서 무료 연기 레슨을 받은 느낌이었다.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의 기회를 주셔서 감사했다"고 인사했다.
"저 설레는 감정들을 오래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특유의 너스레를 떤 정우성은 "함께한 배우들에게 좋은 추억의 현장을 남겨주기 위해서는 그에 대한 책임감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영화의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관객 평가와 별개로, 적어도 만듦새에 있어서는 이 작품과 캐릭터를 선택한 배우들에게 어느 정도의 만족도는 꼭 선사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건 절대적으로 내 책임이다. 그 책임감에 대한 무게와, 어쩌면 오만할 수 있는 자신감이 나에게는 현장을 더 가치 있고 소중한 장소로 만드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나와 함께하는 현장에서는 무조건 즐거웠으면 좋겠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마음이다"고 진솔한 속내를 드러냈다.
◆ 변신 또 변신 '캐릭터의 힘'
이번 작품에서 정우성은 연출 뿐만 아니라 주연 배우로도 원맨쇼 활약을 펼친다. 평범한 삶을 살고 싶다는 꿈을 가진 남자 수혁은 조직의 보스를 죽이고 수감된 지 10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와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게 되고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겠다고 결심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수혁이 몸담았던 조직에서는 그의 삶을 철저히 망가뜨리려 하고, 이 과정을 정우성이 직접 연출하고 연기해 관객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어느 때보다 차갑고 묵직한 정우성을 만날 수 있다.
정우성은 "단순히 배우 입장에서 수혁을 표현했다면 그럴싸한 액션과 통쾌함을 우선적으로 추구했을텐데, 감독으로서는 수혁의 딜레마가 더 눈에 들어왔다. 폭력이 가장 자연스러웠던 사람인데 10년이 지나 그렇게 익숙했던 폭력의 행위, 단어 자체가 부자연스러운 상태에 놓였을 때, 자신의 모든 삶을 후회하고 반성하는 상황에 놓였을 때 '어떤 행위가 이뤄질까'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고 고심의 흔적을 내비쳤다.
때문에 액션도 '딜레마의 정당성'을 보여주기 위한 도구가 돼야 했다. 정우성은 "나의 아이를 찾기 위한 아버지의 분노로만 표현할 수 만은 없었다. 딸을 찾기 위한 아빠의 무절제 폭력이 아니라 '그런 상황에 놓인 성난 황소의 몸부림처럼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배우로서) 감독님의 디렉션이 뭔가 명확한 듯 하지만 막연하더라. 그걸 찾아 헤매기 바빴다"고 한 편의 모노드라마를 보는 듯한 자문자답을 이어 눈길을 끌었다.
수혁의 뒤를 쫓는 해결사 우진은 김남길이 맡아 과감한 연기 도전에 나선다. 순수함과 잔혹함이 공존하는 독특한 매력의 우진은 성공률 100%의 해결이자 일명 세탁기로, 조직의 2인자 성준(김준한)의 의뢰를 받고 수혁을 뒤따른다. 우진의 파트너이자 사제 폭탄 전문가 진아는 박유나가 분해 무자비하면서도 쿨한 매력을 선보인다. 바이크를 몰며 사제 폭탄을 제조하고 복잡한 건 딱 싫지만 자신보다 오빠 같은 우진을 보호하며 신선한 케미스트리를 전한다.
예고편 등 선 콘텐트 공개 후 '잘생긴 도른자 찰떡이다' '개짖는 소리 듣고 영화 보고 싶어진 적은 처음이다' 등 호평의 중심에 선 김남길은 "캐릭터를 봤을 때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로 묘사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감독님도 그런 쪽으로 제안을 주셨다. '전형적인 인물에서 벗어나서 다른 인물로 표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네가 제격이다' 해서 참여하게 됐다"고 명확한 참여 이유를 공개했다.
