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민재킴!" 장내 아나운서 소개에, 4만5000명 바이에른 팬들의 함성이 폭발했다

박찬준 2023. 7. 2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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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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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괴물' 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가 마침내 홈 팬들 앞에 섰다.

바이에른은 24일(한국시각)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팀 프레젠테이션' 행사를 가졌다. '팀 프레젠테이션'은 2023~2024시즌을 준비하는 바이에른 선수단이 팬 앞에서 인사를 하는, 일종의 출정식이다.

김민재는 이날 처음으로 홈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등번호 3번을 배정 받은 김민재는 다요 우파메카노에 이어 등장했다. 수비수 중 마지막이었다. 장내 아나운서가 "몬스터 민재 킴!"을 외치자 경기장을 찾은 4만5000명의 팬들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에스코트 키즈와 함께 피치 안으로 들어간 김민재는 손을 흔들며 팬들의 함성에 화답했다.

김민재는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훈련을 소화하며, 알리안츠 아레나 적응에 들어갔다. 이날 행사는 지난 2013년 바이에른의 트레블 10주년 기념행사를 겸해 열렸다. 앞서 바이에른-도르트문트 레전드 맞대결이 펼쳐졌고, 바이에른 여성팀 선수들도 등장해 팬에게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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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맨이 된 김민재는 공식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22일에는 첫 기자회견에 나섰다. 바이에른은 유튜브에 해당 영상을 공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얀 크리스티안 드레센 CEO가 함께 했다. 구단은 김민재에게 김치를 선물해 눈길을 끌었다.

김민재는 기자회견에서 호칭, 별명 등에 대해 언급했다. 호칭에 대해서는 "유니폼에는 민재라고 적혀있지만, '킴'이라고 불리는 게 좋다. 뛰었던 곳에서 그랬고, 팬들도 그렇게 부르고 있다"고 했다. 괴물이라는 별명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독일에서도 그 말에 부응하고 싶다"고 했다. 언어적인 부분에서는 "이탈리아에선 이탈리아어를 썼다. 운동장에서는 영어를 쓴다. 독일어도 빨리 배우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김민재는 자신의 장점에 대해서 "앞에서 선수들이 실수하거나 수비에서 위험할 때 처리하는게 내 장점이다. 성실한 선수로 기억됐으면 한다. 경기장에서의 변화가 어려운 적은 없다. 경기장에서 리더가 되어 함께 싸우고 싶다"고 했다. 김민재는 "감독은 내가 바이에른에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 말해줬다. 감독이 스리백을 쓴다면 스리백에서 뛸 것이고, 포백을 한다면 포백에서 뛸 것이다. 왼쪽에서 뛰라 하면 왼쪽에서 뛰고, 오른쪽에서 뛰라고 하면 오른쪽에서 뛰겠다"고 했다.

드레센 CEO는 "김민재에 대한 첫 인상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예의 바른 청년이라는 점"이라며 "수비 축구에서 최고의 수비수로 인정받은 선수이고, 수비의 중심에서 우리를 발전시킬 수 있는 선수다. 다재다능하다"고 했다. 이어 "김민재는 이미 한국의 전설이며 아시아 전체에서도 명성이 높다"고 김민재를 치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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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는 연일 화제의 중심에 있다. 독일 빌트는 김민재의 군대썰까지 전했다. 김민재는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군입대는 당연한 일이다. 군대가 없으면 나라가 존재할 수 없다. 나라를 지키는 일은 중요하다. 우린 그곳에서 총도 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25kg짜리 배낭을 메고 30km를 행군했다. 그래서 살이 빠졌다"고 했다. 김민재는 훈련 일정과 바이에른 이적이 겹치면서 고충이 있었다고 했는데, 김민재는 "한 달 전, 내가 훈련소에 들어가기 전에 뮌헨이 내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그 이후 나는 더 이상 외부와 접촉하지 못했다. 지금 이 자리에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스포르트1은 아시안컵 일정 문제도 거론했다. 스포르트1은 '김민재는 2024년 1월 12일부터 부터 2월 10일까지 열리는 아시안컵에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민재가 조별리그부터 참여할 경우, 호펜하임, 베르더 브레멘, 아우크스부르크와의 경기를 놓칠 것이다. 결승에 진출한다면 레버쿠젠과 묀헨글라트바흐, DFB-포칼 8강전까지 결장할 수 있다'고 했다. 아시안컵은 의무 출전 대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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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투헬 감독은 김민재 영입에 연신 싱글벙글이다. 바이에른은 20일 구단 SNS를 통해 '뮌헨에서의 김민재의 첫 날'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김민재가 바이에른 사무실로 이동하기 전부터, 오피셜 촬영, 이후 바이에른이 훈련하고 있는 테게른제에 합류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눈길을 끈 것은 김민재와 투헬 감독의 만남이었다. 영상 속 투헬 감독은 김민재를 보자 다가가 활짝 웃으며 끌어안아줬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와 손을 맞잡고 인사를 나누고는 볼까지 쓰다듬었다. 얼마나 김민재를 원했는지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투헬 감독은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며 "만나서 반갑다. 정말 기쁘다. 넌 정말 잘할거다. 확신한다"는 말을 전했다.

