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공개된 디자인, 재등록 못하게 하는 법… 헌재 “합헌”

2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모습./뉴스1

이미 출원공개된 디자인과 유사한 디자인을 등록하지 못하게 하는 법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디자인보호법 36조 1항 단서 부분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심판이 청구된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24일 밝혔다.

해당 조항의 취지는 ‘디자인이 법률에 따라 국내에서 출원공개 및 등록된 경우 신규성을 상실한 것으로 보고 등록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디자인보호법에 따라 디자인을 등록해 특허청의 보호를 받으려면 ‘신규성’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하지만 이미 정식으로 출원공개돼 일반에 알려진 디자인이라면 신규성을 상실한 것으로 보고 재출원을 받거나 보호하지 않고 있다.

헌재는 출원돼 공개된 디자인은 재출원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아도 불이익이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일반에 공개된 디자인은 공공의 영역에 놓인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미 출원공개된 디자인에 대해 신규성 상실의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것에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A씨는 지난 2018년 5월 골프클럽용 헤드 디자인을 공보에 게재하고 출원공개했다. A씨는 디자인을 공개한 후 일부 수정하기 위해 기존 출원을 취하하고 새 디자인을 출원‧등록하려 했지만 거절당했다. 공개된 선행 디자인과 유사하고 이미 출원공개가 이뤄져 신규성을 상실했다는 이유에서다. A씨는 특허심판과 행정소송 등을 통해 불복했지만 모두 기각됐고, 재출원을 제한하는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청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