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 조인성 “분량 적어서 스트레스…작품 선택, 대본 중요치 않다’”

2023. 7. 2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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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 신작 ‘밀수’…악덕 밀수왕으로 변신
스토리 판도 바꾸는 역할…화려한 액션도
“김혜수·염정아 알게 된 소중한 경험”
영화·OTT 시리즈·예능 종횡무진 활약
“연기, 늘 제로값…행간 재밌는 배우 소망”
[NEW 제공]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류승완 감독님 같은 분들과 작업할 땐 대본이 중요하지 않아요. (그 분들은) 이미 머리 속에 모든 게 있기 때문에 역할이 크든 작든 자기 몫을 하는 배우를 캐스팅하죠. 저도 제 몫을 어떻게 온전히 해낼지 고민했습니다.”

배우 조인성은 지난 2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밀수’에 임한 태도를 이같이 말했다.

조인성이 류 감독의 신작 ‘밀수’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영화 ‘모가디슈’ 이후 2년 만이다.

영화는 1970년대 중반 바닷가 도시 군천에서 밀수품을 건져 생계를 이어가던 해녀들이 일확천금의 기회를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조인성은 전국구 밀수왕인 권 상사를 맡았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밀수 사업을 확장하면서 악명이 자자해진 인물이다. 권 상사는 해녀 출신 밀수업자 조춘자(김혜수)와 손을 잡고 역대 가장 큰 밀수판에 뛰어든다.

[NEW 제공]

해녀 중심으로 돌아가는 영화에서 권 상사의 비중은 그리 큰 편은 아니다. 다만 권 상사는 영화의 판도를 크게 바꾼다.

조인성은 “권 상사가 영화에 등장하면서 국면이 전환된다”며 “판이 바뀌는 브릿지 같은 역할을 하는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분량은 짧지만 존재감은 강렬하다. 김혜수, 염정아 등 연기 내공이 깊은 배우들과 맞설 정도의 카리스마도 자랑한다. 해녀들의 수중 액션 만큼 화려한 지상 액션도 선보인다.

조인성은 “분량이 적은 것이 스트레스였다”며 “적은 분량 탓에 인물에 대한 설명이 잘 드러내지 않아 이를 잘 살리기 위해 연기 선생님과 뉘앙스 전달을 집중 연습했다”고 말했다.

[NEW 제공]

조인성은 ‘밀수’ 현장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배우 김혜수를 꼽았다.

그는 “김혜수 선배의 사랑을 받으면 없던 것도 나온다”며 “권 상사는 김혜수 선배가 만든 캐릭터”라고 강조했다.

조인성은 ‘밀수’의 소문난 팀워크에 대해서도 “배우의 태도가 좋으면 그 배우가 무엇이든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촬영 현장이었다”며 “김혜수 선배는 태양, 염정아 선배는 땅, 류승완 감독은 비 역할을 해서 후배들이 꽃처럼 잘 자라게 해줬다”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 작품을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김혜수·염정아 선배를 알았을까 생각한 적이 있다. 뭔가 모를 때 물어볼 수 있는 선배가 있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라며 “김혜수· 염정아 선배의 사랑을 놓치고 싶지 않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 ‘모가디슈’에서 이미 합을 맞췄던 류 감독과 조인성. 류 감독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조인성에 대해 ‘배우-연출자’의 관계를 넘어선 ‘인생의 동지이자 벗’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조인성은 “(영화 ‘모가디슈’ 촬영 당시) 한국 교민이 두 사람 밖에 없는 모로코의 한 마을에서 4~5개월 간 같이 고생하면서 많이 친해졌다”며 친분을 설명했다. 이어 “류 감독은 영화 밖에 모르는 사람이기 때문에 영화가 사라지면 류 감독이 사라지는 것이나 다름 없다”며 “그의 성실함이 류승완 감독을 만들었다”며 높이 평가했다.

[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영화 ‘클래식’, ‘비열한 거리‘부터 ‘더 킹’, ‘안시성’ 등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조인성. 그러나 여전히 연기의 한계를 매번 경험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한 작품이 잘된다고 해서 다음 작품을 잘한다는 보장이 없으니 매 순간 제로값에 놓여 있는 느낌”이라며 “연기를 잘하고 싶은 맘에서 오는 문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조인성은 올해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영화 뿐만 아니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드라마와 예능으로도 팬들을 찾는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무빙’과 tvN 예능 ‘어쩌다 사장 3’ 등이 방영을 앞두고 있다. 다음 달엔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도 크랭크인 한다.

그는 “작품들이 순차적으로 나올 줄 알았는데 한꺼번에 몰려서 너무 부담스럽다”면서도 배우로서 소박한 소망을 하나를 밝혔다.

“‘행간이 재밌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 작품도 재미있고, 저 작품도 나름 재미있어서 계속 궁금한 배우 말이죠.”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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