투헬 감독이 환대한 이유가 있었다. 오래전부터 김민재를 원했기 때문이다. 독일 TZ는 '투헬 감독이 첼시를 이끌던 2021년부터 김민재를 레이더망에 올렸다'고 했다. 바이에른 역시 김민재를 주시했다. TZ는 '바이에른의 전직 스카우트인 피르민 슈베글러는 이미 김민재가 페네르바체에 있던 시절부터 관찰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캡처=바이에른 SNS
사진캡처=바이에른 SNS

김민재도 특유의 성실한 태도로 투헬 감독의 미소에 화답했다. TZ는 '김민재가 투헬 감독의 제안을 거부한 뒤 바이에른의 롤 모델이 됐다. 김민재는 바이에른 훈련 캠프 한 가운데에 있으며, 투헬 감독의 찬사를 받았다'고 했다. 김민재는 휴가를 더욱 즐기다 팀에 합류할 수 있었지만, 먼저 팀에 합류하는 것을 택했다. TZ는 '김민재가 수비의 보스가 되 수 있도록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했고, 아시아 투어에 합류하라는 구단의 제안을 정중하게 거절했다. 김민재는 휴가를 즐기는 대신 전속력으로 시즌을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군사훈련과 휴식으로 몸이 아직 정상이 아닌 김민재는 사이클과 개인훈련을 통해 서서히 몸을 만들고 있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 영입 후 키커와의 인터뷰에서 "김민재는 키가 크고, 빠르고 매우 믿음직스럽다. 김민재가 이곳에 있어 정말 행복하다. 그와 몇 번이나 영상통화를 진행했다. 김민재는 진정한 남자이고, 언제나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아시아 투어부터 합류하는 게 더 편했을 텐데 김민재가 원하지 않았다. 독일 훈련에 합류하는 걸 선택한 김민재의 모습에서 얼마나 프로페셔널한 선수인지 알게 됐다"고 칭찬했다.

사진캡처=바이에른 뮌헨 홈페이지
사진캡처=바이에른 뮌헨 SNS

지난 19일 김민재는 마침내 바이에른 선수가 됐다. 바이에른은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나폴리에서 뛰던 김민재를 영입했다. 계약기간은 2028년까지로, 5년이다. 김민재는 3번 유니폼을 입는다'고 했다. 김민재는 정우영(슈투트가르트)에 이어 두번째로 바이에른에 입성한 한국 선수가 됐다.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5000만유로(약 710억원)으로 추정된다. 김민재는 나폴리와 계약 당시 바이아웃을 설정했는데, 5000만유로로 알려져 있다. 최근 나폴리와 협상 문제로 이적료가 다소 올라갔다는 보도도 있는만큼,그 이상이 될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한국 선수 최고 이적료이자 아시아 선수 최고 이적료임은 분명하다. 이전까지 한국 선수 최고 기록은 손흥민이 2015년 토트넘으로 이적할때 기록한 3000만유로(약 426억원), 아시아 선수 최고 기록은 나카지마 쇼야가 알두하일에 합류하며 기록했던 3500만유로(약 497억원)이었다.

김민재는 뤼카 에르난데스(8000만유로·약 1136억원)과 마타이스 더 리흐트(6700만유로·약 951억원)에 이어 바이에른 역사상 세번째로 비싼 사나이가 됐다.

사진캡처=바이에른 뮌헨 홈페이지
사진캡처=바이에른 뮌헨 홈페이지

김민재는 "바이에른은 모든 선수들의 꿈이다. 나는 바이에른에 오는 것을 고대했다. 나에게는 새로운 시작이다. 나는 여기서 발전을 계속할 것이다. 그들이 나를 얼마나 원했는지는 시작부터 명확했다. 내 첫 목표는 많은 경기에 나서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나는 가능한 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싶다"고 입단 소감을 전했다.

드리센 CEO는 "김민재는 지난 시즌 나폴리를 우승 시키며 매우 발전했다. 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피지컬적으로나, 멘탈적으로, 스피드적으로 매우 인상적이다. 우리는 그와 프리시즌을 함께 하게 돼 기쁘다. 그의 스타일은 우리 팬들을 즐겁게 할 것"이라고 김민재를 소개했다.

김민재는 곧바로 팀에 합류해 개인 훈련에 입했다. 김민재는 구단 공식 SNS에 "뮌헨에 오게 돼 흥분된다"며 "하지만 지금은 많이 부끄럽다"고 옅은 미소를 보였다. 사이클을 타고 있는 김민재에게 다요 우파메카노, 콘라트 라이머, 세르주 그나브리, 키미히 등이 다가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짧은 대화도 나눴다.

