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뇌졸중 골든타임[내 건강의 만사혈통]

박효순 기자 2023. 7. 24.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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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환자 60~70%, 치료 시기 놓쳐

■자연적 증상 해결 후에도 병원 방문을

여러 국가적 응급실 진료대란 사태를 겪으며 ‘골든타임’은 이제 누구나 한번쯤 들어보았을 유명한 단어가 되었다. 골든타임은 증상 발생 후 진료·치료를 받아 중증 응급질환 환자의 생존 및 예후를 개선할 수 있는, 그야말로 금과 같은 매우 중요한 시간대를 의미한다. 특히 뇌경색, 뇌출혈 등 응급 뇌혈관질환 환자가 발생했을 때 골든타임을 지켰는가의 여부가 환자의 생사와 향후의 삶을 결정할 정도로 환자의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지만, 흔히 뇌졸중의 골든타임은 4시간 30분이라고 한다.

뇌졸중 증상 발생 후 4시간 30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하면 정맥 내로 막힌 혈관을 뚫어줄 수 있는 혈전용해제를 투여할 수 있고, 24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하였고 시술로 추가적인 예후 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동맥으로 접근해 막힌 부분을 뚫어주는 동맥 내 혈전제거술을 시도할 수도 있다. 시간이 경과한 경우 치료를 통하여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적어지고 부작용 발생 위험도는 올라가서, 정맥 내 혈전용해제 투여나 동맥 내 혈전제거술을 시행할 수 없게 된다.

강민경 이대뇌혈관병원 뇌졸중센터 교수

뇌졸중에서 골든타임이 중요한 이유는 치료법에 제한이 생기는 점뿐만이 아니라, 한 번 손상된 뇌 조직은 다시 재생되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이다. 뇌졸중이 발생하였는데 빠른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뇌손상 부위가 중심에서 주변으로 점차 커진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UCLA) 의대 신경과 및 뇌졸중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뇌졸중이 발생한 이후 치료받지 않는 경우 매분 200만개에 달하는 신경세포가 사멸하고, 신경섬유의 길이로 계산한다면 매분 12㎞에 달하는 신경섬유가 소실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뇌졸중의 경우 뇌졸중으로 인해 손상이 발생한 신경세포와 신경섬유가 담당하고 있던 기능이 손상을 입어 뇌졸중의 후유증이 발생하게 되는데, 치료 시기가 지연될수록 손상의 범위가 넓어져 후유증도 커지게 되므로 골든타임 내 빠른 내원을 통하여 손상 범위를 최소화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후유증을 줄이는 데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뇌졸중은 사망의 위험성도 높지만 무사히 생존하더라도 후유 장애로 인하여 의료비의 지속적인 지출이 발생하거나 간병으로 인하여 가족이 경제 활동을 하지 못하고 간병에 매진해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부담이 큰 질환이다. 뇌졸중 증상이 발생한다면 골든타임 내 빠른 내원을 하여야 뇌졸중이 본인과 가족의 삶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면 좋겠다.

골든타임 내 빠른 방문을 위해서는, 뇌졸중의 증상을 사전에 숙지하고 거주지·직장 인근의 뇌졸중 센터의 위치를 파악하여 두는 것이 좋다. 뇌졸중의 증상은 다양하게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팔다리의 마비, 발음 장애, 발화 장애, 저림이나 감각의 저하이다. 이 외에도 전에 없던 두통이나 갑작스런 어지럼증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특히 뇌졸중 증상이 잠깐 나타났다가 회복되면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도 병원을 빠르게 방문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같은 증상이 발생하거나 증상이 지속될 때는 주의를 더욱 기울여야 한다.

또한 평소에 뇌졸중에 대한 전문 진료 및 치료가 가능한 병원, 특히 정맥 내 혈전용해제 투여와 동맥 내 혈전제거술을 시행할 수 있고 24시간 365일 운영이 가능하며 뇌졸중 집중치료실 등을 구비한 전문 병원을 숙지해 두면 금상첨화이다.

뇌졸중의 골든타임을 지키는 환자는 30~40% 정도이다. 아직도 60~70%의 환자는 치료받을 수 있는 시간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이상 증상이 있더라도 증상이 좋아질 것으로 여기며 지켜보거나, 다른 치료를 시도하다 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 정맥 내 혈전제거술이나 동맥 내 혈전제거술 치료를 받지 못한다. 뇌졸중의 손상 범위가 이미 넓어진 상태로 병원에 와서 후유증이 많이 남는 경우가 상당하다.

반대로 초기에는 팔다리를 아예 움직이지도 못하고 언어 장애도 심한 뇌졸중으로 내원하였으나, 빠른 내원을 하여 초급성기에 최선의 치료를 받고 뇌졸중 손상 범위를 최소화하여 후유증이 없이 살아가는 환자분도 계시다.

뇌졸중은 만성질환으로 갈 가능성이 높고 후유증이 오래 남기 때문에, 의사로서 후유증이 심한 환자들을 지켜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한다. 위의 법칙들을 숙지하여 뇌졸중의 증상이 나타나면 가능한 빠르게, 골든타임 내에 병원에 방문하여 치료를 받는 것이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길이다.

글·강민경 이대뇌혈관병원 뇌졸중센터 교수·신경과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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