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준비하는 스타트업이 '집 안 단속' 잘하는 방법 [긱스]

2023. 7. 2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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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는 기업의 삶에 찾아오는 황금기입니다. 많은 창업가들의 목표이면서도, 신경 쓸 요소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재무제표의 신뢰성을 더할 내부통제제도와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준비 시점을 너무 늦게 설정하는 기업이 상당수라는 지적입니다. 강래경 브릿지파트너스 대표회계사가 한경 긱스(Geeks)를 통해, 내부통제·내부회계관리 보강의 시기와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봅니다.
상장을 목표로 하거나 투자를 유치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이라면 내부통제제도의 중요성에 대해 한 번쯤 들어 보았을 것이다.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내부회계관리제도 외부감사 부담 완화 등의 내용을 담은 ‘주요 회계제도 보완 방안’을 발표했다. 개정된 외부감사법에 대해 회계투명성을 제고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 반면, 기업의 감사 부담이 과도하게 증가했다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 금융위가 합의점을 찾아가며 제도를 안착시키는 데 힘쓰고 있는 만큼, 상장을 준비하는 스타트업도 해당 감사 환경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 

규모가 크지 않은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상장 이전에는 내부통제제도와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적용 의무가 없어 신경을 쓰지 못한다. 상장 직전 급하게 준비를 하게 되면 막연하고 과중한 업무로 느껴질 수 있다. 스타트업 상장 준비를 돕기 위해 내부통제제도와 내부회계관리제도란 무엇인지, 또 어떤 점을 고려하여 준비해야 하는지 논의해보고자 한다.  

 투명하고 또 투명하게상장 향하는 3대 요건

출처=한국거래소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라면 통상 코스닥시장 상장을 준비하게 된다. 코스닥시장은 중소기업, 벤처기업 등이 주로 상장되어 있으며 규모 요건이 비교적 낮은 것이 특징이다. 코스닥시장 상장 규정에 명시된 상장요건은 형식적 요건과 질적 요건으로 나뉜다. 이 중 질적 심사요건에서 코스닥 시장 상장 규정 제29조 제1항에서는 기업의 계속성, 경영투명성, 경영안정성 3가지를 심사요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경영투명성과 관련해선 기업지배구조, 공시체제, 이해관계자와의 거래, 상장 전 주식거래와 함께 내부통제제도를 명시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상장 심사 가이드라인에서도 상장예비심사 사전 준비사항으로 투자자 보호를 위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요건을 제시한다. 투자자 보호의 명목을 위한 내부통제제도의 중요성을 또 한 번 제시하는 셈이다. 첫째는 전문성 제고다.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은 상장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회계 및 공시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 회계 및 공시전문가의 부재 시, 상장 이후 예기치 않게 불성실공시법인 혹은 관리종목에 지정되어 투자자 보호를 저해할 수 있어서다. 내부 전문가 육성을 통해 상기 위험을 예방한다는 취지다.  

둘째는 투명성 강화다.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회계투명성 관련 요건이다. 기업 경영의 투명성은 경영진과 이사회 구성 및 의결 과정, 감사의 적절한 업무 수행,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필요성 및 조건 등 기업 경영의 전반에 걸친 투명성을 의미한다. 특히 과거 비정상적인 거래로 인해 상장예정법인의 경제적 가치를 훼손한 전례가 없어야 하고, 향후에도 그럴 것으로 기대될 수 있는 적절한 내부통제제도의 구축을 포함한다. 회계투명성은 과거 재무제표의 적정성뿐만 아니라 향후 관련 법규에서 요구하는 시한 이내에 적절한 재무자료의 공시가 가능한 내부 시스템의 구축을 포괄한다.  

셋째는 커뮤니케이션 강화다. 상장기업은 적극적인 IR 활동을 해야 한다. 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외부에 적시에 알려 투자자 친화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홈페이지 구축 및 IR 전담팀 등을 설치하여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내부 통제·회계 관리, 상장 전부터 준비해야

내부통제제도와 내부회계관리제도는 언제부터 신경 써야 할까? 먼저 정의를 살펴야 한다. 내부회계관리제도 설계 및 운영 개념 체계에 따르면, 내부통제제도란 △ 기업이 자원을 효과적, 효율적으로 사용 △ 정보 작성과 보고의 신뢰성 △ 법규와 정책을 준수 등 세 가지 목적 달성에 대한 합리적 확신을 제공하기 위해 실행되는 기업 내 절차를 말한다. 내부회계관리제도는 이 중 정보 작성과 보고의 신뢰성 관련, 외부에 공시되는 재무제표의 신뢰성 확보를 목적으로 한다. 거래가 발생해 재무제표가 작성되는 기업 내 프로세스에서, 재무제표를 왜곡시킬 위험에 대한 통제를 설계·운영해 재무보고의 신뢰성을 확보하려는 목적이다.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 대상은 누구일까?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의 회사들은 내부회계관리제도를 갖춰야 한다. 주권상장법인으로서 직전 연도 말 자산 1000억원 이상 회사들은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감사를 받아야 한다. 내부회계관리제도 검토란, 경영진이 작성한 내부회계 운영실태보고서를 대상으로 담당자에게 질문 위주 검증만 하는 것이다. 내부회계 감사란 주요 내부통제 자체를 감사인이 통제 재수행, 문서 검사 등 직접 검증해 감사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다.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보고서는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와 별도로 작성돼 재무제표 감사보고서에 첨부된다. 

