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균 장관 "`서울국제도서전` 재정적 탈선 행태 감사 중"

윤선영 2023. 7. 2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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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출판문화산업계의 불공정 관행에 칼을 빼들었다.

특히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가 주최하는 서울국제도서전 개최 과정에서 탈선행위를 확인했다며 담합 가능성 등을 면밀히 살펴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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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4일 서울 용산구 문체부 서울사무소 회의실에서 열린 K-북 비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문화체육관광부가 출판문화산업계의 불공정 관행에 칼을 빼들었다. 특히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가 주최하는 서울국제도서전 개최 과정에서 탈선행위를 확인했다며 담합 가능성 등을 면밀히 살펴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는 계획이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24일 서울 용산구 서계동에서 K-북 비전 관련 간담회를 열고 "K-컬처의 바탕과 추동력은 '책'과 '출판'이라고 생각한다"며 "산업의 지평을 넓히고자 여러 방안을 고민하면서 출판 분야를 들여다본 결과 여러 문제와 기득권적 요소가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지난달 출판진흥원 감사를 실시한 결과 서울국제도서전 개최와 관련해 여러 부분에서 부적절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울국제도서전은 1954년 전국도서전시회로 시작한 국내 최대 규모의 책 축제다. 출협이 주최하며 문체부가 약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원한다. 그러나 박 장관은 "출협은 도서전 기간 중 입장료와 출판사 등 참가기관들의 부스 사용료 등을 받아 수억원대의 수익금이 발생하고 감독기관인 출판진흥원은 국고보조금 집행을 포함해 수익금 사용까지 출협의 사업 운영을 집행·감독할 책임이 있지만 감사 결과 해당 부분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었고 탈선의 행태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출협은 보조금을 정산하는 과정에서 2018년부터 지금까지 수익금의 상세내역을 단 한차례도 제출하지 않았지만 출판진흥원은 확인 과정 없이 이를 그대로 추인했다. 또 출협은 문체부의 정밀감사에도 수익금 입출금 내역 일부를 지우고 제출하는 등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박 장관은 "지금까지 확인한 결과 (출협이) 수익금 내역 제출 시 지우고 제출한 부분 중 상당 부분이 해외의 참가기관으로부터 받은 참가비로 밝혀졌고 감사 전까지 이를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며 "이러한 치명적인 도덕적, 재정적 탈선이 의심되는 부분에 대해 출협은 지금까지 충분한 소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이어 "이 밖에도 서울국제도서전 수익금의 초과 이익 국고 반납 의무 등 기본적인 회계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허술함과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을 여러 군데서 발견했다"며 "국민의 땀과 피가 담긴 거액의 보조금을 받는 행사가 국민에게 불신과 불쾌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문체부는 출협과 출판진흥원의 묵시적인 담합이 있었는지, 이권 카르텔적 요인이 작동했는지를 면밀히 추적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장관은 "조사 결과 보조금법 등 실정법 위반 혐의가 밝혀지면 출협 책임자에 대해 관계당국에 수사 의뢰할 것이며 출판진흥원에도 정산 업무의 소홀함에 대한 감독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체부는 지난달 K-컬처의 바탕이 되는 K-북과 출판을 중심 사업으로 두고 출판문화산업계의 재도약을 위한 추진 전략 등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출판진흥원과 한국문학번역원 등 출판 정책을 집행하는 기관의 역량과 행태를 들여다보는 감사를 함께 진행했다. 그 결과 84억원의 예산이 지원된 출판진흥원의 '세종도서 지원 사업' 전반에 투명성 부족과 방만·부실 운영, 16억원의 보조금이 투입된 문학번역원의 번역출판지원 사업의 공정성 부족 문제 등을 지적하고 혁신을 촉구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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