더불어 "사이코, 소시오패스 등에 보편적으로 내리는 정의 안에 캐릭터를 두지 않길 바랐다"는 김남길은 "종잡을 수 없고 천진난만한 순수함이 불러 일으키는 잔혹함을 표현하려고 했다. 내가 평소 우성이 형에게만 보여주는 스탠스가 있는데, 그걸 많이 살려 연기했고 '컷' '오케이' 보다 감독님이 웃는 사인으로 '됐어'라는 확답을 받았다"고 뿌듯해 했다. 박성웅은 "이번에 연기 안 하지 않았냐"고 거들어 현장을 또 한 번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장발의 헤어스타일과 거친 수염, 단정한 수트와 대조되는 파격적인 비주얼부터 화제를 모은 박성웅은 수혁이 몸담았던 조직 보스 응국 역을 맡아 특유의 카리스마로 극에 무게를 더한다. 김준한은 열등감에 시달리는 조직의 2인자 성준 역으로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꾀한다. 수혁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다는 콤플렉스와 불안에 사로잡혀 있는 성준은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세탁기로 불리는 우진과 진아를 고용해 수혁의 목숨을 노린다.
박성웅은 응국에 대해 "원래 보스다. 내가 보스가 되기 위해 수혁이 일을 처리했고 대신 (감방에) 들어간다. 그래서 나는 괜찮았다. 근데 그 사이 2인자가 된 얘(김준한)가 자꾸만 자기가 불안하니까 계속 건드리는 것이다. 응국은 수혁을 옆에 두고 싶었는데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하니까 아쉬워 하면서도 '그냥 보내줄까?' 생각하기도 한다"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박성웅도 장발의 비주얼로 시선을 사로잡은 바. 그간 다양한 빌런 캐릭터로 존재감을 자랑하며 악역전문배우 수식어까지 따낸 박성웅은 신선하고 새로운 빌런 이미지를 위해 장발과 수염 비주얼을 먼저 제안했다. 박성웅은 "감독님께서 '그러세요 해보세요' 했는데 테스트 촬영하는 날 내가 후회했다. 반가발이어서 4시간을 하고 있으니까 머리카락이 너무 아프더라"고 토로했다. 정우성 감독은 "배우가 하고 싶다고 하니까. 감독으로서 응국 캐릭터는 외피보다는 호흡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배우와 일단 타협점을 찾았다. '원하는 룩을 인정하고 현장에서 내가 꽁꽁 묶어야지' 했다"고 비하인드를 꺼냈다.
응국의 '얘'를 담당한 김준한은 "말씀처럼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해서 모두의 상황을 힘들게 몰고 간다. 수혁이 감옥에 가 있는 10년 동안 2인자 돼 있는 인물인데, 언제 내 자리를 빼앗길지 모르는 불안함 속에서 불안함에 시달리는 인물이다"고 말해 임팩트 있는 캐릭터를 가늠케 했다.
세간의 화제를 모은 박성웅의 '바밤바 삼행시' 시발점도 다름 아닌 '보호자' 현장이었다. 박성웅의 삼행시에 더 즐겁게 촬영을 할 수 있었다는 정우성의 말에 박성웅은 즉석에서 "'보'호해야 할 것 들이 많은 시기다. '호'우로 인한 비 피해 조심하시고, '자'신감 잃지 마시고 정우성 감독의 첫 장편 영화 '보호자' 보시고 바밤바 드셔라"라며 '보호자' 삼행시를 지어 박수 받았다.
여기에 더해 박성웅은 8월 15일 광복절 개봉하는 '보호자'를 보호하며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남다른 날 아닌가. 외화가 많이 개봉할 것 같은데 그 중심에 ('보호자'로) 태극기를 딱 꽂았으면 좋겠다"고 희망했고, 김남길은 "다른 영화보다 조금 더 떨리고, 많은 긍정적인 것들을 봐주셨으면 하는 영화다. 쉽게 볼 수 없었던 캐릭터 무비인 만큼 캐릭터 보는 재미가 많은 영화라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정우성 감독은 해외 영화제를 다니면서도 한국 관객들과 만날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는 진심으로 개봉에 대한 남다른 소회를 표했다. "선물 받을 사람은 따로 있는데 그걸 들고 계속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기분이었다. 해외에서 좋은 반응, 여러가지 반응들을 받을 때마다 '빨리 한국 관객 분들에게 보여주고 싶은데' 생각이 들면서 이상한, 외로움의 감정을 느끼는 시간이 보냈다. '매를 맞아도 한국 관객들에게 먼저 맞고 싶다'는 마음으로 다녔다." 돌고 돌아 만나게 될 국내 관객들에게 정우성 감독의 첫 발걸음은 응원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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