바이에른 팬들도 김민재를 환대하고 있다. 바이에른 SNS는 훈련장 빠져나가는 김민재에게 사인을 요청하는 다수의 팬들의 모습을 담긴 영상을 업로드했다. 김민재는 친절히 사인 요청에 응했다.

사진캡처=바이에른 뮌헨 홈페이지
사진캡처=바이에른 SNS

김민재는 전북 현대를 시작으로, 베이징 궈안, 페네르바체, 나폴리를 거쳐 바이에른까지, 그야말로 드라마 같은 비상을 이어오고 있다. 페네르바체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김민재는 지난 여름 나폴리 유니폼을 입었다. '레전드' 칼리두 쿨리발리를 첼시로 보낸 나폴리는 대체자로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한 시즌 동안 최고의 모습을 보인 '한국인 센터백'을 낙점했다. 나폴리는 바이아웃인 2000만유로를 지불하며, 스타드 렌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던 김민재를 하이재킹에 가까운 움직임으로 영입했다.

김민재는 입성 단 한 시즌만에 이탈리아를 정복했다. 9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리에A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하는 등 이렇다할 적응기도 없이 맹활약을 펼쳤다. 공격적인 루치아노 스팔레티식 전술 속 김민재는 공격적인 수비로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 기복 없는 수비로 최고의 활약을 펼친 김민재는 '2022~2023시즌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을 수상했다. 2018~2019시즌 처음 제정된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을 아시아 선수가 수상한 것은 김민재가 최초다. 우승팀 멤버가 이 상을 차지한 것 역시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김민재는 빗장수비를 탄생시킨 '수비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수비를 가장 잘 하는 선수'가 됐다. 김민재는 세리에A 공식 '올해의 팀'에도 선정되며, 올 시즌 세리에A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임을 재확인했다.

사진캡처=바이에른 SNS
사진캡처=로마노 SNS

김민재의 맹활약 속 나폴리는 33년만에 감격스러운 리그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나폴리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레전드' 고 디에고 마라도나가 활약하던 1986~1987시즌, 1989~1990시즌 이후 세 번째다. 김민재는 한국인 최초로 스쿠데토를 차지했다. 유럽 5대 리그 기준으로, 한국인이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것은 맨유의 박지성, 바이에른 뮌헨의 정우영 이후 세번째다. 수비수로는 첫 번째 우승이다. 아시아 선수가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한 것도 2000~2001시즌 AS로마의 나카타 히데토시 이후 처음이었다.

김민재는 이탈리아를 넘어 세계 최고의 센터백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파비오 칸나바로, 알렉산드로 코스타쿠르타 등 레전드들의 칭찬 릴레이가 이어졌다. 맨시티의 후벵 디아스, 존 스톤스, 바르셀로나의 로날드 아라우호, 레알 마드리드의 에데르 밀리탕 등과 함께 올 시즌 최고의 센터백으로 불렸다. 단 한 시즌의 활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폴리 역대 베스트11에 거론될 정도였다. 놀라운 활약으로 시즌 내내 빅클럽의 주목을 받은 김민재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가치가 상승했다. 트랜스퍼마르크트 기준 6000만유로까지 상승했다. 한국 선수로는 손흥민 보다 높은 최고 몸값이었다.

김민재는 올 여름 내내 맨유, 맨시티, 뉴캐슬, 리버풀, 첼시, 아스널, 토트넘,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파리생제르맹 등 빅클럽의 러브콜을 받았다. 한국 선수의 이적설이라고는 볼 수 없는, 그야말로 역대급 사가였다. 김민재 영입전은 마지막까지 뜨거웠다. 맨유와 뉴캐슬의 하이재킹 시도까지 있었다. 하지만 결론은 바이에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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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에게 공식 인사를 한 김민재의 다음 일정은 아시아 투어다. 바이에른은 올 여름 일본과 싱가포르에서 프리시즌을 치른다. 바이에른은 26일 도쿄에서 '유럽 챔피언' 맨시티전을 시작으로 29일 일본 J리그 가와사키 프론탈레와 경기를 치른다. 또 다른 '괴물' 엘링 홀란드와의 맞대결은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홀란드는 맨시티 이적 첫 해 놀라운 득점력을 과시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 역사를 새로 썼다. 맨시티는 창단 첫 트레블을 달성했다. 8월2일에는 싱가포르로 자리를 옮겨 리버풀과 만난다. 리버풀에는 김민재와 비교되는 버질 판 다이크가 있어, 또 한번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는 아시아 투어에서 데뷔전을 치를 전망이다.

바이에른맨 김민재의 축구 인생, 새 막이 열렸다. '바이에른 괴물'이 된 김민재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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