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 유럽, "한국은 폴란드 최대 투자국…양국 관계 꽃피웠다"

유럽의 대표적인 싱크탱크 이머징 유럽이 윤석열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이머징 유럽은 유럽 23개국 주요 지역에 분석가와 특파원을 두고 리포트와 기사 등을 통해 약 250만 명에게 비즈니스와 정책에 도움이 되는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마렉 그리조르치크 이머징 유럽 리포터는 '폴란드와 한국의 번성하는 관계' 분석글을 통해 한국과 폴란드의 관계가 꽃을 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리조르치크 리포터는 "윤석열 대통령의 바르샤바 방문에 앞서 폴란드 국영 항공사인 LOT가 기존 바르샤바-서울 간 주 4회 직항 편을 보완하기 위해 11월부터 브로츠와프에서 서울로 가는 직항 편을 개설하기로 했다"며 "브로츠와프는 약 1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유럽 최대 전기 자동차용 리튬이온배터리 생산 업체인 LG 에너지솔루션이 위치하고 있어 해당 노선 개설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머징 유럽에 따르면 인천공항은 폴란드 정부가 계획 중인 항공, 철도, 도로 운송이 통합된 새로운 교통망 프로젝트(Centralny Port Komunikacyjny, 이하 CPK)의 자문 역할을 맡고 있다. CPK는 중부 및 동유럽에서 가장 큰 공항과 바르샤바와 각 지역을 연결하는 약 2000km의 새로운 고속 철도 노선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머징 유럽은 이번 분석글을 통해 한국이 폴란드의 최대 외국 투자국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현재 폴란드에 등록된 한국 회사는 약 550개로, 2021년 기준 한국의 폴란드 투자 규모는 19억 달러에 이른다. 이는 미국(3억 6400만 달러), 독일(1억 5500만 달러) 등과 비교해도 크게 앞서는 수치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양국 간 방위산업 교역의 계기가 됐다. 지난해 한국과 폴란드는 천무 로켓 발사대, K2 전차, K9 자주포, FA-50 전투기 등을 포함 137억 달러 규모의 무기 거래 계약을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폴란드 방문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방산 교역을 늘리기로 합의했으며, 특히 두다 대통령은 폴란드에 생산 기지 건설을 희망한다는 뜻도 밝혔다.

양국은 이번 한국-폴란드 정상회담을 계기로 추가 원자력 발전소 협력, 하이테크 산업 및 전후 우크라이나 재건을 포함한 분야에서 33개의 양해 각서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미징 유럽은 비엔나 국제경제연구소(Wiiw)가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폴란드를 비롯한 중부·동유럽 국가들이 혁신에 기반한 새로운 경제 모델로의 전환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호랑이들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한국과 대만은 잘 설계된 전략적 산업 정책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보여줬다"며 "중유럽과 동유럽의 EU 회원국들과 차이가 있지만 동아시아의 성공 사례는 귀중한 영감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최성근 전문위원 김상희 기자 ksh15@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