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인가'…아버지 잡히자 딸이 4000억원대 도박사이트 운영

[아이뉴스24 신수정 기자] 징역살이 중인 아버지의 뒤를 이어 4천억원대 불법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딸이 실형을 선고받고 수백억원 추징도 명령받았다.

광주지법 형사2단독(판사 윤명화)은 24일 "도박 공간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5년을 선고하고, 608억원 추징과 압수 증거 몰수 등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이미 징역 13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아버지와 환산 금액이 4천억원에 달하는 비트코인 매개 불법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또 51억여원의 범죄수익을 자매와 함께 지인을 통해 자금세탁하고, 경찰에게 압수된 608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몰래 빼돌린 혐의도 적용됐다.

앞서 A씨의 아버지는 비트코인 거래 시세를 예측해 배팅해 맞추면 배당금을 주는 사이트를 운영하다 검거됐는데, A씨는 아버지가 붙잡히자 아버지 지시를 받아 해당 도박사이트를 대신 운영했다.

아버지의 변호사비와 생활비 마련 등을 위해 자매와 함께 비트코인을 차명 환전하던 A씨는 범죄수익 환수에 나선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A씨를 검거하던 당시 비트코인 1천798개를 압수했는데, A씨 일당은 일일 거래량 제한 탓에 압수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틈을 타 1천476개 비트코인(현 시세 기준 약 608억원)을 다시 빼돌리기도 했다.

A씨는 재판에서 "압수수색이 불법적이었고, 비트코인 도박사이트가 마진 거래사이트 성격으로 불법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비트코인을 압수한 과정과 절차에 위법성이 없었다"며 "가상화폐 마진거래 거래소를 표방했으나, 사실상 우연에 기댄 도박 공간에 불과한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운영한 것이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피고인은 아버지가 검거된 사이트 운영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고, 범죄수익은닉 범행을 적극적으로 실행했다"며 은닉해 압수하지 못한 비트코인의 시세를 고려해 608억원 추징도 명령했다.

한편 광주경찰청 범죄수익환수팀은 A씨와 함께 불법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3명과 범죄수익 은닉에 관여한 2명 등에 대한 신병 처리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신수정 기자(soojungs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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