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 인상보다 쏠쏠하네”…미국 경제를 떠받치는 팁 문화
이명철 2023. 7. 2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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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나 유럽으로 여행을 갔던 사람이라면 레스토랑이나 카페를 갔을 때 빠지지 않는 '팁(Tip)' 문화를 한 번쯤은 겪었을 것이다.
금융 서비스 회사인 뱅크레이트가 5월 미국인 약 2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소비자들은 팬데믹 때보다 팁을 덜 주고 있었으며 41%는 기업이 팁에 너무 의존하지 말고 직원들에게 더 나은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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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중소기업 중 16%가 팁 요청…코로나 이후 두 배”
“코로나로 경영 어려워” 직원 임금 인상 책임, 고객 전가
직원 급여 불규칙할 수도…“너무 높은 팁 의존도 줄여야”
◇“왜 기업들은 팁 요청을 멈추지 않을까”
이미 음식 같은 서비스에 대한 가격을 충분히 지불했음에도 종업원을 위한 팁을 챙겨줘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왜 기업들은 팁 요청을 멈추지 못할까(Why Businesses Can’t Stop Asking for Tips)’라는 기사를 통해 미국 기업들의 팁 문화를 다뤘다.
팁 문화는 레스토랑·바 같은 음식점을 넘어 주스 가게, 가전제품 수리업체는 물론 식물 가게로도 확산하고 있다. 서비스를 받은 고객에게 추가 금액을 직원에게 주라는 요청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직원 관리 소프트웨어 회사인 홈베이스 조사에 따르면 517개의 중소기업 중 팁을 남기도록 요청한 곳은 16%로 2019년 6.2%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수천개 기업에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페이첵스도 올해 5월 기준 근로자가 팁을 받는다고 응답한 고용주 비중이 6.3%로 2020년 5.6%보다 증가했다고 전했다.
기업들이 팁을 요청하는 이유는 직원의 임금을 올리지 않으면서 소득 증대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셰헤라자데 레만(Scheherezade Rehman)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미국 경제는 어느 때보다 팁 의존도가 높다”며 “미국 기업들이 직원 급여에 대한 책임을 고객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기업들의 팁 요청은 임금 상승에 얼마나 기여했을까. WSJ는 팁이 5월 현재 서비스 근로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기본급이 16.64달러(약 2만1371원), 팁은 4.23달러(약 5433원)였으며, 서비스 근로자의 임금을 평균 25%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봤다.
“팁 안받고 가격 올리겠다고 말할 수 없어”
코로나19 펜데믹 기간을 겪으면서 팁 문화가 더 빠르게 늘어났다. 코로나19 봉쇄 정책으로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는 대면 서비스업이 빠르게 위축했다. 경영이 위기를 겪은 상황에서 직원들의 임금을 올려줄 수 없게 되자 팁에 더 의존하게 된 것이다.
조나단 모르두흐 뉴욕대 교수는 “기업들이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비해 높은 임금에 묶이는 것을 원치 않는데 팁은 더 많은 유연성을 제공한다”며 “이런 관행이 고용주가 부담해야 할 재정적 위험을 근로자에게 떠넘긴다”고 지적했습니다.
플라밍고 어플라이언스 서비스 설립자인 댄 모레노는 2020년 고객이 직원에게 팁을 주는 옵션을 추가한 바 있다. 모레노에 따르면 현재 고객의 3분의 1 정도가 10~20%의 팁을 남기는데 이에 따라 기술자 182명의 급여가 연평균 650달러 늘어나는 효과가 생겼다.
모레노는 “팁 요청을 없애려면 2019년 이후 평균 18% 이상으로 가격을 인상해야 하는데 이는 고객에게 손해를 끼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코로나로 경영 어려워” 직원 임금 인상 책임, 고객 전가
직원 급여 불규칙할 수도…“너무 높은 팁 의존도 줄여야”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미국이나 유럽으로 여행을 갔던 사람이라면 레스토랑이나 카페를 갔을 때 빠지지 않는 ‘팁(Tip)’ 문화를 한 번쯤은 겪었을 것이다. 팁의 비중은 적지 않다. 많은 사람들은 전체 결제금액의 수십 퍼센트에 해당하는 수준의 팁을 내고 있다.
◇“왜 기업들은 팁 요청을 멈추지 않을까”
이미 음식 같은 서비스에 대한 가격을 충분히 지불했음에도 종업원을 위한 팁을 챙겨줘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왜 기업들은 팁 요청을 멈추지 못할까(Why Businesses Can’t Stop Asking for Tips)’라는 기사를 통해 미국 기업들의 팁 문화를 다뤘다.
