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떠난 中 투자금, 동남아·중동으로 대거 이동”

정미하 기자 2023. 7. 2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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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정치적으로 미국 등 서방과 갈등을 빚으면서 중국 자본의 이탈도 가속하고 있다.

중국 자본이 서방을 떠나 가장 많이 몰린 곳은 인도네시아로 동남아는 물론 중동, 남미 등 중국과 정치·경제적 협력을 다지는 지역으로 이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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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정치적으로 미국 등 서방과 갈등을 빚으면서 중국 자본의 이탈도 가속하고 있다. 중국 자본이 서방을 떠나 가장 많이 몰린 곳은 인도네시아로 동남아는 물론 중동, 남미 등 중국과 정치·경제적 협력을 다지는 지역으로 이전하고 있다.

23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자본에 대한 적대감이 커지면서 중국 투자금이 서구에서 빠져나가고 있다”며 “중국 기업들은 동남아의 공장, 중동 및 남미의 광업과 에너지 프로젝트에 지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중국 정부가 이들 지역에서 동맹을 강화하고 중요한 자원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위안화. / 로이터 연합뉴스

유엔(UN)에 따르면 중국의 해외 투자는 지난해 약 1470억달러(약 189조1155억원)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해외 인수합병(M&A)이 급감하고, 중국 정부가 해외 투자에 대한 규정을 강화한 영향이다. 해외 투자가 정점을 이뤘던 2016년(1960억달러·약 252조1932억원)보다 25% 줄었다. 중국의 유럽에 대한 외국인 직접 투자 역시 2022년 88억달러(약 11조3229억)로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6년까지만 해도 중국 정부는 해외 투자를 적극 장려했다. 전 세계에 걸쳐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함이었다. 이에 중국 대기업은 글로벌 은행, 호텔 체인, 영화관 등에 막대한 현금을 쏟아부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 등에 따르면 중국 기업과 국영 기업이 2016년에만 주요 7개국(G7)에 120건을 투자했다. 이 중 63건은 미국에 대한 투자였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중국이 G7에 투자한 건수는 13건에 불과했다. 중국이 G7에 투자한 금액은 2016년 840억달러(약 108조828억원)에서 지난해 74억달러(약 9조5215억)로 10분의 1 이하로 줄었다.

반면 중국 기업과 국영 기업은 아시아, 남미, 중동 지역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이들 지역에 대한 지난해 투자금은 245억달러(약 31조5241억)로, 2021년보다 13% 증가했다. 중국 국영 석유 기업인 중국해양석유(Cnooc)가 브라질에 19억달러(약 2조4447억)를 투자했고, 전기차 기업 BYD가 태국에 투자한 것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WSJ는 “미국 등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투자를 차단하고 있는 만큼, 중국의 해외 투자가 전성기 때로 돌아갈 것 같지 않다”며 “위안화 약세, 중국 민간 부문의 성장 약화 등의 이유로 중국 정부 역시 해외로의 투자금 유출을 억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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