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먹으면 다 그래”...허리 아프고 목 뻐근한 이유, 디스크가 아니라고?

김지희 기자(kim.jeehee@mk.co.kr) 2023. 7. 2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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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최희승 연구팀
척추 후관절에 생긴 낭종이 통증 원인일수도
사진 출처=pixabay
허리나 목에서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 흔히 허리디스크를 가장 먼저 의심한다. 하지만 통증의 원인은 의외로 척추에 생긴 낭종(물혹)일 수 있다. 척추 낭종은 일반적으로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다만 발생 위치나 염증 정도에 따라 허리디스크로 불리는 요추추간판탈출증이나 척추관협착증과 비슷한 통증을 유발해 일상생활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척추 낭종은 디스크, 후관절, 황색 인대 등 척추의 구조물에서 발생한다. 이 가운데 허리나 목을 움직일 때 체중을 지지하고 과도한 움직임을 억제하는 후관절에 생기는 낭종이 요추후관절낭종이다. 요추후관절낭종의 발생기전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대부분 요추 하부의 단일 척추 분절에서 생기고, 척추나 관절의 퇴행, 척추전방전위증 등으로 인한 척추 불안정성이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추후관절낭종은 뼈와 관절의 퇴행을 겪는 60세 이상 고령층에게 주로 나타나 수술에 따른 동반 질환 발생 위험이 높다. 비수술 치료인 경피적 주사 치료를 택하면 수술과 비교해 간단하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금방 재시술을 받거나 결국 수술을 피하지 못한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대규모 메타 분석 연구에 따르면 시술을 받은 환자 중 약 35%가 평균 4개월 만에 재시술을 받았다. 전체의 38%는 평균 6~7개월 만에 수술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최희승 한의사 연구팀은 비수술 한의통합치료를 받은 요추후관절낭종 환자의 통증 호전과 낭종 자연 흡수를 확인한 임상 결과를 SCI(E)급 국제학술지 ‘Explore’에 게재했다고 24일 밝혔다.

요추후관절낭종 환자의 한의통합치료 경과<사진=자생한방병원>
연구팀은 허리 통증이나 하지방사통으로 자생한방병원을 내원한 4명의 환자를 연구 대상으로 선정했다. MRI 등 정밀검사를 통해 환자들의 증상 원인이 요추후관절낭종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추나요법, 침·약침 및 한약 치료 등이 포함된 비수술 한의통합치료를 진행했다. 그 결과 환자들의 통증과 관절 기능이 1~2개월 이내에 개선됐다. 통증 소실 시점에서 낭종의 일부분이 흡수됐지만 일정 기간 뒤 진행한 MRI 검사에서는 낭종이 자연흡수돼 없어진 경우도 확인했다.

비수술 한의통합치료 중 추나요법은 요추부를 포함한 흉추, 고관절 등에 진행했다. 침 치료는 척추 기립근 주위와 요추부 등 주요 혈자리에 이뤄졌다. 여기에 항염증 효과, 신경 재생과 관절 보호 효과가 있는 한약을 복용했다. 통증이 심한 경우 양방 협진으로 진통제 치료를 병행했다.

특히 임상례 중 1례는 신경척추 수술 연구학회에서 제시한 후관절 낭종 환자 5등급 분류 중 낭종 절제· 유합수술이 권고되는 4등급의 환자였지만 한의통합치료를 통해 회복했다. 이 환자는 척추관의 압박이 크고 척추 전방전위증이 있는 상태였다. 요통과 우측 하지방사통 모두 통증숫자평가척도(NRS)에서 매우 심한 정도인 8에 해당했는데 치료 1개월 뒤에는 2로 대폭 호전됐다. 1차 MRI 검사에서 7.2㎜ 크기였던 낭종도 외래 30회차엔 3㎜로 감소했다. 치료 종료 5개월 이후 낭종이 흡수된 것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신바로 약침과 한약의 항염증 효과, 침, 추나요법이 관절의 불안정성과 척추의 과부하를 정상화하고 낭종 감소에 도움을 줬을 것”으로 분석했다.

제1저자 최희승 한의사는 “이번 연구는 한의통합치료 후 요추후관절낭종 환자의 통증 호전과 낭종의 자발적 흡수를 확인한 최초의 사례”라며 “관련 질환에 대해 비수술치료의 새로운 대안과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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