팁 문화는 레스토랑·바 같은 음식점을 넘어 주스 가게, 가전제품 수리업체는 물론 식물 가게로도 확산하고 있다. 서비스를 받은 고객에게 추가 금액을 직원에게 주라는 요청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직원 관리 소프트웨어 회사인 홈베이스 조사에 따르면 517개의 중소기업 중 팁을 남기도록 요청한 곳은 16%로 2019년 6.2%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수천개 기업에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페이첵스도 올해 5월 기준 근로자가 팁을 받는다고 응답한 고용주 비중이 6.3%로 2020년 5.6%보다 증가했다고 전했다.
기업들이 팁을 요청하는 이유는 직원의 임금을 올리지 않으면서 소득 증대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셰헤라자데 레만(Scheherezade Rehman)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미국 경제는 어느 때보다 팁 의존도가 높다”며 “미국 기업들이 직원 급여에 대한 책임을 고객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기업들의 팁 요청은 임금 상승에 얼마나 기여했을까. WSJ는 팁이 5월 현재 서비스 근로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기본급이 16.64달러(약 2만1371원), 팁은 4.23달러(약 5433원)였으며, 서비스 근로자의 임금을 평균 25%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봤다.
“팁 안받고 가격 올리겠다고 말할 수 없어”
코로나19 펜데믹 기간을 겪으면서 팁 문화가 더 빠르게 늘어났다. 코로나19 봉쇄 정책으로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는 대면 서비스업이 빠르게 위축했다. 경영이 위기를 겪은 상황에서 직원들의 임금을 올려줄 수 없게 되자 팁에 더 의존하게 된 것이다.
조나단 모르두흐 뉴욕대 교수는 “기업들이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비해 높은 임금에 묶이는 것을 원치 않는데 팁은 더 많은 유연성을 제공한다”며 “이런 관행이 고용주가 부담해야 할 재정적 위험을 근로자에게 떠넘긴다”고 지적했습니다.
플라밍고 어플라이언스 서비스 설립자인 댄 모레노는 2020년 고객이 직원에게 팁을 주는 옵션을 추가한 바 있다. 모레노에 따르면 현재 고객의 3분의 1 정도가 10~20%의 팁을 남기는데 이에 따라 기술자 182명의 급여가 연평균 650달러 늘어나는 효과가 생겼다.
모레노는 “팁 요청을 없애려면 2019년 이후 평균 18% 이상으로 가격을 인상해야 하는데 이는 고객에게 손해를 끼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고객에게 팁을 요청하지 않고 직원들의 임금을 올리면 이는 서비스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고객에게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게 기업들의 설명이다.
2020년 캘리포니아주 맨더빌에 주스 가게를 연 재커리 체니는 “팁을 받지 않고 ‘2달러를 더 받겠습니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고객은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면 다시 찾지 않을 것이지만 팁을 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선택 사항이기 때문에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팁이 안정적인 소득 수단이 되지는 않는다. 경기나 계절 등에 따라 팁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직원 급여가 불규칙해지는 결과로 나타난다.
팁이 선택 사항이기 때문에 주는 금액도 다르다. 금융 서비스 회사인 뱅크레이트가 5월 미국인 약 2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소비자들은 팬데믹 때보다 팁을 덜 주고 있었으며 41%는 기업이 팁에 너무 의존하지 말고 직원들에게 더 나은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답했다. 약 3분의 1은 팁 문화가 사라져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의 사루 자야라만 식품노동연구센터 소장은 “기본급을 인상하지 않고 팁을 인상하는 것은 근로자에게 좋지 않다”며 “고객이 팁을 주지 않으면 근로자의 임금은 사실상 감소하지만 직원 임금을 인상하면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2020년 캘리포니아주 맨더빌에 주스 가게를 연 재커리 체니는 “팁을 받지 않고 ‘2달러를 더 받겠습니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고객은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면 다시 찾지 않을 것이지만 팁을 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선택 사항이기 때문에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팁이 안정적인 소득 수단이 되지는 않는다. 경기나 계절 등에 따라 팁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직원 급여가 불규칙해지는 결과로 나타난다.
팁이 선택 사항이기 때문에 주는 금액도 다르다. 금융 서비스 회사인 뱅크레이트가 5월 미국인 약 2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소비자들은 팬데믹 때보다 팁을 덜 주고 있었으며 41%는 기업이 팁에 너무 의존하지 말고 직원들에게 더 나은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답했다. 약 3분의 1은 팁 문화가 사라져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의 사루 자야라만 식품노동연구센터 소장은 “기본급을 인상하지 않고 팁을 인상하는 것은 근로자에게 좋지 않다”며 “고객이 팁을 주지 않으면 근로자의 임금은 사실상 감소하지만 직원 임금을 인상하면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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