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보기 어려운 장마철··· 기운 없고 우울하다면

김태훈 기자 2023. 7. 2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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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이어진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잠수교에서 바라본 한강에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장마철 흐리고 비가 내리는 날이 이어지면서 ‘계절성 우울증’을 주의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나왔다. 무기력하고 우울감이 이어진다면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 만성 우울증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대비할 필요가 있다.

계절성 우울증은 일조량이 줄어드는 장마철이나 겨울철 등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 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특정 계절이나 기후에 영향을 받아 우울증이 나타났다가 환경이 바뀌면 나아지는 것을 반복한다. 전체 인구의 5% 정도가 이 질환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계절성 우울증 환자는 현저하게 무기력하고 잠이 많아지며, 탄수화물을 자꾸 찾거나 과식으로 체중이 증가하는 등의 특징을 보인다.

계절성 우울증은 특히 인체의 24시간 일주기리듬이 교란되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빛의 양이 줄어드는 밤에는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증가하고 아침 이후에는 감소하는 주기가 장마철처럼 일조량이 줄어드는 시기를 맞으면 변하기 때문이다. 멜라토닌 분비량이 늘어나면서 기분이 가라앉거나 잠이 쏟아질 수 있다. 손보경 인제대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증으로 불면증 또는 과다수면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수면위생을 잘 지켜야 한다”며 “일정한 시간에 기상하고, 낮잠은 되도록 피하며 낮에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쾌적한 상태로 잠자리에 들려면 여름철 적정 수면 온도인 24~26도로 실내온도를 맞추고, 습도 역시 적정 범위인 50~60%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 장마철에는 습도가 80~90%를 오갈 정도로 매우 습하기 때문에 에어컨이나 제습기를 활용해 미리 수면환경을 맞춰 두는 것이 권장된다. 낮 시간에도 햇빛을 쬘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산책 등 야외 활동을 하고, 비 때문에 외출이 어려운 날에는 실내에서의 간단한 신체활동이라도 하는 것이 수면에 도움이 된다.

우울증은 2주 이상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거나, 평소 흥미있던 활동에 관심이 없어지면 의심해 볼 수 있다. 또 체중이 크게 감소 또는 증가하거나, 불면 또는 과다수면 증상이 나타나고 피로감과 활력 상실, 부적절한 죄책감이나 집중력 감소 등을 경험하기도 한다. 특히 반복적으로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는 증상이 함께 나타나면 의료진의 전문적인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유영선 대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은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심해진다면 주저하지 말고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선입견으로 치료를 미루게 되면 만성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도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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