지난달 금융위 발표에 따라 중소 비상장회사들의 경우 신규 상장 시 내부회계 외부감사를 3년간 유예하게 됐다. 하지만 이것이 내부회계관리제도 자체를 두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감사 대상이 아니더라도 대표자는 이사회에 운영실태보고서를 보고해야 한다는 점, 상장 3년 후 시점부터는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를 받아야 한다는 점, 상장 심사 시 내부통제가 포함된 질적 요건이 심사에 포함된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스타트업 상장 준비 시점부터 내부통제 및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서는 엄격한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내부통제제도는 회사 내 업무분장 및 프로세스를 전반적으로 고쳐야 하는 대공사가 될 수 있다. 결국 목표가 상장인 스타트업이라면 상장 준비 이전 시점부터 내부통제를 고려해야 한다. 

 설계의 마법내부 회계 관리하는 6대 원칙

실무적으로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 절차는 아래의 단계대로 이루어진다. 회사의 실무자는 이 단계에서 프로세스 이해부터 참여해 기간중에 계속 감사인 및 외부 자문사, 현업과 함께 재무제표의 왜곡 표시 위험을 일으키는 통제를 설계·운영하게 된다. 

먼저 ‘스코핑(Scoping)’이다. 내부회계관리제도는 재무제표의 신뢰성에 대한 합리적 확신만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므로 모든 계정과목 및 주석이 아닌 유의한 계정과목과 주석 정보만 대상으로 할 수 있다. 중요성 기준에 따라 재무제표 수준에서 유의한 계정과목을 식별하는 것이다.

다음은 프로세스 이해다. 각 거래 흐름을 비슷한 경제적 사건에 따라 그룹화하여 업무 프로세스를 결정한다. 매출액, 구매, 급여, 자금 등이 대상이다. 프로세스별 거래 흐름을 줄글로 기술한 문서인 업무 기술서, 그림으로 나타낸 문서인 업무 흐름도(Flow chart)가 이 과정에서 생성된다. 이어서 위험 식별이다. 업무기술서와 업무흐름도를 바탕으로, 프로세스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을 식별하며, 재무제표의 왜곡 표시를 일으키는지 등에 따라 위험의 중요도 또한 파악한다.  

통제 활동 설계가 다음 단계다. 위험에 대응되는 통제 활동을 식별하는 행위다. 식별된 위험과 중요도, 통제 활동 및 통제 수행자와 관련 문서 등이 기술된 문서인 ‘RCM(Risk Control Matrix)’가 작성되는 단계다. 이어 설계 테스트다. 감사인은 하나의 샘플을 선정해, 구축된 RCM에 근거한 통제 활동이 효과적으로 재무제표 왜곡 방지를 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평가한다. 마지막으로 운영 테스트는 설계된 일련의 과정이 효과적으로 운영·실시 되고 있는지 확인·평가한다. 수행 빈도 및 위험 수준 따라 상이한 샘플 수를 선정해, 통제 활동에 대한 증빙을 수령하고 평가한다.  

 '용역 수행형' 외무 자문사는 오히려 '독'

상장을 준비하는 스타트업이 통제활동을 구성하다 보면, 실무적 어려움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실무자 입장에서는 업무가 과중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 통상적으로 수행하던 프로세스에 업무나 승인권자를 추가하거나, 시스템을 변경하거나, 팀이나 부서를 신설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감사인의 지적이 적시에 이루어지고, 회사 상황에 맞춘 외부 자문사의 단순하고 효율적인 개선이 이루어지는 것이 좋다. 좋은 감사인 여부를 따져야 하는 이유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좋은 감사인이란 기업의 재무 공시와 관련된 리스크를 줄여주면서도, 기업에게 적절한 시기에 이슈를 공유하여 내부회계 미비점을 적시에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곳이다. 감사인이 기말 감사 기간이 되어서야 내부회계 미비점 이슈를 제기해 제도를 개선할 여지가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감사를 하면서 부득이하게 이슈를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나, 충분한 연중 감사를 통해 내부통제 관련 이슈를 충분히 검토 및 개선할 시간을 확보해 주는 감사인과 함께한다면 효율적인 업무 수행이 될 것이다.  

외부 자문사와의 궁합도 면밀히 따져야 한다. 내부회계관리제도 본격 도입 이후 많은 기업들이 외부 자문을 받고 있다. 해당 자문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은 금전적 부담도 있겠지만, 내부 자원도 소모된다. 자문을 받더라도 결국은 내부 인력이 현업으로부터 프로세스를 전달받아 파악하고 증빙을 수령 및 전달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해당 과정에서 효율적인 프로세스 파악과 업무 분담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오히려 내부 인력이 자문사와 감사인에 대한 이중고 부담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외부 자문사가 제공하는 용역이 단순히 기업이 제공해 주는 프로세스와 증빙을 전달받아 기계적으로 산출물만을 작성하는 것인지, 감사인이 제시할 수 있는 이슈에 대해 선제적으로 개선해 줄 수 있는 곳인지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기말에 집중될 수 있는 설계 및 운영평가 이슈를 최대한 감소시켜 업무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외부 자문사라면 회사의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준으로 외부 자문의 필요성을 판단한다면 비용보다는 효용이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강래경 브릿지파트너스 대표회계사

△ 공인회계사·세무사
△ 삼정 KPMG
△ KB국민은행 중소기업컨설팅부
△ 한국여성벤처협회 멘토단
△ 재무실사 및 감사·M&A·CFO 자문
△ 브릿지코드 파트너 C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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